2026년 10월 15일 목요일

[규제법령] 산안법 개정안 국회 통과, 사고 반복 시 영업이익의 최대 5% 과징금

지난 10월 13일 법률신문에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라는 제목으로 법무법인 율촌의 해설이 실렸습니다. 2026년 10월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기업에 미칠 영향을 정리한 글입니다. 정부가 2025년 9월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이 본격적으로 법률이 된 것이어서, 사업장의 안전보건 체계와 리스크 관리 방식을 다시 살펴보아야 할 시점이라 판단되어 그 내용을 소개해 드립니다.

이번 개정의 중심에는 과징금이 있습니다. 사업주가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1년 사이 3명 이상의 근로자가 사망하면, 형사처벌과 별도로 영업이익의 5% 이내에서 과징금이 부과됩니다. 영업이익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30억 원 이내입니다. 구체적인 부과 기준은 위반 횟수, 기업 규모, 사망자 수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되며, 공포 6개월 후 시행됩니다.

작업중지 제도도 크게 넓어집니다. 근로자는 급박한 위험이 '우려'되는 단계에서도 작업을 멈추고 대피할 수 있게 되었고, 근로자대표와 명예산업안전감독관, 그리고 하청 근로자도 원청에 직접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중대재해뿐 아니라 근로자가 의식불명이거나 생사가 불분명한 사고에도 작업중지를 명할 수 있으며,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사업주는 시정이 끝날 때까지 작업을 재개할 수 없습니다.

반복되는 사고에 대한 제재도 강화되었습니다. 동시에 2명 이상이 사망하는 사고로 3년간 영업정지를 2회 이상 받은 사업주가 다시 영업정지 요청 대상이 되면, 장관은 사업 등록 말소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는 건설공사 발주자에서 도급인으로, 건설업에서 그 밖의 업종으로 확대됩니다.

이 개정이 기업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중대재해의 대가가 이제 형사책임에 그치지 않고 재무제표에 직접 반영된다는 것입니다. 과징금은 재량행위이므로 같은 사망사고라도 안전조치 위반의 정도와 기업 규모에 따라 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고, 그 산정을 다투는 행정쟁송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평소의 안전보건 관리 이력이 사고 이후 제재의 크기를 좌우하는 근거가 될 것입니다.

리스크 관리의 관점에서 몇 가지를 점검해 두실 것을 권합니다. 첫째, 시행령에서 정해질 과징금 산정 기준의 동향을 지켜보아야 합니다. 둘째, 작업중지 요구의 접수, 대응, 작업 재개에 이르는 절차를 사내 규정으로 정비하고, 협력업체 근로자의 요구까지 처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합니다. 셋째, 과징금과 같은 행정 제재는 일반적으로 보험으로 전가하기 어려운 영역이므로, 사고 이후의 비용이 아니라 사고 이전의 예방과 그 기록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비입니다.

원·하청 통합 안전보건관리, 적정 공사비와 공사기간 보장 등은 여전히 입법 과제로 남아 있고, 건설업에서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논의도 진행 중입니다. 안전보건 의무와 제재의 수준은 앞으로도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법이 바뀌기를 기다려 대응하기보다, 지금의 관리 체계가 바뀐 법 앞에서 무엇을 증명할 수 있는지 먼저 물어볼 때입니다.

기사 원문: https://www.law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7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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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법령 개정 내용 소개를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보다 자세한 해석은 산업재해 전문 변호사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026년 9월 17일 목요일

[규제법령] 중대 불법하도급, 국토부가 직접 처분: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

전문건설신문은 건설 현장의 중대한 불법하도급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직접 행정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 소식을 전하였습니다. 불법하도급은 단순한 계약 위반에 그치지 않고 안전사고와 산업재해, 대금 체불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되어 왔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은 건설 현장의 안전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그 주요 내용을 소개해 드립니다.

지금까지 불법하도급에 대한 행정처분 권한은 지방정부에 위임되어 있었습니다. 국토부가 현장 점검에서 불법하도급을 적발하더라도 직접 처분할 수는 없었고, 관할 지방정부에 처분을 요청해야 했습니다. 요청을 받은 지방정부는 다시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처분 여부와 수위를 정하였습니다. 적발과 처분 사이에 한 단계가 더 끼어 있었던 셈이며, 이 과정에서 최종 처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문제가 지적되어 왔습니다.

개정안은 이 구조를 바꿉니다. 적발 주체, 하도급 금액, 공종, 공정률, 관할구역 등을 기준으로 국토부가 직접 처분할 수 있는 사안이 정해지고, 세부 기준은 국토부 고시로 마련됩니다. 고시에 해당하지 않는 사안은 종전처럼 지방정부가 처분합니다.

정부의 직접처분이 갖는 의미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처분의 속도입니다. 적발한 기관이 곧 처분하는 기관이 되므로, 지방정부에 대한 처분 요청과 재조사 단계가 생략됩니다. 그동안 처분이 지연되는 사이 공사가 끝나거나 하도급 관계가 정리되어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지던 문제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처분의 일관성입니다. 같은 유형의 위반이라도 관할 지방정부에 따라 조사 강도와 처분 수위가 달라질 여지가 있었습니다. 중대한 사안을 국토부가 직접 다루게 되면 전국적으로 같은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셋째, 제재의 현실성입니다. 적발 이후 처분까지의 시간이 짧아지고 결과가 예측 가능해진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불법하도급이 '적발되더라도 시간이 걸리는 문제'에서 '적발되면 곧바로 처분되는 문제'로 바뀐다는 뜻입니다.

다만 직접처분의 대상은 고시로 정해지는 중대 사안에 한정됩니다. 어떤 금액과 공종, 공정률의 현장이 대상이 될지는 앞으로 마련될 고시를 지켜보아야 합니다.

개정안은 제재와 함께 자진신고의 길도 열어 두었습니다. 국토부가 고시하는 기간 안에 불법하도급 사실을 스스로 신고하고, 처분이 확정되기 전까지 시정을 마치면 영업정지나 과징금을 절반 범위에서 감경받을 수 있습니다. 국토부는 현장 단속만으로는 자진신고와 시정을 이끌어낼 유인이 부족하다는 점을 개정 배경으로 들었습니다. 처분은 빠르고 엄격하게 하되, 스스로 바로잡는 기업에게는 기회를 주겠다는 구조입니다.

리스크 관리의 관점에서 보면, 이번 개정은 원청과 하수급인 모두에게 현재의 하도급 구조를 점검할 이유를 제공합니다. 재하도급 관계, 계약서와 실제 시공 주체의 일치 여부, 하도급 대금 지급 이력 등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문제가 발견된다면 자진신고 기간을 활용하는 것도 실질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불법하도급이 사고로 이어진 뒤에는 행정처분뿐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상의 책임까지 함께 따져지게 된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은 공포 후 4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됩니다. 함께 개정된 새만금사업법 시행령은 새만금사업의 지역기업 우대와 조성토지 공급 방식을 다루며, 공포한 날부터 시행됩니다.

출처: 전문건설신문 http://www.ks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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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법령 개정 내용 소개를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보다 자세한 해석은 건설·산업재해 분야 전문 변호사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026년 9월 5일 토요일

[재무플랜] 엔지니어링 기업 사이버 사고 3건에서 얻는 교훈

설계 파일이 잠기는 순간, 재무 리스크가 시작된다

사이버 사고는 더 이상 금융기관이나 IT 기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설계도면과 BIM 모델, 발주처·협력사와 공유하는 대용량 프로젝트 파일, 그리고 납기에 대한 압박은 건설 엔지니어링 기업을 공격자에게 매력적인 표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 Dodge Construction Network와 Egnyte의 조사에 따르면 설계·건설 업계 응답 기업의 77%가 문서 접근이 5일 이상 차단될 경우 심각한 일정 지연을 겪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아래에서는 실제 공개된 해외 사례 3건을 살펴보고, 중견·중소 엔지니어링 회사가 참고할 리스크 관리 및 보험 프로그램의 시사점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사례 1. 해상 교량 프로젝트 설계 파일의 암호화 (홍콩, 2017년)

글로벌 엔지니어링 컨설팅사의 홍콩 법인이 2017년 3월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 회사는 대규모 해상 교량 프로젝트의 일부 설계를 맡고 있었으며, 프로젝트 파일이 암호화·삭제되었으나 발주 관청은 사업 일정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직원들은 즉시 해당 서버의 인터넷 연결을 차단하고 경찰에 신고했으며, 개인정보는 공격받은 서버에 저장되어 있지 않아 유출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고 사실이 두 달 뒤에야 알려지면서 즉시 공개했어야 한다는 지역 정치권의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이 사례는 기술적 피해가 통제되더라도 공공 발주 사업에서는 '공개 시점'과 '소통 방식'이 별도의 평판 리스크가 된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사례 2. 전사 시스템 차단과 임직원 정보 공개 (프랑스, 2020년)

2020년 1월 30일, 세계 60여 개국에서 사업을 하는 프랑스의 대형 건설사가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습니다. 회사는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정보 시스템을 예방적으로 오프라인으로 전환했으며, 현장 공사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몸값 지불을 거부하자 공격 조직은 임직원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사회보장번호, 은행 정보, 약물검사 결과 등을 온라인에 공개했습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감염의 흔적은 캐나다 소재 서버에서 시작되어 그룹 전체 네트워크로 확산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현장은 멈추지 않았더라도 본사의 설계·관리 기능이 정지되고, 몸값을 거부한 대가로 정보 유출이라는 2차 피해가 뒤따랐습니다. 해외 지사나 협력사와 네트워크가 연결된 구조라면 가장 약한 지점이 곧 전사의 취약점이 됩니다.

사례 3. 피싱 이메일 한 통, 440만 파운드의 과징금 (영국, 2020~2022년)

영국의 한 건설·아웃소싱 그룹에서는 재택근무 중이던 직원이 피싱 이메일을 동료에게 전달했고, 이를 연 동료가 첨부 내용을 내려받으면서 악성코드가 설치되었습니다. 최초의 피싱 이메일은 회사 시스템에서 차단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전·현직 임직원 최대 11만 3천 명의 정보와 283개 시스템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영국 개인정보 감독기구(ICO)는 2022년 이 회사에 440만 파운드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감독기구는 회사가 의심 활동에 대한 최초 경보를 후속 조치하지 않았고, 구형 소프트웨어를 사용했으며, 직원 교육과 위험 평가가 부족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백신 소프트웨어가 악성코드를 격리하고 경보를 보냈음에도 회사는 이를 충분히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정보감독관은 기업이 직면한 가장 큰 사이버 위험은 외부 해커가 아니라 내부의 안일함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고가 기업 재무에 미치는 영향

세 사례는 규모와 국가가 다르지만, 결국 동일한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사고 이후 회사가 감당해야 하는 비용은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입니다.

  • 손실 항목 : 실제 발생 가능한 재무 부담
  • 시스템 복구 : 서버 교체, 포렌식 조사, 보안 전문가 비용
  • 설계자료 복원 : CAD·BIM 도면, 기술 계산서, 프로젝트 파일 재작성
  • 업무 중단 : 직원 유휴시간, 외주비, 납기 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
  • 계약상 책임 : 지체상금, 고객의 손해배상 청구, 재작업 비용
  • 정보 유출 : 고객·직원 통지, 법률 자문, 개인정보 대응
  • 거래관계 악화 : 발주처 신뢰 저하, 입찰·계약 갱신에 미치는 영향

특히 주의할 점은 사이버보험이 이 모든 손실을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계약에 따라 보장 여부와 한도가 다르며, 계약상 지체상금이나 순수한 설계 오류에 따른 손실은 제외될 수 있습니다.

리스크 관리 인사이트

첫째, 사고의 출발점은 대부분 사람입니다. 세 번째 사례처럼 피싱 이메일 한 통이 전사 시스템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설계 인력이 협력사·발주처와 수시로 파일을 주고받는 엔지니어링 회사일수록 정기적인 모의 훈련과 교육이 기본 방어선이 됩니다.

둘째, 경보는 울렸는데 아무도 확인하지 않는 상황이 가장 위험합니다. 보안 솔루션을 갖추는 것만큼, 이상 징후를 누가 확인하고 누구에게 보고하는지 책임 체계를 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백업은 '있는지'가 아니라 '살아남는지'가 관건입니다. 업무 네트워크와 분리되지 않은 백업은 랜섬웨어와 함께 암호화될 수 있습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설계 원본은 별도로 격리 보관하고, 실제 복원 훈련까지 해 보아야 합니다.

넷째, 발주처와의 소통 계획을 미리 마련해야 합니다. 첫 번째 사례가 보여 주듯, 공공 발주 사업에서는 사고 그 자체보다 늦은 공개가 신뢰를 더 크게 훼손할 수 있습니다.

보험 프로그램 Tip

하나. 사이버보험의 영업중단 담보 범위를 확인하십시오. 시스템 복구 비용뿐 아니라 설계자료 재작성 비용, 외주 대체 인력비, 추가 근무 비용이 포함되는지, 대기기간(waiting period)이 얼마인지가 실제 보상 규모를 좌우합니다.

둘. 전문인배상책임보험과의 경계를 점검하십시오. 사이버 사고로 설계 데이터가 손상되어 오류가 발생한 경우, 사이버보험과 엔지니어링 전문인배상책임보험이 서로 면책 조항을 두고 있으면 어느 쪽에서도 보상받지 못하는 공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셋. 용역 계약서와 보험을 함께 검토하십시오. 지체상금은 대부분의 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 계약상 책임입니다. 계약서의 불가항력 조항에 사이버 사고가 포함되는지, 지체상금 감면 근거가 있는지를 계약 단계에서 확인하는 것이 보험보다 앞선 방어 수단입니다.

넷. 개인정보 관련 의무와 과징금을 구분하여 이해하십시오. 국내에서도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기업에는 개인정보 손해배상책임 보장 의무가 있으며, 정보 유출 시 통지·법률 대응 비용은 사이버보험으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 다만 행정 과징금은 법령과 약관에 따라 보상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보험보다 예방 조치와 관리 체계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다섯. 사고 대응 서비스를 보험의 일부로 활용하십시오. 많은 사이버보험이 포렌식, 법률 자문, 위기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를 연결하는 사고 대응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사고 발생 후 첫 48시간의 대응이 전체 손실 규모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이버 사고는 IT 부서에서 시작되지만, 그 결과는 재무제표와 계약서, 그리고 발주처와의 관계에 남습니다. 지금 우리 회사의 보험 프로그램이 계약 구조와 맞물려 있는지를 점검하는 일이 사고 이후의 손실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준비입니다.

PWS-ENG는 건설·엔지니어링 기업의 업무 특성과 계약 구조를 바탕으로 보험 프로그램의 공백을 진단하고 설계해 드리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 해상 교량 설계사 랜섬웨어 사례: https://constructionmanagement.co.uk/arup-atta8cked-ranso7mware-hon9g-kong/
· 프랑스 건설사 랜섬웨어 사례: https://www.hsfkramer.com/notes/construction/2020-02/contractors-on-high-alert-after-cyber-attack-on-bouygues-construction
· 영국 건설그룹 과징금 사례: https://therecord.media/british-company-fined-4-4-million-over-ransomware-attack/
· 업계 조사(Dodge·Egnyte): https://www.bdcnetwork.com/building-team/architects/news/55165799/architects-and-contractors-underestimate-cyberattack-risk

2026년 8월 7일 금요일

[사고사례] 공공건축물 붕괴사고의 책임 구조와 재무적 손실 분석

무너진 구조물, 나누어지는 책임 — 공공건축물 붕괴사고의 책임 구조와 재무적 손실 분석

2025년 12월, 지방의 한 공공 문화시설 신축 현장에서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 중 철골 트러스 접합부가 파단되며 구조물이 붕괴하였고, 노동자 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2026년 7월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으며, 같은 달 검찰은 현장 관계자 11명과 법인 4곳을 기소하였습니다. 입건된 인원은 발주기관 관계자를 포함하여 40명에 이릅니다.

본 글은 사고의 경위나 개별 과실의 경중을 다루지 않습니다. 하나의 사고가 각 이해관계자에게 어떤 법적 책임으로 분해되고, 그 책임이 어떤 재무적 손실로 전환되는지를 리스크 파이낸싱의 관점에서 정리합니다. 아직 재판과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므로, 아래 내용은 확정된 판단이 아니라 책임 구조의 일반적 분석임을 밝혀 둡니다.

I. 손실 특성: 하나의 사고, 다수의 책임 주체

건설현장의 대형 사고는 전형적인 저빈도·고심도(Low Frequency, High Severity) 손실입니다. 그러나 제조업 사고와 구별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발주자, 설계자, 건설사업관리자(감리), 시공자, 하도급자가 하나의 프로젝트 안에 계약으로 연결되어 있어, 사고 한 건이 동시에 여러 주체의 책임으로 분기된다는 점입니다.

민사상으로는 공동불법행위(민법 제760조)에 따른 부진정연대책임이 성립할 수 있어, 피해자는 어느 주체에게든 손해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후 주체 간에는 과실 비율에 따른 구상(Subrogation·Contribution) 분쟁이 뒤따릅니다. 즉 손실은 한 번 발생하지만, 그 정산은 수년에 걸쳐 여러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II. 이해관계자별 책임 지도(Liability Map)

  1. 시공자 — 1차 책임 레이어

형사책임: 현장 책임자에게는 업무상과실치사(형법 제268조), 사업주로서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에 따른 처벌과 법인 양벌규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경영책임자에게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이 별도로 검토됩니다.

민사책임: 유족에 대한 손해배상(산재보험 초과분인 위자료·일실수익), 사용자책임(민법 제756조), 발주자에 대한 도급계약상 채무불이행 책임이 병존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상 손해액의 5배 이내 징벌적 손해배상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행정책임: 국토부는 영업정지 처분을 추진 중이며, 시공사 기준 상한은 8개월입니다. 공공공사의 경우 입찰참가자격 제한과 벌점에 따른 PQ(사전자격심사) 감점도 뒤따를 수 있습니다.

  1. 건설사업관리자(감리) — 품질 보증 레이어

형사책임: 감리단장 등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건설기술진흥법상 의무 위반이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민사책임: 발주자와의 용역계약상 채무불이행 책임, 피해자에 대한 공동불법행위 책임, 그리고 시공자 측과의 구상 관계가 핵심입니다.

행정책임: 감리의 영업정지 상한은 12개월로, 시공사(8개월)보다 깁니다. 용역 매출이 주된 수익원인 엔지니어링 기업에게 이는 매출의 직접 단절을 의미합니다.

  1. 설계자 — 전문인 책임 레이어

본 사고에서 조사위원회는 설계 자체를 주된 원인으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고난도 특수공법이 적용된 프로젝트에서는 설계 의도와 시공상세도 사이의 정합성이 민사상 구상 분쟁의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책임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방어비용(Defense Cost)과 소송 대응 기간 자체가 재무적 부담이 됩니다.

  1. 발주자 — 사업주 레이어

공공 발주기관의 경우, 소속 공무원의 직무상 과실이 인정되면 국가배상법에 따른 배상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발주자의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 범위는 아직 법리적 쟁점이 남아 있는 영역으로, 현재 수사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민사·형사 책임과 별개로, 발주자는 사업 지연과 추가 재정 투입이라는 손실을 이미 부담하고 있습니다.

  1. 하도급자 및 기타 — 하부 레이어

하도급업체는 시공자와 유사한 형사·민사 책임 구조를 가지며, 등록 및 재하도급 관련 법령 위반이 확인될 경우 행정처분이 병과됩니다. 규모가 작은 하도급업체일수록 동일한 책임이 지급불능(Insolvency) 위험으로 직결되며, 이 경우 미회수 손실은 상위 계약자에게 전가되는 연쇄 구조가 형성됩니다.

III. 재무적 손실의 구조: 직접손실과 간접손실

각 주체가 부담하는 손실은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직접손실(Direct Loss)
    유족 배상금, 구조물 철거·재시공 비용, 법률 방어비용, 벌금.

  2. 간접손실(Consequential Loss)
    영업정지 기간의 매출 공백과 고정비 부담, 입찰참가자격 제한에 따른 수주 기회손실(Opportunity Cost), 공기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발주자의 예정이익 상실(Delay in Start-up).

  3. 장기 재무 영향(Long-tail Impact)
    PQ 감점과 신용평가 하락에 따른 보증 수수료 상승, 금융기관 여신 조건 악화, 보험 갱신 시 요율 상승과 인수 제한.

주목할 점은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보험으로 전가할 수 없는 손실(Uninsurable Loss)이라는 사실입니다. 벌금·과징금, 영업정지 기간의 기회손실, 입찰 제한에 따른 수주 감소는 원칙적으로 보험의 담보 대상이 아닙니다. 대형 사고의 총손실에서 보험 회수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IV. 리스크 파이낸싱 관점의 시사점

  1. 주체별 담보 아키텍처의 점검
    시공자는 근재보험(사용자배상)과 중대재해배상책임보험, 도급업자배상책임보험, 건설공사보험을, 감리·설계자는 엔지니어링 전문인배상책임보험을, 발주자는 예정이익상실보험을 각각 기초 레이어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경영진 개인에게 귀속되는 방어비용과 배상책임은 임원배상책임보험(D&O)의 영역입니다. 다만 건설공사보험의 경우 결함 부분 자체의 손해는 약관상 면책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결함담보 확장 조건의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2. 구상 리스크를 고려한 한도 설정
    공동불법행위 구조에서는 자사 과실 비율보다 큰 금액을 먼저 지급한 뒤 구상으로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보상한도는 자사 과실 비율이 아니라 손해 전액에 대한 추정최대손실(PML)을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3. 보유 손실에 대한 유동성 계획
    전가할 수 없는 손실은 결국 보유(Retention)됩니다. 영업정지 기간의 고정비, 법률 대응비용, 수주 공백을 감당할 수 있는 유동성 버퍼와 비상자금 계획(Contingent Liquidity Plan)을 사전에 마련해야 총위험비용(TCOR)이 통제됩니다.

  4. 계약 단계의 책임 배분
    도급·용역계약의 면책·손해배상 조항, 보험 가입 의무 조항, 추가피보험자(Additional Insured) 지정은 사고 이후의 구상 분쟁 규모를 좌우합니다. 보험 설계와 계약 검토는 분리된 업무가 아니라 하나의 리스크 이전 구조로 다루어져야 합니다.

맺으며

대형 건설사고의 재무적 영향은 사고 당일의 손실로 끝나지 않습니다. 형사 절차, 민사 정산, 행정처분, 그리고 이후 수년간의 수주와 금융 조건으로 이어지는 긴 꼬리를 가집니다. 이 사고가 업계에 남기는 질문은 누구의 잘못이었는가보다, 우리 회사가 같은 위치에 섰을 때 그 손실을 어디까지 전가하고 어디까지 보유할 수 있는가에 가깝습니다. 그 답을 사고 이전에 준비해 두는 것이 리스크 관리의 본령입니다.

#건설사고 #책임구조 #리스크파이낸싱 #건설공사보험 #전문인배상책임 #중대재해배상책임 #TCOR

관련 보도: https://newsseoul.co.kr/news/view/1065595818675730

※ 본 글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일반적인 책임 구조 분석이며, 구체적인 담보 범위와 보상 조건은 보험사 및 상품별 약관에 따라 다릅니다. 보다 자세한 해석은 산업재해 전문 변호사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026년 7월 10일 금요일

[해외건설] 대미투자특별법, 미국 에너지·인프라 시장의 법률 리스크 지도

미국 에너지·인프라 시장의 법률 리스크 지도
— 「해외건설저널」 2026년 Issue No. 2 '해외건설 법률정보' 기고 3선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가 발행하는 「해외건설저널(Journal of International Construction)」 2026년 Issue No. 2(2분기호)는 '대미 투자 확대'를 이번 호의 중심 주제로 다루었습니다. 이 가운데 '해외건설 법률정보' 섹션(92~115쪽)에는 국내외 로펌 세 곳의 변호사들이 미국 시장 진출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법적 쟁점을 기고하였습니다. 주제는 에너지 인프라 규제, EPC 리스크 배분과 가격변동, 노동법의 세 가지입니다.

2026년 3월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이 제정되면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는 제도적 집행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세 편의 기고가 공통으로 강조하는 것은 같습니다. 정책적 기회가 곧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으며, 그 사이를 메우는 것은 계약 구조와 규제 대응, 그리고 리스크 관리 역량이라는 점입니다.

I. 미국 에너지 인프라 시장 진출 시 법적 고려사항

필자: 손금주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제20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서울행정법원 판사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을 역임하였습니다.

첫 번째 기고는 미국 전력·원전 시장의 규제 구조를 지도처럼 펼쳐 보입니다. 핵심은 연방과 주의 권한 분산입니다. 연방은 주간 송전, 도매전력시장, 원자력 안전, 수출통제, 외국인투자 심사를 관할하고, 주는 발전소 입지, 소매요금, 배전망, 토지이용, 비용회수 승인을 담당합니다. 필자는 '미국 인허가'라는 단일 절차를 상정하지 말고, FERC, NRC, DOE, 상무부, 재무부, 주 공익위원회, 지방정부를 모두 포함한 '인허가 매트릭스'를 작성해 대응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규제기관별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FERC: 계통접속 절차를 클러스터 방식으로 개편한 Order No. 2023, 20년 이상 장기 송전계획을 요구하는 Order No. 1920, 송전선 입지와 backstop siting authority를 구체화한 Order No. 1977
· NRC: Part 50(건설·운영허가 분리)과 Part 52(통합허가) 체계, 그리고 상업운전 전 핵심 관문인 ITAAC
· DOE: 원자력 기술이전을 통제하는 10 CFR Part 810, 장비·핵물질 수출입 허가를 규율하는 Part 110, 대출보증에 수반되는 조달·노동·보고 의무

기고의 후반부는 미국 원전 프로젝트의 리스크 분담을 여덟 갈래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인허가, 설계, 공급망, 시공, 금융, 시장, 정책·통상, 원자력 손해배상입니다. 몇 가지 지적은 특히 실무적입니다. 인허가 지연은 ‘regulatory delay’와 ‘contractor-caused delay’로 구분해야 합니다. 설계성숙도가 낮은 상태에서 체결한 lump-sum turnkey 계약은 오히려 프로젝트 안정성을 해칠 수 있으므로, target price, cost-plus-incentive-fee, pain/gain sharing 같은 대안적 가격구조를 검토해야 합니다.

[리스크 관리 관점]
마지막 항목인 원자력 손해배상은 보험 설계와 직결됩니다. 미국은 Price-Anderson Act 체계로 운영자의 보험과 소급분담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EPC나 기자재 공급업체로 참여하는 한국 기업은 세 가지를 계약 단계에서 확정해야 합니다. 자신이 이 책임 체계에서 어떤 지위에 놓이는지, 발주자의 indemnity가 어디까지 미치는지, 그리고 자사의 일반배상책임보험이 nuclear liability exclusion으로 인해 공백을 남기지 않는지입니다. 계약상 책임한도와 보험 담보 범위가 정합하지 않으면, 그 차이는 고스란히 기업의 보유 리스크가 됩니다.

II. 미국 에너지·인프라 프로젝트의 EPC 리스크 배분과 Price Escalation
— 한국 건설사를 위한 실무적 안내와 대응 전략

필자: Vinson & Elkins LLP
· Angus Rankin 파트너 변호사
· Jess Webster 도쿄 오피스 시니어 어소시에이트
· 고태원 트레이니 변호사

두 번째 기고는 같은 EPC 계약이라도 자금 출처에 따라 리스크 배분의 역학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출발합니다.

민간 자금 프로젝트에서는 교섭력과 금융조달 적격성(bankability)이 계약을 지배합니다. lump-sum 계약의 시공사는 투입비용 상승 리스크를 부담하며, 지연과 성능 미달은 liquidated damages로 정산됩니다. 필자들은 LD가 발주자의 구제수단인 동시에 시공사 책임의 상한선으로서 재정적 확실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짚습니다. 발주자는 통상 계약금액의 5~15% 범위의 이행보증을 요구합니다.

연방 자금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는 규제 밀도가 다릅니다.
· Davis-Bacon and Related Acts: 2,000달러를 초과하는 연방 계약에 적정임금을 적용하며, 현재 연간 약 2,170억 달러 규모의 연방 지원 건설에 해당합니다. 준공 후 최소 3년간 급여·인사 기록을 유지해야 합니다.
· IRA 노동 요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총 노동력의 최대 15%까지 도제 인력을 활용해야 하며, 미준수 시 세액공제 5배 승수 혜택을 잃습니다.
· BABA와 FAR: 미국산 조달 의무와 의무적 계약조항이 적용됩니다.

기고의 중심은 가격변동 리스크입니다. 필자들은 2026년 현재 수입 철강·알루미늄·구리 제품에 50%, 일부 파생 제품에 25%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고 전하며, 효과적인 Price Escalation 조항의 다섯 가지 요소를 제시합니다. 적용 범위, 발동 메커니즘(예: PPI 기준 철강 비용 10% 상승 시), 지수 선정(PPI, ENR Construction Cost Index, DCD Cost Escalation Index, BLS Employment Cost Index), 비용 분담(‘wedding cake’ 구조), 그리고 상한선입니다. 여기에 change in law, 조기 조달, 단계별 계약, 발주자 리스크 특정(carve-out), 실비정산 분리, 자재 교체 권리, 관세·환율 조항, 발주자 제공 장비 등 여덟 가지 보완 전략이 더해집니다.

[리스크 관리 관점]
관세와 원자재 가격변동은 보험시장에서 전가되지 않는 리스크입니다. 따라서 이 영역에서 유일한 전가 수단은 계약적 전가(contractual risk transfer)입니다. Escalation 조항의 발동 기준과 분담 비율은 사실상 시공사의 위험보유 한도를 정의하는 것이므로, 보험으로 전가되는 리스크와 계약으로 전가되는 리스크, 그리고 기업이 보유하는 리스크의 경계를 하나의 총위험비용(TCOR) 관점에서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연 LD의 상한 역시 공사보험의 예정이익상실(DSU) 담보 한도와 맞물려 검토되어야 할 항목입니다.

III. 대미 투자 확대 시대, 미국 건설시장의 기회와 전략
— 미국 노동법의 이해와 시사점

필자: 박재성 외국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

세 번째 기고는 미국 노동법이 연방법을 최소 기준으로 하고, 실제 리스크는 각 주의 법제와 판례가 결정하는 구조임을 설명합니다.

연방 차원의 주요 법령은 네 가지입니다.
· FLSA: 연방 최저임금 시간당 7.25달러, 주 40시간 초과 시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해야 합니다. 화이트칼라 면제는 직책이 아니라 실제 업무와 급여 수준으로 판단하므로, 현장관리자나 QA/QC 인력의 오분류(misclassification)는 집단소송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 OSH Act: 추락, 전기, 밀폐공간 사고는 민사 책임을 넘어 행정제재와 형사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Davis-Bacon Act: 지역·직종별 통상임금과 인증 급여자료(certified payroll) 관리가 요구됩니다.
· WARN Act: 대규모 감원이나 사업장 폐쇄 시 최소 60일 전 사전 통지가 필요합니다.

필자는 한국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텍사스, 조지아, 캘리포니아를 비교합니다. 텍사스와 조지아는 연방 기준을 따르는 Right-to-Work 주로 사용자 친화적 환경입니다. 반면 캘리포니아는 주 최저임금 16.50달러(2026년), 일 8시간 초과 시 1.5배·12시간 초과 시 2배의 초과근로수당, 독자적 Cal/OSHA, California WARN Act, 프로젝트 노동협약(PLA), FEHA 기반 차별소송과 근로자 승소 시 변호사비용 전가 구조를 갖추고 있어 노동 관련 소송 리스크가 가장 높은 주 가운데 하나로 평가됩니다. 결론에서 필자는 최근 국내 기업의 미국 공장 프로젝트 과정에서 한국인 직원들이 이민당국에 구금된 사례를 언급하며, 현지 법·규제에 대한 이해 부족이 곧 사업 리스크라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리스크 관리 관점]
미국의 근로자 재해보상은 주별로 운영되는 의무 제도이며, 차별·보복 해고와 임금 분쟁은 고용관행배상책임(EPLI)의 담보 영역에 해당합니다. 같은 프로젝트라도 수행 주가 달라지면 노무 리스크의 빈도와 심도가 달라지므로, 입지 검토 단계에서부터 주별 노동규제와 보험 프로그램 구성을 함께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도급 구조에 flow-down되는 의무가 많은 만큼, 원도급사의 담보가 하도급사의 위반 리스크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도 점검 대상입니다.

맺으며

세 편의 기고는 서로 다른 각도에서 같은 결론에 이릅니다. 미국 시장에서 계약 조항, 인허가, 노동규제는 준법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사업 구조 자체를 결정하는 변수라는 것입니다. 리스크 관리의 언어로 옮기면, 미국 프로젝트는 먼저 책임 지도를 그리고, 계약으로 전가할 것과 보험으로 전가할 것, 그리고 기업이 보유할 것을 구분하는 일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대미투자특별법이 진입의 문을 열었다면, 그 안에서 자본을 지키는 것은 이 세 겹의 설계입니다.

원문: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 「해외건설저널」 2026 Issue No. 2, 92~115쪽 (http://krc.ica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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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트는 기고 내용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며, 구체적인 계약 조항과 담보 조건은 프로젝트와 보험사 약관에 따라 다릅니다. 보다 자세한 법률적 해석은 해당 분야 전문 변호사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026년 7월 4일 토요일

[재무플랜] 하도급 리스크의 손실 전이 구조 "재무적 영향과 대응 설계"

하도급 리스크의 손실 전이 구조
— 건설 하도급법 위반 사례로 본 법인·경영진의 재무적 영향과 대응 설계

건설업에서 하도급은 예외적 거래가 아니라 생산 방식 그 자체입니다. 그만큼 하도급 관련 위반은 개별 현장의 일탈에 그치지 않고, 원도급사의 수주 기반과 재무구조, 나아가 경영진 개인의 책임으로까지 전이되는 구조적 리스크입니다.

2026년 들어 이 리스크의 크기가 달라졌습니다. 6월 개정된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영업정지 기준이 4개월~8개월에서 최소 8개월~최대 1년으로 상향되고, 과징금 최소 부과율도 하도급대금의 4%에서 24%로 크게 높아졌으며, 공공공사 하도급참여제한 기간 역시 최소 8개월~최대 2년으로 확대되었습니다. 8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법 과징금 부과기준율과 부과기준금액을 상향하고, 반복 위반에 대한 가중기준을 강화하며, 자진시정·조사협조에 따른 감경기준을 축소하였습니다. 하도급 위반은 이제 계약상 분쟁의 영역을 넘어 기업 존속의 문제로 다루어야 할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본 글은 하도급 위반의 유형과 사례를 살피고, 그 손실이 법인과 개인에게 어떻게 귀속되는지를 정리한 뒤, 리스크관리와 보험프로그램 관점의 시사점을 제시합니다.

I. 위반 유형과 사례

불법 하도급 — 사고 확률을 높이는 선행지표(Leading Indicator)

건설산업기본법은 일괄하도급, 무등록자에 대한 하도급, 동일업종 간 하도급, 무단 재하도급 등을 제한합니다. 과거 도심 재개발 철거 현장의 붕괴로 다수의 시민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 고층 아파트 신축 현장의 붕괴 사고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된 배경 중 하나가 다단계 재하도급이었습니다. 이들 사고 이후 원도급사·하수급사·재하수급사 관계자에 대한 형사처벌과 함께 원도급사에 대한 중대한 행정처분이 이어졌습니다.

구조적으로 하도급 단계가 늘어날 때마다 공사비는 축소되고, 그 축소분은 대개 안전관리와 품질에서 흡수됩니다. 불법 하도급은 그 자체로 제재 대상이면서, 동시에 중대재해 발생 확률을 끌어올리는 선행지표라는 점에서 이중의 리스크를 갖습니다.

공사대금·임금 미지급 — 연쇄 체불(Cascade Default)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기성 지급 지연은 하수급인의 유동성 경색으로, 다시 현장 근로자의 임금체불로 연쇄됩니다. 근로기준법은 건설업 하도급에서 하수급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 직상 수급인에게 연대책임을 부과하고 있어, 체불은 하수급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여기에 2025년 10월 23일부터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되어 신용정보 공유를 통한 금융제재, 정부 보조·지원사업 참여 제한, 명단공개 사업주의 출국금지,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되었습니다. 명백한 고의 또는 3개월 이상 장기 체불의 경우 근로자는 법원을 통해 체불액의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체불임금 지연이자(연 20%)도 재직 근로자에게까지 확대되었습니다.

기타 하도급법 위반 — 거래 과정 전반의 규제 리스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거래의 전 과정을 규율합니다. 건설 현장에서 빈번하게 문제 되는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계약서면 미발급·지연발급 및 구두 추가공사 지시
② 하도급대금 부당 감액 및 부당한 단가 결정
③ 민원 처리, 산재 처리, 하자보수 비용 등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부당특약
④ 하도급대금·선급금 지연지급 및 지연이자 미지급
⑤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의무 미이행
⑥ 부당한 위탁취소, 부당 반품, 기술자료 요구·유용

이에 대한 제재는 시정명령에 그치지 않습니다. 공정위는 위반사업자에게 벌점을 부과하고 일정 기준을 넘으면 관계 행정기관에 입찰참가자격 제한과 영업정지 등을 요청하여야 하며, 과징금은 하도급대금의 2배 이내에서 결정되고, 기술유용의 경우 손해배상 한도가 손해의 5배로 상향되어 있습니다. 특히 지급보증 의무는 2026년 8월 시행령 개정으로 기존 면제 사유가 삭제되어 실무상 관리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II. 손실의 귀속 ① — 법인

영업 중단 리스크: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매출 절벽

영업정지와 공공공사 하도급참여제한, 입찰참가자격 제한은 신규 수주를 직접 차단합니다. 수주산업의 특성상 이 손실은 처분 시점이 아니라 1~2년 뒤 매출 공백으로 드러나며, 반복 위반 시에는 등록말소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재무적으로 이는 일회성 비용이 아니라 미래 현금흐름의 할인 요인입니다.

직접 재무 손실: 규제 비용의 급격한 상향

불법 하도급 과징금, 하도급법 과징금, 징벌적 손해배상, 지연이자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 사례 분석에 따르면 종전 기준으로 2.4억 원이던 과징금이 개정 후에는 7억 5,000만 원(부과율 30% 적용)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간접 손실: 신용과 거래 기반의 훼손

행정처분 이력은 보증기관의 보증한도, 금융기관 신용평가, 발주처의 사전자격심사(PQ)에 반영됩니다. 협력사 네트워크의 이탈과 평판 손실까지 고려하면 간접 손실은 직접 손실을 상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사고 연동 손실: 하도급 리스크와 중대재해 리스크의 결합

불법 하도급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건설산업기본법상 제재 위에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상 책임, 재시공 비용, 민사배상이 중첩됩니다. 이 지점에서 하도급 리스크는 꼬리위험(Tail Risk)으로 전환됩니다.

III. 손실의 귀속 ② — 현장소장·관리자·경영자

형사책임

불법 하도급은 행위자 처벌과 법인 양벌이 함께 적용됩니다. 실무상 하도급 계약과 현장 투입을 직접 관리한 현장소장, 공무·구매 담당 관리자가 1차 행위자로 조사 대상이 됩니다. 임금체불은 대표자 등 사업주에게 형사책임이 귀속되며, 명단공개 기간 중 다시 체불할 경우 근로자의 처벌 의사와 관계없이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반의사불벌죄 적용이 제외되었습니다. 사고가 결합되면 현장소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경영책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의 책임 구조에 놓입니다.

민사책임

임원은 법령 위반 또는 관리·감독 의무 해태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며, 이는 주주대표소송의 근거가 됩니다. 고의·중과실이 인정되면 제3자에 대한 책임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장 관리자에 대해서는 회사가 과징금·배상액 상당의 손해를 구상하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합니다.

개인 자산과 경력의 리스크

상습체불 사업주로 지정될 경우의 신용제재와 출국금지는 경영자 개인에게 직접 귀속되는 불이익입니다. 법인의 손실과 개인의 손실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이 하도급 리스크의 특징입니다.

IV. 리스크관리 인사이트

  1. 하도급 리스크는 신용 리스크와 운영 리스크의 결합입니다
    하수급인의 재무 상태는 원도급사의 거래상대방 리스크(Counterparty Risk)입니다. 협력사 선정 단계의 재무 실사와 공사 기간 중 기성·임금 지급 모니터링은 품질관리와 같은 무게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2. 비보험성 위험(Uninsurable Risk)의 비중을 인정해야 합니다
    과징금, 벌금, 영업정지에 따른 수주 손실은 보험으로 전가할 수 없습니다. 이 영역은 예방 통제(Risk Control)와 유동성 버퍼로 대응해야 하며, 총위험비용(TCOR) 산정 시 미담보 규제 손실의 기대값을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

  3. 계약서가 아니라 실제 시공 관계를 기준으로 관리합니다
    불법 하도급은 이면계약과 구두계약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입 인원과 하도급 계약 당사자의 대조, 장비·자재 대금의 실제 흐름 확인이 서류 점검보다 실효적입니다.

  4. 지급 구조 자체를 통제 수단으로 활용합니다
    전자대금지급시스템, 임금구분지급, 발주자 직접지급 제도는 연쇄 체불을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장치입니다. 지급 경로를 통제하는 것이 사후 연대책임을 관리하는 것보다 비용이 낮습니다.

  5. 적발 확률의 변화를 기대손실에 반영합니다
    신고포상금이 종전 최대 200만 원에서 상한 폐지 후 과징금과 연동되면서 내부 신고 유인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동시에 자진 신고 시 처분을 감경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되었습니다. 위반의 조기 발견과 자진시정 체계를 갖추는 것이 손실 심도(Severity)를 낮추는 실질적 수단입니다.

V. 보험프로그램 Tip

  1. 근재보험: 하수급인 근로자의 귀속 구조를 확인합니다
    건설업 도급 사업에서는 원수급인이 산재보험상 사업주로 간주되는 것이 원칙이며, 불법·무등록 하수급인의 근로자 사고는 원도급사의 책임으로 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용자배상책임 담보의 피보험자 범위에 하수급인 근로자가 포함되는지, 관련 특약이 적용되어 있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2. 도급업자배상책임(CGL): 하수급 공정과 피보험자 구조를 정렬합니다
    하수급인이 수행하는 공정이 담보 범위에 포함되는지, 하수급인을 추가피보험자(Additional Insured)로 포함하는지, 교차배상(Cross Liability) 조건이 있는지를 함께 설계해야 증권 간 공백이 생기지 않습니다.

  3. 계약적 위험전가(Contractual Risk Transfer): 하도급법과의 경계를 지킵니다
    하도급계약에 하수급인의 근재·배상책임보험 가입 의무, 증권 사본 제출, 추가피보험자 지정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위험전가 수단입니다. 다만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책임과 비용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조항은 그 자체로 부당특약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보험요건 조항은 상호성과 합리성을 갖추어 설계해야 합니다.

  4. 건설공사보험: 고지 내용과 실제 시공 구조를 일치시킵니다
    보험계약 시 고지한 시공 주체·공정과 실제 시공 구조가 다르면 사고 시 보상 분쟁의 소지가 생깁니다. 부실시공·설계 결함 관련 면책 조항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5. 임원배상책임보험(D&O): 경영진 개인 방어 레이어를 갖춥니다
    비상장 중견 건설사도 주주대표소송과 각종 조사 대응 비용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다만 과징금·벌금·고의 행위는 면책되며, 상품에 따라 임금청구 관련 클레임을 배제하는 조항이 있으므로 담보와 면책의 경계를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중대재해 형사방어비용 담보와의 정합성도 함께 점검합니다.

  6. 보증 상품: 유동성 리스크는 보증으로 대응합니다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이행보증은 보험과 별도로 거래상대방 리스크와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하는 수단입니다. 지급보증은 법정 의무이자 리스크 전가 장치라는 이중의 성격을 갖습니다.

  7. 기업휴지·예정이익상실 담보: 담보 공백을 명시적으로 보유합니다
    이들 담보는 통상 물리적 손해를 전제로 작동하므로, 행정처분에 따른 영업정지 손실은 담보되지 않습니다. 이 공백을 인지하지 못한 채 보험에 의존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며, 해당 영역은 보유 대상으로 명시하고 유동성 계획에 반영해야 합니다.

VI. 전제와 한계

보험은 하도급 관련 법령 준수 의무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과징금, 벌금, 징벌적 손해배상과 고의에 의한 손해는 어떠한 증권으로도 전가할 수 없습니다. 하도급 리스크에서 보험의 역할은 예방 체계로 통제하지 못한 사고성 손실을 흡수하는 재무적 안전판에 한정됩니다.

맺으며

하도급 위반의 비용은 더 이상 위반으로 얻는 이익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에 있지 않습니다. 제재는 법정 상한에 근접했고, 적발 가능성은 높아졌으며, 손실은 법인에서 경영진 개인으로 곧바로 이어집니다. 하도급 리스크 관리의 수준은 협력사 관리와 지급 구조의 통제라는 예방의 축, 그리고 전가 가능한 손실과 보유해야 할 손실을 구분하는 재무의 축이 얼마나 정교하게 맞물려 있는가로 판가름 납니다.

Sources:

2026년 4월 10일 금요일

[해외건설] SMR·AI 데이터센터·AI 기본법, 세 편의 기고가 그리는 글로벌 리스크 지형

[해외건설저널 2026 Issue No.1] 해외건설 법률정보 — SMR·AI 데이터센터·AI 기본법, 세 편의 기고가 그리는 새로운 리스크 지형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가 발행하는 『해외건설저널(Journal of International Construction)』 2026년 제1호(Issue No.1)는 '해외건설 법률정보' 섹션에서 글로벌 SMR 시장과 해외건설 AI를 둘러싼 법률 쟁점을 다루었습니다. 국내 대형 로펌 세 곳의 변호사가 기고한 이번 세 편의 글은 에너지 전환과 AI 인프라 확산이라는 같은 흐름을 원자력 입법, 데이터센터 인허가 분쟁, AI 규범(Compliance)이라는 서로 다른 각도에서 짚고 있습니다. 해외건설 수행 과정에서 마주하는 법률 이슈를 실제 발생(가능)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는 섹션의 취지에 따라, 세 기고 모두 제도 해설에 그치지 않고 사업자가 부담하게 될 구체적 책임과 리스크를 짚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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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글로벌 SMR 시장 선점을 위한 법·제도적 전략 — 한국형 SMR 수출을 위한 입법·규제 전략
기고자: 김용길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김용길 변호사는 AI 데이터센터가 24시간 안정적인 기저부하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입지 유연성과 고유 안전성을 갖춘 소형모듈원자로(SMR)가 무탄소 기저전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현재 전 세계 19개국에서 80여 종의 SMR이 개발되고 있으며, 한국은 170MWe급 모듈 4개를 결합한 680MWe 출력의 i-SMR에 대해 2026년 표준설계인가 신청, 2028년 인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고의 핵심은 기술보다 제도입니다. 무붕산 운전, 완전 피동 안전계통 등 i-SMR의 혁신 기술은 기존 대형 원전의 규제 기준과 전산해석 코드로는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SMR에 최적화된 SPACE 코드의 개발과 규제기관 검증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아울러 국회에 발의된 황정아 의원안(A안), 최형두·천하람 의원안(B안), 박충권 의원안을 비교하며 SMR의 정의 범위, 과기부·산자부 간 주관 부처, 지원 내용의 구체성을 주요 쟁점으로 정리합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예상되는 분쟁에 대한 선제적 입법'입니다. 방사선환경영향평가 대상인 원전 반경 80km 이내 주민의 원고적격(서울고등법원 2021누63329), 온배수로 인한 환경 침해(대법원 97누19588), 중대사고·다수기 사고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심사 누락 여부(서울행정법원 2019구합63881) 등 기존 원전 판례의 쟁점이 SMR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명확한 법적 정의, 위험도에 걸맞은 환경영향평가 대상 지역, 사전설계검토(Pre-Application Review), 위험도 정보 활용 및 성과 기반 규제(RIPBR), 비상계획구역(EPZ)의 합리적 축소 등을 입법 과제로 제시합니다. 외교적으로는 HALEU 공급망의 취약성과 한·미 원자력협정(123 협정)상 '동의 권한'의 제약을 넘어서기 위해 '포괄적 장기동의(Advance Long-term Consent)'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이 기고가 시사하는 바는, SMR 사업의 불확실성이 시공 단계의 물리적 위험보다 인허가 지연과 법적 분쟁이라는 비물리적 위험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인허가 단계의 거부·지연이 곧 사업비 증가와 금융비용으로 전이되는 구조에서는, 예정이익상실(ALOP) 담보의 트리거 조건과 면책 범위를 사전에 정밀하게 설계하는 일이 사업 구조화의 일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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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관련 정책 및 분쟁사례
기고자: 우현수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우현수 변호사는 AI 인프라를 하드웨어(데이터센터), 전력(전력 및 냉각시스템), 컴퓨팅, 네트워크, 소프트웨어로 구분하고, 결국 AI 인프라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구성요소로 집약된다고 정리합니다. 이어 미국의 행정명령 제14141호, 제14318호(데이터센터 기반시설 연방 인허가 가속화), 제14262호(전력망 신뢰성 및 보안 강화)를 차례로 소개하고, 국내에서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상 계약전력 10MW 이상 사용자에게 의무화된 전력계통영향평가가 '지역사회 수용성', '지방재정기여도' 등 비기술적 요소까지 평가항목에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짚습니다.

기고에서 가장 실무적인 부분은 국내 분쟁 사례입니다. 용인시의 데이터센터 건축허가거부처분에 대해 사업자가 제기한 취소소송에서 수원지방법원은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5. 10. 29. 선고 2024구합74411 판결). 법원은 냉각시스템이 24시간 가동되어 소음이 주거지역 야간 기준에 부합하더라도 피해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무정전전원장치(UPS)에 적용될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약 15m 거리 내에 수개의 주거지가 존재한다는 점을 들어 피고의 재량적 판단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

해외 사례로는 구글의 사우스더블린 데이터센터 신청이 "지역의 전력망 용량이 부족할 수 있음"을 이유로 거절된 아일랜드, 일리노이주 나파빌의 계획 백지화와 플로리다 하원 위원회의 주거지역·학교 반경 8km 이내 신축 금지 법안 통과 등 미국 각 주의 규제 움직임을 소개합니다. 기고자는 이러한 분쟁이 단순한 소송이 아니라 정치적·정책적·제도적 수단으로 근본적 해결이 가능한 분쟁이라고 진단하며, 국내 건설업체가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발전소 등과 함께 해외 AI 데이터센터 개발로 확장하는 전략을 제안합니다.

이 기고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BESS·UPS 화재 리스크가 이제 운영 단계의 재산 위험을 넘어 인허가 단계의 법적 판단 근거로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줍니다. 화재안전 설계와 그에 상응하는 담보 구조는 사고 이후의 손실 보전 수단인 동시에, 인허가 단계에서 사업자가 제시할 수 있는 위험 관리의 증빙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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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AI 기본법 시대의 도래: 해외건설 산업의 디지털 규범(Compliance)과 전략적 대응 — 인공지능기본법 시행에 따른 법적 쟁점 분석 및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 방안
기고자: 강정희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강정희 변호사는 2026년 1월 22일 시행된 「인공지능의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법률」(인공지능기본법)이 해외건설 산업에 던지는 함의를 분석합니다. 출발점은 이 법의 규율 대상이 AI를 직접 개발하는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AI를 사업 운영에 활용하는 '이용사업자'까지 포섭한다는 점입니다. 건설 기업 역시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는 방식과 위험도에 따라 투명성·안전성 확보 의무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고의 중심 개념은 '고영향 AI'입니다. 고영향 AI는 기술의 첨단성이 아니라 오작동 시 초래될 '결과의 심각성'을 기준으로 판단되며, 법령이 열거한 에너지·교통·공공안전 분야는 발전소, 철도, 항만, 댐, 플랜트 등 해외건설의 핵심 영역과 직접 맞닿아 있습니다. 근로자의 위치와 행동을 영상 인식으로 분석해 추락·충돌·붕괴 위험을 경고하는 AI, 인간의 실질적 검증 없이 구조 계산 결과가 시공에 반영되는 자동 설계 도구가 그 예시로 제시됩니다. 고영향 AI 사업자는 위험관리 방안 수립, 결과 도출 기준의 설명, 이용자 보호, 사람의 관리·감독, 입력 데이터·판단 과정·출력 결과의 문서 작성과 보관 등의 책무(법 제34조)를 부담하며, 위반 시 최대 3천만 원의 과태료가 규정되어 있습니다(1년 계도기간 운영).

실무 대응으로는 AI 인벤토리 구축과 고영향 가능성 사전 스크리닝, AI 거버넌스·보안 통합 체계, 계약·공급망 구조에서의 책임 배분, 자율적 확인 제도와 감독기관과의 사전 소통이 제시됩니다. 특히 발주처–EPC–설계사–장비 벤더–클라우드 사업자로 이어지는 다층 구조에서 책임 귀속이 불명확하면, 규제 리스크가 최종 사업자인 건설사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은 계약 실무에 직접적인 시사점을 줍니다.

보험 설계의 관점에서 이 기고는 새로운 책임 영역의 형성을 예고합니다. AI 설계 도구의 오류는 엔지니어링 전문인배상책임의 담보 범위와, AI 거버넌스 체계의 부재는 경영진의 관리·감독 의무를 다투는 D&O 청구와, 로그 및 데이터 보안 사고는 사이버 리스크와 각각 맞닿아 있습니다. 기존 증권의 면책조항이 AI 관련 손해를 어떻게 다루는지, 그리고 증권 간 담보 공백은 없는지를 점검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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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세 편의 기고는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지만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합니다. 에너지 전환과 AI 인프라 시대의 해외건설 리스크는 시공 현장의 물리적 사고보다 인허가, 규제 준수, 책임 배분이라는 제도적 영역에서 먼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리스크의 식별과 계량, 그리고 보유와 전가의 경계 설정이 사업 초기 단계부터 법률 검토와 함께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합니다. 원문은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해외건설저널 2026 Issue No.1: http://krc.ica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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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트는 해외건설저널 2026년 제1호 기고 내용을 요약·소개한 것이며, 각 기고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견해로 해외건설협회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법률적 해석은 전문 변호사에게, 담보 범위와 보상 조건은 보험사 및 상품별 약관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