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사태를 막는 3가지 열쇠: 공정, 공급망, 그리고 품질 예산
2022년은 팬데믹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정상"으로 돌아가려 노력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RQA 그룹의 최신 2022년 제품 리콜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 및 유통 현장의 현실은 훨씬 더 복잡했습니다.
일부 영역에서는 리콜이 감소하며 안정세를 찾는 듯했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리콜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특히 미국 FDA 식품 리콜 건수는 6년 만에 두 번째로 낮았지만, 리콜 1건당 연관된 제품의 수는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22년의 리스크 환경이 '빈도는 낮아졌지만, 한 번 터지면 더 큰 규모로 번지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RQA 그룹의 2022년 리콜 보고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업이 주목해야 할 3가지 핵심 인사이트를 분석했습니다.
💡 인사이트 1: 식품 리콜의 역설 - "건수는 줄고, 규모는 커졌다"
언뜻 보기에 미국 식품 리콜 데이터는 긍정적입니다.
미국 FDA의 2022년 총 리콜 건수는 팬데믹 기간인 2020년을 제외하면 지난 6년 중 가장 낮았습니다.
육류 및 가금류를 담당하는 USDA FSIS의 리콜 건수 역시 2021년과 비슷한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에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보고서는 **'리콜의 대형화'**를 경고합니다.
2022년 FDA 리콜 1건당 관련된 평균 제품 수는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리콜된 개별 제품의 총수는 2021년 대비 40%나 증가했습니다.
실제로 2022년 한 해 동안 리스테리아 오염 가능성으로 70개 이상의 개별 잎채소 제품이 리콜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는 현대의 복잡한 공급망을 반영합니다. 살모넬라에 오염된 초콜릿이나 땅콩버터가 수십 가지 다른 제품의 '원재료'로 사용되면서, 단 하나의 오염 사고가 업계 전반에 걸친 대규모 리콜 사태로 번지고 있습니다.
핵심 시사점: 리콜 '건수' 감소에 안주할 때가 아닙니다.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원재료 오염 하나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리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인사이트 2: "절대 일어나선 안 될" 리콜의 유행
가장 충격적인 데이터는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되는(Never Event)" 리콜의 급증입니다. 이는 병원균 오염이나 이물질 혼입이 아닌, 100% 예방 가능한 인적 오류로 인한 리콜을 말합니다.
"Never Event"란? 제품이 잘못된 포장재에 들어가거나, 알레르기 유발 성분 표시가 누락되는 등 치명적인 라벨링 오류를 의미합니다.
미국 (FDA): 2022년 FDA 식품 리콜의 25% 이상이 바로 이 "Never Event"였습니다. 이는 2021년의 20%에서 더욱 증가한 수치입니다.
영국 (FSA):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영국 식품 리콜의 **절반 이상(50%+)**이 "Never Event"로 분류되었습니다. 전체 리콜 경보의 50%는 알레르기 관련이었습니다.
보고서는 이 문제가 "제품 리콜을 줄이는 데 있어 가장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 단일 영역"이라고 강조합니다.
핵심 시사점: 전쟁, 에너지 비용 상승 등 거시경제적 압박 속에서 기업들이 품질 관리, 직원 교육 등 기본에 소홀해지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이는 공급망 문제가 아닌, 제조 현장의 공정 및 품질 관리 실패입니다.
💡 인사이트 3: 소비재 vs. 자동차 - 엇갈린 리스크 신호
2022년 리스크 동향은 산업별로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소비재 (위험 신호): 리콜 건수가 사상 최고 수준입니다.
미국 (CPSC): 2022년 리콜 건수는 RQA가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2017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EU (Safety Gate): 비식품 소비재 리콜 알림 역시 6% 증가하며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보고서는 이것이 인력난, 비용 압박 등으로 기업들이 품질 및 안전 투자를 축소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자동차 (안정 신호?): 리콜 건수가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2022년 자동차 리콜은 미국, 영국, EU, 호주 4개 지역 모두에서 2021년 대비 감소했습니다.
EU는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영국 역시 2016년 이후 최저치를 보였습니다.
미국(NHTSA) 역시 2021년 최고치에서 소폭 감소했습니다.
핵심 시사점: 팬데믹 이후 경제적 압박이 소비재 산업의 품질 저하로 먼저 나타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자동차 산업은 팬데믹으로 인한 혼란에서 벗어나 품질이 안정화되는 국면일 수 있습니다.
2023년 이후,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2022년 RQA 보고서는 '보이는 숫자' 뒤에 숨은 '리스크의 본질'을 보라고 말합니다. 리콜 건수가 줄었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리콜의 규모가 커지고 예방 가능한 실수가 늘어나는 현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제조업체는 지금 당장 다음 3가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공정 재점검: "Never Event"를 막기 위한 현장 교육과 라벨링 검증 프로세스를 강화해야 합니다.
공급망 가시성 확보: 우리 회사는 안전해도, 원재료 공급사 한 곳의 실수가 70개 제품의 리콜로 번질 수 있습니다.
품질 예산 사수: 경제적 압박을 이유로 품질, 안전, 교육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더 큰 재앙(사상 최고치의 리콜)을 불러오는 지름길임이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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