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하며 앞으로 더 악화될 수 있다."
최근 지정학적 긴장과 예측 불가능한 시장 상황 속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지표가 되었습니다. 본 블로그에서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 No. 392호에 게재된 요시 셰피(Yossi Sheffi) MIT 트랜스포테이션·로지스틱스 센터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불안정한 시대에 기업이 갖춰야 할 공급망 전략에 대한 그의 깊은 통찰을 소개합니다.
👨🏫 통찰의 선구자: 요시 셰피 교수 소개
요시 셰피 교수는 MIT 엔지니어링 시스템학과 교수이자 MIT 트랜스포테이션·로지스틱스 센터(CTL)를 이끌고 있습니다. 중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 물류 연구센터를 설립하며 글로벌 공급망 연구를 선도해 온 석학입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의 공급망 쇼크를 다룬 저서 『뉴애브노멀』과 AI가 미래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 『매직 컨베이어 벨트』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 요시 셰피 교수의 핵심 인사이트
셰피 교수는 오늘날의 공급망은 경이로운 수준으로 복잡해졌으며, 업스트림(조달)의 시작점과 다운스트림(유통)의 종점을 찾기 어려울 만큼 상호의존성이 커졌다고 진단합니다. 이처럼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환경에서 기업은 다음 세 가지 핵심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1.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회복탄력성 구축
셰피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현 상황을 '공급망 위기'보다는 '불확실성'이라는 단어로 설명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지적합니다. 기업의 근본 철학인 '최저 비용으로 최고 서비스 제공'에 더해 이제 회복탄력성과 지속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이 네 가지 목표가 종종 상충(trade-off) 관계에 놓인다는 점을 관리자는 인지해야 합니다.
그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운영 중단 후 핵심 KPI(생산 수준, 서비스 수준 등)를 신속하게 되찾을 수 있는 조직의 능력으로 정의합니다. 특히, 작은 부품 하나 때문에 전체 생산이 멈추는 **'황금나사 현상(golden screw phenomenon)'**과 같이 고효율 시스템을 구성하는 '키스톤(keystones)' 요소들이 언제든 시스템을 풍족한 상태에서 부족한 상태로 전환시킬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따라서 특정 유형의 문제에만 집중하기보다, **유형에 관계없이 효과적인 '일반적인 회복탄력성 역량(general resilience capabilities)'**을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2. AI 및 첨단 기술을 활용한 혁신
기술 발전, 특히 AI 기반 혁신은 회복탄력성을 끌어올릴 핵심 해법으로 제시됩니다. AI는 인간의 전문성과 결합하여 고급 경로 계획 수립, 실시간 변동성 관리 등 다양한 공급망 관리 과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셰피 교수가 특히 주목하는 첨단 기술은 다음과 같습니다.
디지털 트윈 (Digital Twin) & AR/VR: 인더스트리 4.0의 핵심 요소로, 장비, 공장, 또는 전체 공급망과 같은 물리적 시스템의 사실적인 디지털 복제본입니다. 현실과 동일한 법칙으로 움직이며, 이를 통해 관리자는 다양한 전략과 우발 상황을 안전하게 시뮬레이션하고 비교할 수 있습니다.
CAVE (Computer and Visual Education): MIT CTL의 대화형 다중 사용자 컴퓨터 인터페이스 공간으로, 복잡한 공급망 문제를 3D 지도, 그래프 등으로 시각화하고 모델링하여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드론: 지상 교통 혼잡 문제에 대한 대중의 수용도를 고려할 때, 자율주행 트럭보다 더 빠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물류 창고의 재고 관리 및 배송 분야에서 활약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3. '인간 중심'의 기술 도입 및 전략적 집중
셰피 교수는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인지하고 실험해야 하지만, 과대광고(hype)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기술 도입의 접근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서 시작해야 하며, 프로세스 변화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나아가, '인더스트리 5.0(Industry 5.0)' 비전은 인간의 생산성과 기술의 힘을 극대화하여 고성능 공급망을 실현하는 열쇠입니다. 이를 위해 '인간참여형(Human-In-The-Loop, HITL)' 모델을 통해 인간 전문가가 AI 학습 과정에 개입하고 검수하는 협업 구조를 정립해야 합니다.
🎙️ 전문가의 명구 인용 (Quote from the Expert)
요시 셰피 교수가 제시한 통찰을 담은 주요 명구들을 인용합니다.
"공급망 위기라는 용어보다 불확실성이 지금의 상황을 잘 설명하는 단어다.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하며 앞으로 더 악화될 수 있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불확실성에 맞서 회복탄력성을 형성하고 조직에 올바른 문화를 정착시켜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다만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한다."
"궁극적으로 공급망은 생산하고, 저장하고, 이동하고, 계약하고, 소통하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중요한 것은 기술은 어디까지나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힘이 아니라 인간 고유의 자질을 향상시키는 힘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 한국 기업을 위한 제언
셰피 교수는 대외 의존도가 높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한국 경제의 특성을 고려하여, AI 기술의 적용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최우선 과제는 강력한 커뮤니케이션과 명확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갖춘 비상 관리 센터를 구축하고, 공급망 중단에 대비한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반복하여 최적의 대응책을 조직에 체화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셰피 교수의 통찰은 **기술을 인간 능력의 증강 도구로 보고, 문제 해결을 중심에 둔 '인간 중심의 회복탄력성 전략'**만이 불확실성의 시대에 공급망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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