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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5일 토요일

[재무플랜] 엔지니어링 기업 사이버 사고 3건에서 얻는 교훈

설계 파일이 잠기는 순간, 재무 리스크가 시작된다

사이버 사고는 더 이상 금융기관이나 IT 기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설계도면과 BIM 모델, 발주처·협력사와 공유하는 대용량 프로젝트 파일, 그리고 납기에 대한 압박은 건설 엔지니어링 기업을 공격자에게 매력적인 표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 Dodge Construction Network와 Egnyte의 조사에 따르면 설계·건설 업계 응답 기업의 77%가 문서 접근이 5일 이상 차단될 경우 심각한 일정 지연을 겪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아래에서는 실제 공개된 해외 사례 3건을 살펴보고, 중견·중소 엔지니어링 회사가 참고할 리스크 관리 및 보험 프로그램의 시사점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사례 1. 해상 교량 프로젝트 설계 파일의 암호화 (홍콩, 2017년)

글로벌 엔지니어링 컨설팅사의 홍콩 법인이 2017년 3월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 회사는 대규모 해상 교량 프로젝트의 일부 설계를 맡고 있었으며, 프로젝트 파일이 암호화·삭제되었으나 발주 관청은 사업 일정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직원들은 즉시 해당 서버의 인터넷 연결을 차단하고 경찰에 신고했으며, 개인정보는 공격받은 서버에 저장되어 있지 않아 유출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고 사실이 두 달 뒤에야 알려지면서 즉시 공개했어야 한다는 지역 정치권의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이 사례는 기술적 피해가 통제되더라도 공공 발주 사업에서는 '공개 시점'과 '소통 방식'이 별도의 평판 리스크가 된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사례 2. 전사 시스템 차단과 임직원 정보 공개 (프랑스, 2020년)

2020년 1월 30일, 세계 60여 개국에서 사업을 하는 프랑스의 대형 건설사가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습니다. 회사는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정보 시스템을 예방적으로 오프라인으로 전환했으며, 현장 공사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몸값 지불을 거부하자 공격 조직은 임직원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사회보장번호, 은행 정보, 약물검사 결과 등을 온라인에 공개했습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감염의 흔적은 캐나다 소재 서버에서 시작되어 그룹 전체 네트워크로 확산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현장은 멈추지 않았더라도 본사의 설계·관리 기능이 정지되고, 몸값을 거부한 대가로 정보 유출이라는 2차 피해가 뒤따랐습니다. 해외 지사나 협력사와 네트워크가 연결된 구조라면 가장 약한 지점이 곧 전사의 취약점이 됩니다.

사례 3. 피싱 이메일 한 통, 440만 파운드의 과징금 (영국, 2020~2022년)

영국의 한 건설·아웃소싱 그룹에서는 재택근무 중이던 직원이 피싱 이메일을 동료에게 전달했고, 이를 연 동료가 첨부 내용을 내려받으면서 악성코드가 설치되었습니다. 최초의 피싱 이메일은 회사 시스템에서 차단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전·현직 임직원 최대 11만 3천 명의 정보와 283개 시스템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영국 개인정보 감독기구(ICO)는 2022년 이 회사에 440만 파운드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감독기구는 회사가 의심 활동에 대한 최초 경보를 후속 조치하지 않았고, 구형 소프트웨어를 사용했으며, 직원 교육과 위험 평가가 부족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백신 소프트웨어가 악성코드를 격리하고 경보를 보냈음에도 회사는 이를 충분히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정보감독관은 기업이 직면한 가장 큰 사이버 위험은 외부 해커가 아니라 내부의 안일함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고가 기업 재무에 미치는 영향

세 사례는 규모와 국가가 다르지만, 결국 동일한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사고 이후 회사가 감당해야 하는 비용은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입니다.

  • 손실 항목 : 실제 발생 가능한 재무 부담
  • 시스템 복구 : 서버 교체, 포렌식 조사, 보안 전문가 비용
  • 설계자료 복원 : CAD·BIM 도면, 기술 계산서, 프로젝트 파일 재작성
  • 업무 중단 : 직원 유휴시간, 외주비, 납기 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
  • 계약상 책임 : 지체상금, 고객의 손해배상 청구, 재작업 비용
  • 정보 유출 : 고객·직원 통지, 법률 자문, 개인정보 대응
  • 거래관계 악화 : 발주처 신뢰 저하, 입찰·계약 갱신에 미치는 영향

특히 주의할 점은 사이버보험이 이 모든 손실을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계약에 따라 보장 여부와 한도가 다르며, 계약상 지체상금이나 순수한 설계 오류에 따른 손실은 제외될 수 있습니다.

리스크 관리 인사이트

첫째, 사고의 출발점은 대부분 사람입니다. 세 번째 사례처럼 피싱 이메일 한 통이 전사 시스템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설계 인력이 협력사·발주처와 수시로 파일을 주고받는 엔지니어링 회사일수록 정기적인 모의 훈련과 교육이 기본 방어선이 됩니다.

둘째, 경보는 울렸는데 아무도 확인하지 않는 상황이 가장 위험합니다. 보안 솔루션을 갖추는 것만큼, 이상 징후를 누가 확인하고 누구에게 보고하는지 책임 체계를 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백업은 '있는지'가 아니라 '살아남는지'가 관건입니다. 업무 네트워크와 분리되지 않은 백업은 랜섬웨어와 함께 암호화될 수 있습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설계 원본은 별도로 격리 보관하고, 실제 복원 훈련까지 해 보아야 합니다.

넷째, 발주처와의 소통 계획을 미리 마련해야 합니다. 첫 번째 사례가 보여 주듯, 공공 발주 사업에서는 사고 그 자체보다 늦은 공개가 신뢰를 더 크게 훼손할 수 있습니다.

보험 프로그램 Tip

하나. 사이버보험의 영업중단 담보 범위를 확인하십시오. 시스템 복구 비용뿐 아니라 설계자료 재작성 비용, 외주 대체 인력비, 추가 근무 비용이 포함되는지, 대기기간(waiting period)이 얼마인지가 실제 보상 규모를 좌우합니다.

둘. 전문인배상책임보험과의 경계를 점검하십시오. 사이버 사고로 설계 데이터가 손상되어 오류가 발생한 경우, 사이버보험과 엔지니어링 전문인배상책임보험이 서로 면책 조항을 두고 있으면 어느 쪽에서도 보상받지 못하는 공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셋. 용역 계약서와 보험을 함께 검토하십시오. 지체상금은 대부분의 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 계약상 책임입니다. 계약서의 불가항력 조항에 사이버 사고가 포함되는지, 지체상금 감면 근거가 있는지를 계약 단계에서 확인하는 것이 보험보다 앞선 방어 수단입니다.

넷. 개인정보 관련 의무와 과징금을 구분하여 이해하십시오. 국내에서도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기업에는 개인정보 손해배상책임 보장 의무가 있으며, 정보 유출 시 통지·법률 대응 비용은 사이버보험으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 다만 행정 과징금은 법령과 약관에 따라 보상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보험보다 예방 조치와 관리 체계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다섯. 사고 대응 서비스를 보험의 일부로 활용하십시오. 많은 사이버보험이 포렌식, 법률 자문, 위기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를 연결하는 사고 대응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사고 발생 후 첫 48시간의 대응이 전체 손실 규모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이버 사고는 IT 부서에서 시작되지만, 그 결과는 재무제표와 계약서, 그리고 발주처와의 관계에 남습니다. 지금 우리 회사의 보험 프로그램이 계약 구조와 맞물려 있는지를 점검하는 일이 사고 이후의 손실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준비입니다.

PWS-ENG는 건설·엔지니어링 기업의 업무 특성과 계약 구조를 바탕으로 보험 프로그램의 공백을 진단하고 설계해 드리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 해상 교량 설계사 랜섬웨어 사례: https://constructionmanagement.co.uk/arup-atta8cked-ranso7mware-hon9g-kong/
· 프랑스 건설사 랜섬웨어 사례: https://www.hsfkramer.com/notes/construction/2020-02/contractors-on-high-alert-after-cyber-attack-on-bouygues-construction
· 영국 건설그룹 과징금 사례: https://therecord.media/british-company-fined-4-4-million-over-ransomware-attack/
· 업계 조사(Dodge·Egnyte): https://www.bdcnetwork.com/building-team/architects/news/55165799/architects-and-contractors-underestimate-cyberattack-risk

2026년 1월 9일 금요일

[재무플랜] CGL 포괄계약 가입이 중요한 이유

건설엔지니어링 기업의 경쟁력은 흔히 기술력과 수주 실적으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시장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한 가지를 더 갖추고 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회사의 재무 기반을 흔들지 않도록 미리 설계해 둔 리스크 관리 체계입니다. 그 출발점이 바로 CGL(Commercial General Liability, 영업배상책임보험) 포괄계약입니다.

1. 보험료 절감의 착시: 현장별 가입이 남기는 세 가지 공백

중견·중소 건설엔지니어링 기업의 상당수는 아직도 현장 단위로 배상책임보험을 개별 가입하거나, 발주처가 요구하는 경우에만 최소 한도로 가입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평상시에는 비용을 아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다음과 같은 공백이 드러납니다.

첫째, 담보의 공백입니다. 현장별 보험은 공사기간이 끝나면 함께 종료됩니다. 그러나 배상책임은 준공 이후에도 남습니다. 인도한 시설물에서 하자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거나, 시공 과정의 결함이 수년 뒤 제3자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 이미 만료된 현장보험으로는 보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둘째, 관리의 공백입니다. 동시에 여러 현장을 운영하는 기업일수록 계약마다 보상한도, 자기부담금, 면책조항이 제각각이 됩니다. 어느 현장이 어느 조건으로 보호받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금 청구 단계에서야 담보되지 않는 사고임을 확인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셋째, 재무의 공백입니다. 제3자 대인·대물 사고 한 건의 배상액과 소송비용은 중소 규모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보험으로 이전되지 않은 손실은 고스란히 기업의 현금흐름과 신용도에 반영되며, 이는 다음 수주와 금융 조달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보험 미가입 또는 부분 가입의 진짜 비용은 보험료 절감액이 아니라, 한 번의 사고로 기업이 감당해야 할 손실의 크기로 측정되어야 합니다.

2. 비용이 아닌 성과: 포괄계약이 재무제표에 남기는 변화

CGL 포괄계약은 회사가 수행하는 모든 사업장과 공사를 하나의 연간 계약으로 묶어 담보하는 방식입니다. 시설소유관리자, 도급업자, 생산물·완성작업 위험을 하나의 증권 안에서 통합 관리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기업이 얻는 성과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보험료 효율화입니다. 현장별로 반복되는 최저보험료와 부대비용이 사라지고, 연간 매출액 또는 공사금액을 기준으로 위험을 통합 산정하게 되어 전체 보험비용의 예측 가능성과 효율이 함께 높아집니다.

담보 연속성의 확보입니다. 신규 현장은 착공과 동시에 자동으로 담보되고, 준공 후에도 완성작업 위험이 이어서 보호됩니다. 계약 누락이나 갱신 지연으로 인한 무보험 상태가 구조적으로 사라집니다.

관리비용의 절감입니다. 현장마다 반복되던 견적, 청약, 증권 관리, 갱신 업무가 연 1회로 정리됩니다. 담당 인력의 업무 부담이 줄고, 사고 발생 시 보상 절차도 일원화됩니다.

손익의 안정화입니다. 대형 배상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손실이 보험으로 이전되어, 특정 연도의 실적이 단 한 건의 사고로 급변하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는 금융기관과 발주처가 기업을 평가할 때 중요하게 보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수주 경쟁력의 강화입니다. 공공 및 대형 민간 발주처는 점차 일정 수준 이상의 배상책임 한도와 추가피보험자 지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포괄계약을 갖춘 기업은 입찰 단계에서 보험 요건을 즉시 충족할 수 있습니다.

3. 국내에서 해외까지: 성장 단계에 맞춘 권장 플랜과 글로벌 프로그램

포괄계약의 효과는 어떤 구조로 설계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중견·중소 건설엔지니어링 기업에는 다음과 같은 구성을 권해 드립니다.

기본 구조로는 시설소유관리자, 도급업자, 생산물·완성작업 위험을 통합한 연간 CGL 포괄계약을 중심에 둡니다. 여기에 교차배상책임 특약, 발주처 및 원도급사를 위한 추가피보험자 조항, 급격하고 우연한 오염사고 담보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보상한도는 회사의 최대 단일 공사 규모와 발주처 요구 수준을 기준으로 설정하고, 자기부담금은 회사의 손실 흡수 능력에 맞추어 조정하면 보험료와 보장의 균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보완 구조로는 설계·감리 업무를 수행하는 기업이라면 전문직업배상책임보험을 반드시 함께 고려하셔야 합니다. CGL은 원칙적으로 전문 용역상의 과실을 담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건설공사보험을 연간 포괄 방식으로 함께 운영하면 재물 손해와 배상책임을 일관된 체계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해외 사업을 수행하거나 앞으로 진출을 계획하는 기업이라면, 글로벌 보험프로그램을 권해 드립니다. 글로벌 프로그램은 본사 기준의 마스터 증권을 중심으로 각 진출국에 현지 증권을 연계하는 구조입니다.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국가마다 다른 보험 관련 법규와 의무보험 요건을 현지 증권으로 충족하면서도, 본사 마스터 증권이 현지 담보의 부족한 조건과 한도를 보완하여 전 세계 사업장에 일관된 보호 수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해외 현장별로 개별 가입할 때보다 보험료 협상력이 높아지며, 사고 처리와 보상 관리가 본사에서 통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무엇보다 해외 발주처와 현지 파트너에게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리스크 관리 역량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은, 해외 수주 경쟁에서 결코 작지 않은 차이를 만듭니다.

맺음말

보험은 사고가 난 뒤에야 그 가치가 드러나는 상품입니다. 그러나 보험의 실제 성과는 사고 이전, 어떤 구조로 설계해 두었느냐에서 이미 결정됩니다. 회사의 성장 단계와 사업 구조에 맞는 포괄계약을 갖추는 일은 비용 지출이 아니라, 기업이 쌓아 온 성과를 지키는 경영 판단입니다.

PWS-ENG는 건설사업자의 사업 구조와 현장 특성을 분석하여, CGL 포괄계약부터 글로벌 보험프로그램까지 맞춤형 설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보험계약의 담보 공백 점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상담을 요청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