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측 불가능한 세상, 생존을 결정할 '5중 안전망' 전략을 구축하라
글로벌 팬데믹, 지정학적 충돌, 대규모 자연재해... 오늘날 기업은 예측 가능한 소소한 사건을 넘어, 발생 확률은 낮지만 한번 일어나면 신문 1면을 장식하는 매우 큰 이벤트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기존의 통계적 분석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복합 리스크'의 시대이자, 불확실성이 전망 그 자체를 무력화하는 **'뉴애브노멀(New Abnormal)'**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시적 위기 상태에서 기업의 생존력을 높일 열쇠는 바로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며, 저자는 이를 환경 변화에 대한 적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내부 역량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재결합하여 사용하는 **'동적 역량(Dynamic Capability)'**으로 정의합니다.
DBR 392호 스페셜 리포트에서 EY한영 류종기 상무는 불완전한 물류 세상을 맞설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실질적인 '5중 안전망' 공급망 전략을 심층적으로 제시했습니다.
✒️ 저자 소개: 리스크와 리질리언스 분야의 권위자, 류종기 상무
본 아티클을 집필한 류종기 상무는 기업 리스크와 리질리언스, 지속가능 경영 분야에서 24년간 컨설팅을 수행해 온 전문가입니다.
IBM 리질리언스 서비스 리더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기업리스크자문본부 디렉터를 역임했으며,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서강대 일반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는 등 학계와 실무를 겸비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EY한영에서 지속가능금융(ESG)과 리스크 관리, 책무구조도 컨설팅을 담당하며 기업의 근본적인 회복탄력성 확보를 돕고 있습니다. 그의 깊이 있는 통찰은 오늘날 공급망 안정성을 위협하는 근본적인 문제와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 글로벌 기업이 구축하는 회복탄력적 공급망 '5대 전략'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조직이 운영 중단으로부터 신속하게 복구하고 이전 수준의 핵심 성과를 다시 얻을 수 있는 능력, 즉 회복탄력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의 5가지 전략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1. 중복성 (Redundancy): 안전 재고와 용량의 '보험'
중복성은 제품 부족에 대한 첫 번째 방어선입니다. 단순히 높은 재고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전 세계에 여러 공장을 두어 내부 중복성을 만들거나, 병렬로 작동하는 중복된 내부 구성 요소를 안전에 중요한(safety-critical) 시스템에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명구 인용: 여객기의 3중 유압 시스템 사례를 들며,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3중 유압 시스템을 적용한다." 이는 공급망 관리에서도 핵심 부품 등에 대해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중복성을 활용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사례: 거대 화학 기업 BASF는 공급망 내 생산 용량을 재배치할 수 있도록 설계하여 유럽의 높은 에너지 비용에 대응했습니다. 월마트는 허리케인 등 국지적 재해 발생 시 재해의 영향을 받지 않은 인접 물류센터(DC)가 '이웃돕기' 방식으로 중복 용량을 공유하도록 유통망을 설계하여 운영 중단 문제를 완화합니다.
2. 표준화 (Standardization): 상호 호환성을 통한 유연성
표준화는 유연성 확보의 핵심입니다. 표준 공장, 표준 부품, 표준 장비 및 프로세스를 포함하는 표준화 기반의 **'상호 호환성(interchangeability)'**을 구축하여 운영 중단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인사이트: "인텔의 글로벌 설비 포트폴리오를 거대한 하나의 가상 팹으로 바꿔놓는다."
사례: **인텔(Intel)의 '카피 이그잭!(Copy Exact!)'**은 반도체 제조 공장인 '팹(fabs)'을 정확히 동일한 사양으로 건설해 웨이퍼가 수율에 영향을 주지 않고 다른 팹으로 이송되어 마무리를 할 수 있게 합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전 세계 800대 항공기를 모두 보잉 737 단일 모델로 운영하고 조종석까지 표준화하여 운영 중단 시 항공기와 승무원 교체가 용이하도록 했습니다.
3. 협업 (Collaboration): 신뢰 기반의 네트워크 회복
공급업체들과의 강력한 신뢰 관계는 운영 중단 상황에서 빠르게 회복하는 고유한 자산이 됩니다. 특히 JIT(Just-In-Time) 시스템이 취약해 보일 수 있는 도요타가 협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사례는 핵심적인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사례: 도요타와 아이신(Aisin)의 공장 화재 사건에서, 아이신 공급업체 네트워크의 유연성과 생산 용량을 활용하여 58개의 협력사가 청사진과 원자재를 공유하며 협력했고, 결국 도요타는 단 5일 치의 생산 손실만 보고 중단 물량을 만회했습니다. 팬데믹 기간 중 C&S홀세일(수요 급증)과 US푸드(수요 급감)의 인력 일시 재배치 계약 또한 기업 간 협력의 유연성 확대 전략을 잘 보여줍니다.
4. 탐지 (Detection) 시스템: 조기 경보 및 리스크 시각화
운영 중단에 대응하는 첫 단계는 중단 발생 시점과 장소를 최대한 빨리 파악하는 것입니다. 복잡하고 멀리 떨어진 공급망 구조 때문에 이 탐지 행위는 매우 어렵습니다.
사례: **레질링크(Resilinc Corporation)**는 고객사의 공급업체와 하위 공급업체 정보를 지도화하고, AI 기반 EventWatch AI를 통해 100개 언어의 15만 개 이상 뉴스 소스를 모니터링하여 중단을 감지합니다.
인사이트: 이 시스템은 장애 발생 시 고객의 **'최대 예상 손실액(Value at Risk)'**을 매우 신속하게 파악하여, 회사가 대응 우선순위를 정하고 타깃 고객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코로나19 초기, EventWatch AI는 중국 우한의 알 수 없는 폐렴 패턴에 대한 첫 번째 맞춤형 경보를 고객사들에게 발송한 바 있습니다.
5. 중단 관리 (Managing Disruptions): 플레이북과 실행 조직
최악의 상황에 대비(Preparing for the Worst)하기 위해 기업은 비즈니스 연속성 계획(BCP)과 더불어, 다양한 재난에 대한 **'플레이북(대응 매뉴얼)'**을 준비하고 훈련해야 합니다.
명구 인용: 공급망 사고 관리 플레이북을 개발한 **시스코(Cisco)**의 기조는 "이 플레이북에 대한 시스코의 기조는 **'두 번 걸리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이다." 이는 계획의 결점을 식별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타이거팀: 존슨앤드존슨, 플렉스(Flex) 등 글로벌 기업들은 전 세계 주요 지역에서 **타이거팀(Tiger Team)**을 운영하며 현지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비공식 채널을 통해 정보를 확인하며, 현지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업무 재개 허가를 받는 등 '직접 현장을 누비는' 실행 조직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디지털 워룸: 전자 제조기업 플렉스는 공급망 시각화 시설인 **'펄스 센터(Flex Pulse Center)'**를 구축하고, 이를 1만 명의 근로자가 협업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활용하여, 위기관리센터의 개념을 평상시 운영 개선에 널리 사용되는 솔루션으로 변모시켰습니다.
카오스 엔지니어링: 넷플릭스의 **'카오스 몽키(Chaos Monkey)'**처럼 인프라를 의도적으로 공격하여 약점을 발견하고 자동 복구 메커니즘을 구축함으로써 갈수록 더 튼튼한 회복탄력적 코드를 갖게 하는 자동화된 훈련 방식입니다.
✨ 결론: 불안정한 세상에서 더 높은 가치를 얻는 법
류종기 상무는 회복탄력성 확보를 위한 플레이북과 모의 중단 시뮬레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러한 준비가 기업에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원동력이 되어 불안정한 세상에서 더욱 높은 가치를 얻게 할 것이라고 제언합니다.
궁극적인 인사이트는 회복탄력성을 단순히 '위기 대응'의 개념으로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상시적인 동적 역량'**으로 내재화하고, 기술과 협업을 통해 **'평상시 운영 개선'**의 단계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불확실성 시대의 승자는 위험을 회피하는 기업이 아닌, 위기에 신속하게 반응하고 다시 핵심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민첩한 DNA를 갖춘 기업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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