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의 성공은 더 이상 혼자 이루어지지 않는다: 'CXO 톱 팀' 리더십의 시대
출처: DBR No. 421 (July 2025 Issue 2)
저자: 신지현 (맥킨지 한국오피스 본부장)
✍️ 기고문 소개: 집합적 리더십의 무게중심 이동
본 아티클은 위기가 일상화되고 의사결정의 복잡성이 심화된 오늘날, 기업의 경쟁력이 과거의 카리스마형 CEO 개인의 역량을 넘어 **CXO(C-level)로 구성된 '톱 팀(Top Team)'**의 집합적 리더십에 의해 결정됨을 강조합니다. 맥킨지의 분석과 글로벌 리더십 포럼인 '바우어 포럼(Bower Forum)' 참가 CEO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견고하고 건강한 톱 팀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구체적인 원칙을 제시합니다.
I. 위기 시대, '톱 팀'이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신지현 본부장은 기업이 오늘날 직면한 기술, 시장, 인재,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영역이 얽힌 문제를 **단일 해법이 없는 적응형 과제(adaptive challenge)**로 정의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과 기능을 조율하는 집합적 리더십이 필수적임을 역설합니다.
1. 성과를 결정짓는 팀의 작동 방식
재무 성과와의 연결고리: 맥킨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고경영진이 공동의 비전을 가지고 협력하면 기업이 평균 이상의 재무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커집니다. 또한, 2023년 글로벌 CEO 설문조사 응답자의 **72%**가 '견고한 C-레벨 리더십 팀의 구축'이 향후 3년간 가장 중요한 경쟁력 요소가 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실행력과 건강한 팀: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개별 리더의 역량이 아니라 팀의 작동 방식이다"라고 지적하며, 맥킨지가 5000개 이상의 팀을 분석한 연구에서 **'건강한 팀(healthy teams)'**은 그렇지 않은 팀보다 효율성(effectiveness)이 2.3배, 실행 속도는 2.5배, 혁신력은 2.1배 더 높다는 사실을 근거로 제시합니다. 건강한 팀이란 명확한 목표, 신뢰 기반의 소통, 심리적 안정감, 피드백과 학습이 일상화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CEO 승계와 안정성: CXO 간의 합의와 명확한 책임 구조가 사전에 확립된 조직은 CEO 교체 이후에도 전략의 일관성이 유지되고 내부 혼란이 최소화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견고한 톱 팀을 갖춘 기업은 CEO 교체 후 2년간 전략 변경률이 20% 미만으로, 미흡한 기업(평균 55% 이상) 대비 훨씬 안정적이었습니다.
2. 맥킨지의 조직 건강 지표 (OHI)
조직의 건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맥킨지의 **OHI (Organizational Health Index)**에 따르면, 상위 25%에 해당하는 기업은 하위 그룹 대비 총주주수익률(TSR)이 3배 이상 높았으며, 이들 대부분은 명확한 역할 정의와 신뢰 기반 의사결정 구조를 갖춘 톱 팀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II. 탁월한 CEO가 실천하는 톱 팀 구축의 3가지 원칙
탁월한 CEO들은 톱 팀이 '무엇'을 함께할지보다 '어떻게' 함께할지를 더 많이 고민하며, 다음 세 가지 원칙을 통해 견고한 톱 팀을 설계합니다.
1. 최고경영진만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
최고경영진은 변화를 가져올 중요 항목만 의제에 올리고 나머지는 과감히 위임해야 합니다. 사소한 이슈와 세부적인 문제에 과도한 관심을 쏟는 경향, 즉 **'사소함의 법칙'**을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의 성공 원인 중 하나는 함께 작업하는 것에 있어 '가차 없이 우선순위를 설정한다'는 점이다. 우선순위 목록에 없는 건 그냥 놔둬도 괜찮은 하찮은 일이다. 성공의 열쇠는 시간과 에너지를 정말 중요한 일에 쏟는 데 있다." - 마크 캐스퍼, 서모 피셔 사이언티픽 CEO
명구 인용: 이콜랩의 전 CEO 더그 베이커는 "내 역할은 경영진이 중요한 일을 잘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회사를 살릴 결정과 망칠 결정을 구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나머지는 e메일로 해결한다."라고 요약하며, 최고경영진은 모든 일에 관여하는 사람이 아닌 조직 전체의 에너지 흐름을 결정하는 사람임을 강조했습니다.
2. 최고경영진은 '퍼스트 팀(First Team)'이다
톱 팀 구성원은 자신이 맡은 사업부나 업무보다 회사 전체의 요구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마인드셋을 확립해야 합니다. 이는 각 부문의 이익보다 기업 전체의 이익을 중시해 자원을 배분할 때 더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경영진에게 한쪽 발은 회사 일에, 다른 발은 본인의 업무에 걸치고 있으라고 요구했다. 예를 들어 인사부장이라면 '(톱팀에서) 내가 하는 일은 인사부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다. 인사부가 이콜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내가 여기에 와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 더그 베이커, 이콜랩 전 CEO
문화적 기반: 웨스트팩은행은 '누구라도 불만이 있으면 손을 들고 말하라', '회의에서 자신은 어떤 일에 동의하지 않았더라도 팀 전체가 동의했다면 어쨌든 지지한다' 등의 내용을 담은 행동 헌장을 도입하여 사내 정치를 줄이고 책임감을 불어넣었습니다.
3. 팀 빌딩에 투자하라
최고의 팀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설계되고 훈련되어야 합니다. 탁월한 CEO들은 톱 팀만의 시간을 따로 확보해 '어떻게 함께 일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데 투자합니다.
훌륭한 팀워크의 3요소: 맥킨지는 훌륭한 팀워크의 공통점으로 ① 방향 조정 (목표 공유 및 역할 명확화), ② 신뢰와 질 높은 상호작용 (갈등 회피 없는 열린 소통), ③ 회복탄력성 (위기를 학습과 도전의 기회로 전환)을 꼽았습니다.
실천적 방법: 공정한 외부 퍼실리테이터, 팀별 코칭, 성찰 훈련 등을 통해 팀의 성과를 높입니다. 특히 중요한 의사결정 이후 성찰의 시간을 가지며 "서로에게서 최고의 성과를 끌어냈다고 느끼는가?"와 같은 질문의 답을 찾는 것은 팀의 깊은 신뢰와 유대감을 쌓게 해줍니다. DBS 은행의 전 CEO 피유시 굽타는 "현금 보너스보다 오프사이트와 파티에 더 많은 돈을 쓴다"며 동료들과의 추억과 교감이 중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III. 결론: 온도조절기로서의 CEO와 집합적 리더십
아티클은 관리자를 환경에 대응하는 **'온도계'**에, 리더를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행동을 유발하는 **'온도조절기'**에 비유하며, CEO는 톱 팀의 팀워크를 다지고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반드시 온도조절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가장 결정적인 리스크 관리 자산은 개인의 전략이 아니라 톱 팀 간의 신뢰와 정렬된 협업이었다." - 글로벌 소비재 기업 CEO, 바우어 포럼 회고
궁극적으로 리더십의 무게중심은 개인에서 팀으로 이동했으며, 이제 중요한 질문은 '저 기업의 CEO가 누구인가?'가 아니라 **'그 CEO는 어떤 톱 팀과 함께 일하는가? 그 팀은 얼마나 유기적으로 작동하는가?'**가 되어야 한다는 명백한 선언을 남깁니다.
"위대한 기업은 위대한 팀에서 시작된다. CEO의 성공은 더 이상 혼자 이뤄지지 않는다."
이 문장은 현재와 미래의 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리더십 시스템을 어떻게 재정립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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