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9일 토요일

이정우 변호사 외 "경영권 분쟁의 '사전 방어 전략'"

법정 밖에서 승부가 결정된다? 리포트가 말하는 핵심 전략

기업 경영의 가장 큰 비전형적 리스크로 불리는 '경영권 분쟁'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상장사의 경영권 분쟁 관련 공시 건수는 315건으로,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과거의 분쟁이 상속 과정에서의 갈등이나 대주주의 법적 문제로 인해 발생했다면, 최근에는 사모펀드(PE), 행동주의펀드, 그리고 플랫폼을 통해 조직화된 소액주주연대까지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참전하며 그 양상이 훨씬 복잡해졌습니다.

이처럼 복잡해진 전장에서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DBR(동아비즈니스리뷰) 최신호에 실린 법무법인 율촌의 리포트는 단순한 법적 대응을 넘어선 '전사적 리스크 관리(ERM)'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합니다.

📑 DBR 리포트 소개: 경영권 분쟁, 중소기업이 더 위험하다

본 리포트는 금융감독원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영권 분쟁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진단합니다.

  • 중소기업의 취약성: 2024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87개 상장사 중 중소기업이 59개사(약 67.8%)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 낮은 우호 지분율: 이들 중소기업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우호지분율은 평균 22.7%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상장사 평균(39.6%)은 물론 대기업(29.9%), 중견기업(34.5%)보다 훨씬 낮은 수치로, 적은 자금으로도 경영권 공격이 가능함을 시사합니다.

  • 새로운 공격자: 막대한 자금력의 사모펀드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명분으로 체계적으로 결집하는 소액주주 플랫폼 등 새로운 주체들이 분쟁의 강도와 복잡성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 저자 소개: 법무법인 율촌의 전문가들

본 리포트는 기업 법무 및 금융 부문의 최고 전문가인 법무법인 율촌(Yulchon)의 파트너 변호사들이 집필하여 전문성을 더했습니다.

  • 이정우 변호사: 율촌 기업 법무 및 금융 부문 파트너 변호사로, 노무 전략,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 및 내부 조사, 인사노무 관련 소송을 주로 담당합니다.

  • 위춘재 변호사: 율촌 기업 법무 및 금융 부문 파트너 변호사로, M&A 및 기업 법무, 기업 지배구조, 경영권 분쟁 업무를 전문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 리포트의 시사점 및 인사이트

본 리포트는 경영권 분쟁 대응의 패러다임이 '법률'에서 '여론'과 '이해관계자 관리'로 이동했음을 명확히 지적합니다.

  1. 승패는 법정 밖 '비법률적 리스크'에서 결정된다

    과거에는 주주총회 가처분이나 형사 대응 등 법률적 리스크 관리가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법률적 대응 없이는 실효성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리포트는 노동조합, 언론, 기관투자가, 정부(정치권) 등을 분쟁의 향방을 좌우하는 '캐스팅보트'로 지목합니다. 노동조합이 특정 주주의 인수를 반대하며 여론을 결집하거나, 언론 보도가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비법률적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면 의결권 대결에서 패배할 수 있습니다.

  1.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이 핵심이다

    경영권 분쟁은 매우 빠르게 전개되기에, 분쟁이 터진 후 대응을 시작하면 이미 늦습니다. 리포트는 사후 대응의 성패조차 결국 '내부 리소스의 사전 준비'에 달려있다고 강조합니다.

따라서 방어 전략은 일회성 점검이 아니라 '일상적 경영 활동의 일환'으로 체계화되어야 합니다.

[Yulchon's Insight]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기업은... (중략) 내부통제 및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하고 실질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준법경영을 강화하고 기업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1. 기업이 즉시 실행해야 할 '사전 방어 전략'

    리포트는 잠재적 분쟁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전 대응 전략을 제시합니다.

  • 구조적 취약성 진단: 최대주주 지분율이 33% 미만인가? 2대 주주와의 격차가 10%p 미만인가? 승계 이슈가 존재하는가? 등을 냉철하게 진단해야 합니다.

  • 내부 안정성 확보: 평소 노사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약 및 정기적 대화 채널을 운영해야 합니다.

  • 위기 대응 플랜 구축: 위임장 대결, 공개 매수, 언론 대응 등 시나리오에 기반한 대응 전략을 사전에 준비해야 합니다.

  • 상시 커뮤니케이션: 투자자 라운드테이블, 언론과의 소통 등을 통해 기업 가치 제고 전략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신뢰를 구축해야 합니다.

  • ESG 경영 강화: 이는 단순 이미지 제고를 넘어 기관투자가, 소액주주 등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우호적 관계를 형성해 경영권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이 됩니다.

결국 리포트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경영권 분쟁은 '이벤트'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대응해야 하며, 그 시스템은 평소의 경영 활동 속에 내재화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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