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의 의무화: 지속가능성 공시가 이사회의 핵심 책임으로 통합되다
2025년 10월, OECD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회복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OECD 기업 지배구조 팩트북 2025(OECD Corporate Governance Factbook 2025)'**를 발간했습니다. G20/OECD 기업 지배구조 원칙을 기준으로 전 세계 52개 관할권의 법적, 제도적 프레임워크를 분석한 이 보고서는, 중대한 변화의 흐름을 명확히 제시합니다.
거시경제의 변동성, 지정학적 위험, 그리고 지속가능성과 디지털화라는 복잡한 도전 과제 속에서, 기업 지배구조(G)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과 장기적 가치 창출의 핵심 메커니즘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본 블로그는 'OECD 기업 지배구조 팩트북 2025'의 핵심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지배구조의 4대 핵심 변화를 분석합니다.
1.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전면적 부상
이번 팩트북에서 가장 주목할 변화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지배구조의 핵심 의제로 공식 편입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2023년 G20/OECD 원칙 개정의 후속 조치로, 기업의 기후 관련 및 기타 지속가능성 위험 관리가 이제 명백한 이사회의 책임임을 보여줍니다.
공시 의무화: 관할권의 **79%**가 법률 또는 규제를 통해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인증(Assurance)' 도입: 공시된 정보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60%**의 관할권이 '지속가능성 인증' 요건을 확립했습니다.
이사회 책임 명시: **71%**가 이사회의 지속가능성 관련 책임 공시를 요구하거나 권고하고 있습니다.
ESG 평가기관 규제: ESG 등급 및 지수 제공자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보유한 관할권이 **54%**에 달합니다.
2. 자본 시장의 구조 변화: 기관 투자자와 자금 조달
글로벌 상장기업의 소유 구조와 자금 조달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관 투자자의 지배력: 기관 투자자가 보유한 전 세계 상장 주식 비중이 **47%**에 달하며 (2022년 44%에서 증가), 자본 시장의 가장 큰 손으로 부상했습니다.
자금 조달 방식의 변화: 2014년부터 2024년까지, 기존 상장기업의 유상증자(SPO)가 신규 기업공개(IPO)보다 2.5배 더 많은 자본을 조달했습니다.
상장 유지의 어려움: 2005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35,000개 이상의 기업이 상장폐지되었습니다.
3. 주주권리의 진화: '참여'와 '감독'의 확대
주주들의 참여 방식과 권한이 디지털 시대에 맞춰 진화하고 있습니다.
가상 주주총회 고착화: COVID-19 팬데믹 기간 중 한시적으로 도입되었던 가상 주주총회가 영구적인 제도로 자리 잡았습니다. **85%**의 관할권이 '가상 전용(virtual-only)' 주총을, **94%**가 '하이브리드(hybrid)' 주총을 허용합니다.
특수관계자 거래(RPT) 감독 강화: 기업 자산의 부당한 이전을 막기 위해, **87%**의 관할권이 이사회 승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10년 전 54%에서 비약적으로 증가한 수치입니다. 94%는 즉각적인 RPT 공시를 요구합니다.
차등의결권 주식 확대: '1주 1표' 원칙의 예외인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을 허용하는 관할권이 2020년 44%에서 2024년 **60%**로 증가했습니다.
4. 이사회의 책임과 독립성 강화
기업 경영의 핵심인 이사회의 역할과 구성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CEO-의장 분리: **76%**의 관할권이 CEO와 이사회 의장의 역할을 분리하도록 요구하거나 권장합니다. 이는 2014년 44%에서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리스크 관리 책임: 이사회가 리스크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규정한 관할권이 **92%**에 달합니다 (2014년 62%).
성별 다양성 진전: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52개 관할권 평균 **29%**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5년 전 22%에서 꾸준히 증가한 결과입니다.
결론: 지배구조(G)는 E와 S를 실현하는 '엔진'
'OECD 기업 지배구조 팩트북 2025'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E/S)은 더 이상 선언적 구호가 아니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강력한 '지배구조(G)'가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장-폴 세르베(Jean-Paul Servais) OECD 기업 지배구조 위원회 의장이 서문에서 강조했듯이,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신뢰와 회복력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불확실성과 혼란의 시대에, G20/OECD 기업 지배구조 원칙과 같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표준에 기반한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공감대는 자본 시장의 신뢰를 구축하고 회복력을 지원하는 데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결국, 투명한 공시, 강화된 이사회 책임, 그리고 실질적인 주주권 행사가 결합될 때만이 기업은 복잡한 위기를 헤쳐나가고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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