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7일 목요일

참여 기반 설계의 역습: 보험사가 방어 비용을 거부할 수 있는 시대

이 글은 글로벌 로펌 Reed Smith의 두 파트너가 Risk Management Magazine에 기고한 분석 아티클이다 (2026년 5월 7일자).

Michael Salimbene는 Reed Smith의 생명과학·헬스케어 산업 그룹 파트너로, 제조물 책임 소송을 전문으로 한다. Benjamin Fliegel은 전략적 소송 전문가로 Reed Smith 로스앤젤레스 사무소의 매니징 파트너다. 두 사람 모두 기업 리스크 관리와 보험 분쟁 분야에서 깊은 실무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기사 핵심 요약]

소셜미디어 중독 소송이 보험 시장을 흔들다

2026년 3월, 캘리포니아 배심원단은 메타(Facebook·Instagram)와 유튜브가 플랫폼의 중독적 설계로 인해 사용자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판단하며 수백만 달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조용하지만 파급력이 큰 판결이 이미 앞서 나와 있었다.

📌 델라웨어 법원 판결 (2026년 2월 27일)

Hartford Casualty Insurance Co. v. Instagram LLC 사건에서 델라웨어 고등법원은 보험사들이 메타의 소송 방어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이 유지될 경우, Hartford·Chubb 등 20개 이상의 보험사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계류 중인 소셜미디어 중독 집단소송에서 메타의 방어 비용을 거부할 수 있게 된다.

📌 핵심 쟁점: "의도적 설계"는 보험 적용 대상 외

원고들은 무한 스크롤, 알고리즘 추천, 자동 재생, 잦은 알림 등이 사용자를 의도적으로 중독시키도록 설계되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를 우발적 사고(accident/occurrence)가 아닌 고의적 행위로 해석했고, 따라서 일반 상업 책임보험의 보장 범위 밖이라고 판단했다. 문제는 소송이 '과실(negligence)' 명목으로 제기되었더라도 이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과실 주장만으로도 보험사의 방어 의무가 발동되는 것이 캘리포니아 법의 관행이었는데, 이번 판결은 그 해석을 크게 좁혔다.

📌 영향 범위: 소셜미디어를 넘어 전 산업으로

이 판결의 위험은 빅테크에만 그치지 않는다. 사용자 참여(engagement)를 높이도록 설계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운영하는 모든 기업이 잠재적 위험군이다. 게임사의 루트박스·일일 로그인 보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자동 재생·알고리즘 추천, 투자 플랫폼의 게임화된 거래 인터페이스, 소비재·유통업체의 로열티 앱 등이 구체적인 예로 거론된다.

📌 기업이 직면할 현실적 리스크

보험사의 방어 비용 지급 거부가 늘어날 수 있고, 이미 지급된 방어 비용에 대한 환수 요구 가능성도 존재한다. 소송 초반 막대한 방어 비용을 기업이 자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

📌 기업이 지금 해야 할 일

기사는 리스크 매니저들에게 다음 다섯 가지 행동을 권고한다.

  1. 보험 약관 전면 재검토 — 고의적 행위, 예상/의도된 손해, 제품 관련 면책 조항을 중점 확인
  2. 보험 분쟁 대비 프로토콜 수립 — 거부 통지나 환수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 마련
  3. 자체 방어 비용 조달 계획 — 비용 추적 및 배분 체계를 갖추고 사후 구상권 청구 가능성 확보
  4. 브로커·보험사와 선제적 대화 — 기존 보험 계약의 범위와 공백을 미리 점검
  5. 내부 조율 강화 — 법무·리스크·재무 팀 간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 체계 구축

[한 줄 정리]

이번 판결은 '참여를 유도하는 의도적 설계'가 보험 면책 사유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새로운 법적 기준을 제시하며, 보험으로 소송 위험을 분산해온 수많은 기업들의 리스크 관리 전략을 근본부터 재검토하게 만드는 선례로 평가된다.


원문: Risk Management Magazine, Michael Salimbene & Benjamin Fliegel, May 7, 2026 링크: https://www.rmmagazine.com/articles/article/2026/05/07/insurance-coverage-fallout-in-the-wake-of-social-media-addiction-ruling


2026년 4월 21일 화요일

AI 리스크를 줄이고 싶다면, 알고리즘보다 데이터를 먼저 보라

[기사 소개]

이 글은 Risk Management Magazine에 2026년 4월 21일 게재된 기고문으로, 저자는 Kevin Gaut—보험 테크 플랫폼 INSTANDA의 최고기술책임자(CTO)다. INSTANDA는 클라우드 기반의 보험 코어 시스템을 제공하는 인슈어테크 기업으로, Gaut는 AI와 데이터 아키텍처 분야의 실무 전문가다. 이 기고문은 리스크 매니저를 주요 독자로 삼아, AI 도입 실패의 근본 원인을 '알고리즘'이 아닌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 문제로 짚어낸다.


[핵심 주장]

AI 성공의 출발점은 최신 모델이나 정교한 알고리즘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다.

데이터가 신뢰할 수 없으면, 아무리 뛰어난 AI 모델도 환각(hallucination)을 일으키며 운영·재무·평판 리스크를 연쇄적으로 발생시킨다. 실제로 2026 Allianz Risk Barometer에서 AI는 사이버 사고에 이어 글로벌 비즈니스 리스크 2위로 꼽혔다.


['더티 데이터' 딜레마]

많은 기업에서 데이터는 여러 시스템에 분산 저장되어 있어, AI 모델이 필요한 맥락을 확보하기 어렵다. COBOL 등 레거시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쓰는 조직일수록 AI 통합이 더욱 까다롭고, 관련 리스크도 크다.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도 예외가 아니다. 보험사가 자동화된 언더라이팅 프로세스를 도입할 때, 여러 소스에서 끌어온 물건 정보나 손해 데이터에 공백이 생기면 요율 산정 오류가 수 주에서 수 개월간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다.


[리스크 매니저가 점검해야 할 4가지 질문]

① 데이터를 너무 일찍 정제(clean)하고 있지는 않은가?

과거의 ETL(추출-변환-적재) 방식은 데이터를 분석 전에 표준화하는데, 이 과정에서 AI 학습에 필요한 맥락이 사라진다. 더 나은 접근은 지저분하더라도 원시(raw) 데이터를 최대한 보존하는 파트너를 택하고, 이상값과 편향을 제거한 뒤 특정 유스케이스에 맞게 모델을 학습시키는 것이다.

② 데이터 추출 도구가 핵심 시스템과 제대로 통합되어 있는가?

OCR 솔루션은 비정형 데이터를 구조화할 뿐이며, 그 자체만으로는 AI가 정확한 언더라이팅·클레임 결정을 내리기에 충분하지 않다. 클라우드 기반 코어 시스템을 가진 조직은 AI 기능을 내장해 데이터 정제와 강화까지 자동화할 수 있지만, 레거시 시스템을 쓰는 조직은 이 과정이 불가능해 AI 리스크가 증폭된다.

③ PII와 민감 데이터는 어떻게 처리되는가?

ChatGPT 같은 외부 AI 도구에 개인식별정보(PII)를 전송하면, 해당 도구는 데이터 서브프로세서가 되고 조직은 그 관계를 공시하고 관련 개인정보 규정을 준수할 책임을 지게 된다.

④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 시점은 언제인가?

생성형 AI에서 에이전틱 AI로 진화할수록 자동화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언더라이팅·클레임 같은 다단계 프로세스에서는 인간이 동일한 수준의 의사결정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휴먼 인 더 루프(HITL) 체계를 명확히 갖춰야 한다.


[결론]

리스크 매니저는 알고리즘보다 데이터의 출처, 정제 방식, 활용 방식을 이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관리한 조직은 AI 리스크를 낮추고, 신뢰를 구축하며, 더 빠르게 ROI를 실현할 수 있다.


2026년 4월 9일 목요일

기업 회복탄력성으로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다

기고자 소개

이 글은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US) 리스크 관리 및 컴플라이언스 사무소 소속 세 명의 전문가가 공동 집필했다. Hazel Mak은 전략적 리스크 관리 총괄 책임자이며, Seet Yiwen과 Teng Yi Sin은 각각 어시스턴트 시니어 매니저로 재직 중이다. 실무 현장에서 리스크를 직접 다루는 전문가들이 쓴 만큼, 이론보다 실용적 관점에 무게가 실려 있다.


회복탄력성은 '버티기'가 아니다

저자들은 엔터프라이즈 회복탄력성(Enterprise Resilience)을 단순한 위기 대응 능력으로 보지 않는다. 변화에 적응하고 혁신하며, 오히려 성장 기회를 만들어내는 조직적 역량으로 정의한다. 이 관점에서 회복탄력성은 조직의 생존 전략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경쟁력의 핵심 축이다.


5가지 핵심 영역

저자들은 회복탄력성을 다섯 가지 영역으로 나눠 설명한다. 먼저 디지털 회복탄력성은 사이버 위협과 급격한 기술 변화에 대응하고 복구하는 능력으로, 견고한 IT 인프라와 사이버보안 체계가 기반이 된다. 기술적 회복탄력성은 AI·ML 같은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안정적이고 확장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뜻한다. 운영 회복탄력성은 핵심 업무가 중단되지 않도록 사전에 계획하고 시나리오를 테스트하는 능력이며, 재무 회복탄력성은 유동성을 확보하고 시장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재무 전략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인재 회복탄력성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민첩한 인재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7가지 실천 전략

회복탄력성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저자들은 일곱 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첫째, 리스크 관리의 전 과정에 회복탄력성을 통합해야 한다. 시나리오 플래닝과 실시간 IoT 기반 모니터링을 병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둘째, 적응형 리더십과 회복탄력적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실험을 장려하고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셋째, 지속적인 학습과 업스킬링에 투자해야 한다. 기술 변화에 뒤처지지 않도록 역량 진단과 교육 체계를 꾸준히 운영해야 한다.

넷째, 이해관계자 간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역할을 명확히 정의하고 다채널 비상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측정 지표와 피드백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복구 시간, 시스템 가동률, 재무 지표, 직원 설문 등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정량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여섯째, 조직의 맥락과 성숙도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 산업별 규제와 리스크 프로필을 반영해 도구를 선택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곱째,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회복탄력성 개발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정기적인 리뷰와 시뮬레이션, 거버넌스 체계를 통해 역량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결론

회복탄력성은 한 번 구축하고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기술, 리더십, 문화, 학습, 커뮤니케이션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조직은 단순히 위기를 버티는 수준을 넘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손에 쥐게 된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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