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 magazine] 불확실성의 시대, 조직은 어떻게 살아남는가 — 기업 회복력을 통한 지속가능성의 새로운 패러다임
Risk Management Magazine 게재 | 2026년 4월 9일 Hazel Mak · Seet Yiwen · Teng Yi Sin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위기관리·컴플라이언스실)
우리는 지금 예측 불가능성이 일상이 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팬데믹, 기후 변화, 지정학적 갈등, 사이버 위협의 고도화, 인공지능의 급격한 부상까지 — 조직을 둘러싼 리스크의 종류와 속도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많은 조직들이 공통적으로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 조직은 과연 흔들림 없이 지속될 수 있는가?"
이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위기관리·컴플라이언스실의 전문가들이 심도 있는 기고문을 발표하였습니다. Risk Management Magazine 2026년 4월호에 게재된 **"Improving Organizational Sustainability Through Enterprise Resilience"**는 단순한 위기 대응 매뉴얼이 아닙니다. 조직이 위기를 넘어 더 강해지는 방법, 즉 **기업 회복력(Enterprise Resilience)**을 전략적·문화적·실천적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다룬 역작입니다.
✍️ 이 기고를 집필한 연구팀을 소개합니다
이번 기고문은 실무 현장에서 위기관리 전략을 직접 설계하고 운영해 온 세 명의 전문가가 공동으로 집필하였습니다. 이들은 싱가포르 국립대학교라는, 수만 명의 학생과 교직원,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와 글로벌 파트너십이 얽혀 있는 복합적인 조직에서 위기관리의 최전선을 담당해 온 분들입니다.
Hazel Mak은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위기관리·컴플라이언스실의 전략적 위기관리 부문 총괄 책임자(Head of Strategic Risk Management)로, 조직 전체의 리스크 전략 수립과 거버넌스 체계를 이끌고 있습니다. 광범위한 조직 리스크를 전략적 시각으로 조망하고 통합적인 해결책을 설계하는 것이 그녀의 핵심 역할입니다.
Seet Yiwen과 Teng Yi Sin은 각각 수석 매니저보(Assistant Senior Manager)로, 위기관리 실무의 깊숙한 곳에서 정책 개발, 리스크 평가, 조직 내 회복력 프로그램 운영에 직접 참여해 온 실무 전문가들입니다.
이 세 분이 함께 이번 기고를 집필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습니다. 전략을 설계하는 리더와, 그 전략을 현장에서 실행하는 실무자가 함께 목소리를 낸 글이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이 기고문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이론서도, 단순한 실무 체크리스트도 아닌 — 이론과 현장이 정직하게 만나는 텍스트로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 회복력은 '버티는 힘'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회복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위기 상황에서 쓰러지지 않고 버텨내는 힘, 즉 일종의 방어적 역량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이 기고문은 그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합니다.
저자들은 기업 회복력을 **"단순한 생존을 넘어, 지속적인 적응·혁신·기민성을 통해 위기 속에서도 성장 기회를 발굴하고 창출하는 능력"**으로 정의합니다. 다시 말해, 회복력이란 충격을 받은 뒤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복원력(restoration)이 아니라, 충격을 겪으면서도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하는 변환력(transformation)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이 관점의 전환은 매우 중요합니다. 조직이 회복력을 '방어 수단'으로만 바라보면, 위기가 닥쳤을 때 현상 유지에 급급하게 됩니다. 반면 회복력을 '성장 동력'으로 바라본다면, 위기는 오히려 조직을 재설계하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이 기고문은 그 도약의 방법론을 체계적으로 제시합니다.
🧩 기업 회복력을 구성하는 5가지 핵심 영역
이 기고문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회복력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5가지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영역으로 분해하여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각 영역은 독립적으로 작동하면서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조직이 어느 한 영역에서라도 취약성을 가지면 전체 회복력이 흔들릴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첫 번째는 디지털 회복력(Digital Resilience)입니다. 오늘날 사이버 공격은 특정 산업이나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학, 병원, 중소기업, 비영리기관까지 모든 조직이 잠재적 타깃이 되는 시대입니다. 디지털 회복력은 이러한 사이버 위협과 급속한 기술 변화에 대응하고, 피해 발생 시 빠르게 복구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강력한 IT 인프라 구축, 고급 보안 시스템 도입, 그리고 기술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적응하는 과정이 모두 여기에 포함됩니다.
두 번째는 기술적 회복력(Technological Resilience)입니다. 디지털 회복력이 사이버 위협에 대한 방어에 초점을 맞춘다면, 기술적 회복력은 보다 능동적인 차원에서 AI, 머신러닝 등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안정적이고 확장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역량을 가리킵니다. 기술을 단순히 '도구'로 쓰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회복력 자체를 높이는 전략적 자산으로 삼는 접근법입니다.
세 번째는 운영 회복력(Operational Resilience)입니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조직의 핵심 업무 기능이 중단 없이 지속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운영 회복력의 본질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내 어떤 프로세스가 진정한 핵심인지를 먼저 명확히 파악해야 하며, 그에 기반한 비상 계획(contingency plan)을 수립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한 테스트와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운영 회복력은 위기 전부터 준비되어 있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집니다.
네 번째는 재무 회복력(Financial Resilience)입니다. 경제적 충격은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갑작스러운 시장 급변, 환율 변동, 수익원의 갑작스러운 축소 등 다양한 재무적 위기 앞에서 조직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가가 재무 회복력의 핵심입니다. 이는 단순히 많은 돈을 쌓아두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충분한 유동성 확보, 전략적 재무 계획 수립, 그리고 시장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재무 구조를 갖추는 것이 진정한 재무 회복력입니다.
다섯 번째는 인재 회복력(People Resilience)입니다. 앞서 말한 네 가지 회복력이 아무리 잘 갖춰져 있어도, 결국 그것을 운용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인재 회복력은 구성원들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서로 협력하며, 위기 속에서도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는 역량과 문화를 의미합니다. 학습 문화의 내재화, 창의성과 팀워크의 장려, 지속적인 역량 개발 기회 제공이 그 핵심 요소입니다. 인재 회복력이 탄탄한 조직은 어떤 위기에서도 가장 강력한 자산을 품고 있는 셈입니다.
🛠️ 회복력을 실제로 구축하는 7가지 실천 전략
이 기고문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개념과 이론에 머무르지 않고 조직이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7가지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한다는 데 있습니다.
첫째, 리스크 관리의 전 과정에 회복력을 통합하십시오. 회복력은 별도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조직이 리스크를 식별하고 평가하고 대응하는 전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 부서 간 교차 기능 리뷰, 실시간 데이터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둘째, 적응형 리더십과 회복적 조직 문화를 구축하십시오. 리더가 실험을 장려하고, 실패를 처벌이 아닌 학습의 기회로 바라보며, 조직 전체의 협업을 촉진할 때 회복력은 문화로 자리 잡습니다. 회복력은 리더십에서 시작됩니다.
셋째, 지속적인 학습과 업스킬링에 과감히 투자하십시오. 정기적인 역량 평가, 접근하기 쉬운 학습 플랫폼 구축, 조직 내 지식 공유 체계는 구성원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출 수 있게 해주는 핵심 인프라입니다.
넷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와 이해관계자 참여를 강화하십시오.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명확한 역할 분담, 평소부터 쌓아온 신뢰, 그리고 다중 채널을 통한 소통 체계가 위기 대응력을 결정합니다.
다섯째, 측정 지표와 피드백 체계를 갖추십시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원칙은 회복력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운영·기술·재무·인재 회복력 각각에 대한 구체적인 KPI를 설정하고, 정기적으로 성과를 평가하며 피드백을 반영하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여섯째, 조직의 맥락과 성숙도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선택하십시오. 회복력 강화에 '모든 조직에 통용되는 단 하나의 정답'은 없습니다. 산업별 규제 환경, 조직의 리스크 프로필, 현재의 성숙도 수준을 면밀히 분석하여 그에 맞는 도구와 전략을 선택하고 테스트해야 합니다.
일곱째,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회복력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십시오. 회복력은 한 번의 프로젝트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경영진의 지속적인 지원, 정기적인 검토와 시뮬레이션, 명확한 거버넌스 체계가 뒷받침될 때 회복력은 조직의 DNA로 자리 잡게 됩니다.
💬 이 기고문이 우리에게 남기는 메시지
저자들은 기고문의 마지막에서 이렇게 강조합니다. 회복력은 언젠가 달성하고 나면 끝나는 고정된 목표가 아닙니다. 그것은 리더십, 학습, 기술, 그리고 문화가 유기적으로 통합된 전사적이고 동적인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모든 구성원이 자신이 리스크를 예측하고 관리하고 그로부터 배우는 과정의 일부임을 이해하고 내면화해야 합니다.
이것은 단지 위기관리 담당자나 경영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팀장도, 실무자도, 신입 직원도 — 모두가 조직 회복력의 구성 요소입니다. 그 인식이 퍼져나갈 때, 조직은 비로소 어떤 폭풍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진정한 회복력을 갖추게 됩니다.
위기관리, 조직 전략, 지속가능경영, 그리고 조직의 미래를 고민하시는 모든 분들께 이 기고문을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이 시대에, 여러분의 조직은 얼마나 준비되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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