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10일 금요일

[해외건설] SMR·AI 데이터센터·AI 기본법, 세 편의 기고가 그리는 글로벌 리스크 지형

[해외건설저널 2026 Issue No.1] 해외건설 법률정보 — SMR·AI 데이터센터·AI 기본법, 세 편의 기고가 그리는 새로운 리스크 지형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가 발행하는 『해외건설저널(Journal of International Construction)』 2026년 제1호(Issue No.1)는 '해외건설 법률정보' 섹션에서 글로벌 SMR 시장과 해외건설 AI를 둘러싼 법률 쟁점을 다루었습니다. 국내 대형 로펌 세 곳의 변호사가 기고한 이번 세 편의 글은 에너지 전환과 AI 인프라 확산이라는 같은 흐름을 원자력 입법, 데이터센터 인허가 분쟁, AI 규범(Compliance)이라는 서로 다른 각도에서 짚고 있습니다. 해외건설 수행 과정에서 마주하는 법률 이슈를 실제 발생(가능)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는 섹션의 취지에 따라, 세 기고 모두 제도 해설에 그치지 않고 사업자가 부담하게 될 구체적 책임과 리스크를 짚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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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글로벌 SMR 시장 선점을 위한 법·제도적 전략 — 한국형 SMR 수출을 위한 입법·규제 전략
기고자: 김용길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김용길 변호사는 AI 데이터센터가 24시간 안정적인 기저부하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입지 유연성과 고유 안전성을 갖춘 소형모듈원자로(SMR)가 무탄소 기저전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현재 전 세계 19개국에서 80여 종의 SMR이 개발되고 있으며, 한국은 170MWe급 모듈 4개를 결합한 680MWe 출력의 i-SMR에 대해 2026년 표준설계인가 신청, 2028년 인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고의 핵심은 기술보다 제도입니다. 무붕산 운전, 완전 피동 안전계통 등 i-SMR의 혁신 기술은 기존 대형 원전의 규제 기준과 전산해석 코드로는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SMR에 최적화된 SPACE 코드의 개발과 규제기관 검증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아울러 국회에 발의된 황정아 의원안(A안), 최형두·천하람 의원안(B안), 박충권 의원안을 비교하며 SMR의 정의 범위, 과기부·산자부 간 주관 부처, 지원 내용의 구체성을 주요 쟁점으로 정리합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예상되는 분쟁에 대한 선제적 입법'입니다. 방사선환경영향평가 대상인 원전 반경 80km 이내 주민의 원고적격(서울고등법원 2021누63329), 온배수로 인한 환경 침해(대법원 97누19588), 중대사고·다수기 사고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심사 누락 여부(서울행정법원 2019구합63881) 등 기존 원전 판례의 쟁점이 SMR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명확한 법적 정의, 위험도에 걸맞은 환경영향평가 대상 지역, 사전설계검토(Pre-Application Review), 위험도 정보 활용 및 성과 기반 규제(RIPBR), 비상계획구역(EPZ)의 합리적 축소 등을 입법 과제로 제시합니다. 외교적으로는 HALEU 공급망의 취약성과 한·미 원자력협정(123 협정)상 '동의 권한'의 제약을 넘어서기 위해 '포괄적 장기동의(Advance Long-term Consent)'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이 기고가 시사하는 바는, SMR 사업의 불확실성이 시공 단계의 물리적 위험보다 인허가 지연과 법적 분쟁이라는 비물리적 위험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인허가 단계의 거부·지연이 곧 사업비 증가와 금융비용으로 전이되는 구조에서는, 예정이익상실(ALOP) 담보의 트리거 조건과 면책 범위를 사전에 정밀하게 설계하는 일이 사업 구조화의 일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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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관련 정책 및 분쟁사례
기고자: 우현수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우현수 변호사는 AI 인프라를 하드웨어(데이터센터), 전력(전력 및 냉각시스템), 컴퓨팅, 네트워크, 소프트웨어로 구분하고, 결국 AI 인프라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구성요소로 집약된다고 정리합니다. 이어 미국의 행정명령 제14141호, 제14318호(데이터센터 기반시설 연방 인허가 가속화), 제14262호(전력망 신뢰성 및 보안 강화)를 차례로 소개하고, 국내에서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상 계약전력 10MW 이상 사용자에게 의무화된 전력계통영향평가가 '지역사회 수용성', '지방재정기여도' 등 비기술적 요소까지 평가항목에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짚습니다.

기고에서 가장 실무적인 부분은 국내 분쟁 사례입니다. 용인시의 데이터센터 건축허가거부처분에 대해 사업자가 제기한 취소소송에서 수원지방법원은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5. 10. 29. 선고 2024구합74411 판결). 법원은 냉각시스템이 24시간 가동되어 소음이 주거지역 야간 기준에 부합하더라도 피해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무정전전원장치(UPS)에 적용될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약 15m 거리 내에 수개의 주거지가 존재한다는 점을 들어 피고의 재량적 판단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

해외 사례로는 구글의 사우스더블린 데이터센터 신청이 "지역의 전력망 용량이 부족할 수 있음"을 이유로 거절된 아일랜드, 일리노이주 나파빌의 계획 백지화와 플로리다 하원 위원회의 주거지역·학교 반경 8km 이내 신축 금지 법안 통과 등 미국 각 주의 규제 움직임을 소개합니다. 기고자는 이러한 분쟁이 단순한 소송이 아니라 정치적·정책적·제도적 수단으로 근본적 해결이 가능한 분쟁이라고 진단하며, 국내 건설업체가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발전소 등과 함께 해외 AI 데이터센터 개발로 확장하는 전략을 제안합니다.

이 기고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BESS·UPS 화재 리스크가 이제 운영 단계의 재산 위험을 넘어 인허가 단계의 법적 판단 근거로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줍니다. 화재안전 설계와 그에 상응하는 담보 구조는 사고 이후의 손실 보전 수단인 동시에, 인허가 단계에서 사업자가 제시할 수 있는 위험 관리의 증빙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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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AI 기본법 시대의 도래: 해외건설 산업의 디지털 규범(Compliance)과 전략적 대응 — 인공지능기본법 시행에 따른 법적 쟁점 분석 및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 방안
기고자: 강정희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강정희 변호사는 2026년 1월 22일 시행된 「인공지능의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법률」(인공지능기본법)이 해외건설 산업에 던지는 함의를 분석합니다. 출발점은 이 법의 규율 대상이 AI를 직접 개발하는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AI를 사업 운영에 활용하는 '이용사업자'까지 포섭한다는 점입니다. 건설 기업 역시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는 방식과 위험도에 따라 투명성·안전성 확보 의무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고의 중심 개념은 '고영향 AI'입니다. 고영향 AI는 기술의 첨단성이 아니라 오작동 시 초래될 '결과의 심각성'을 기준으로 판단되며, 법령이 열거한 에너지·교통·공공안전 분야는 발전소, 철도, 항만, 댐, 플랜트 등 해외건설의 핵심 영역과 직접 맞닿아 있습니다. 근로자의 위치와 행동을 영상 인식으로 분석해 추락·충돌·붕괴 위험을 경고하는 AI, 인간의 실질적 검증 없이 구조 계산 결과가 시공에 반영되는 자동 설계 도구가 그 예시로 제시됩니다. 고영향 AI 사업자는 위험관리 방안 수립, 결과 도출 기준의 설명, 이용자 보호, 사람의 관리·감독, 입력 데이터·판단 과정·출력 결과의 문서 작성과 보관 등의 책무(법 제34조)를 부담하며, 위반 시 최대 3천만 원의 과태료가 규정되어 있습니다(1년 계도기간 운영).

실무 대응으로는 AI 인벤토리 구축과 고영향 가능성 사전 스크리닝, AI 거버넌스·보안 통합 체계, 계약·공급망 구조에서의 책임 배분, 자율적 확인 제도와 감독기관과의 사전 소통이 제시됩니다. 특히 발주처–EPC–설계사–장비 벤더–클라우드 사업자로 이어지는 다층 구조에서 책임 귀속이 불명확하면, 규제 리스크가 최종 사업자인 건설사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은 계약 실무에 직접적인 시사점을 줍니다.

보험 설계의 관점에서 이 기고는 새로운 책임 영역의 형성을 예고합니다. AI 설계 도구의 오류는 엔지니어링 전문인배상책임의 담보 범위와, AI 거버넌스 체계의 부재는 경영진의 관리·감독 의무를 다투는 D&O 청구와, 로그 및 데이터 보안 사고는 사이버 리스크와 각각 맞닿아 있습니다. 기존 증권의 면책조항이 AI 관련 손해를 어떻게 다루는지, 그리고 증권 간 담보 공백은 없는지를 점검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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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세 편의 기고는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지만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합니다. 에너지 전환과 AI 인프라 시대의 해외건설 리스크는 시공 현장의 물리적 사고보다 인허가, 규제 준수, 책임 배분이라는 제도적 영역에서 먼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리스크의 식별과 계량, 그리고 보유와 전가의 경계 설정이 사업 초기 단계부터 법률 검토와 함께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합니다. 원문은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해외건설저널 2026 Issue No.1: http://krc.ica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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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트는 해외건설저널 2026년 제1호 기고 내용을 요약·소개한 것이며, 각 기고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견해로 해외건설협회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법률적 해석은 전문 변호사에게, 담보 범위와 보상 조건은 보험사 및 상품별 약관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