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 리스크 바로미터 2025 보고서는 전 세계 리스크 관리 전문가들의 통찰을 집약하여 현대 기업이 직면한 거대한 위협의 지형도를 제시한다. 기술적 진보와 자연의 격변, 그리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얽히며 리스크 간 상호 연결성이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된 시점이다.
글로벌 10대 리스크 상세 분석
1. 사이버 사고 (Cyber incidents)
4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기업의 존립을 위협하는 최우선 과제로 등극했다. 랜섬웨어 공격의 고도화, 대규모 데이터 유출, 그리고 IT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성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 기업 평판과 재무 건전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2. 사업 중단 (Business interruption)
공급망의 복잡성 증대로 인해 발생하는 운영 정지 리스크다. 사이버 공격이나 자연재해의 연쇄 반응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현대의 고도화된 자동화 시스템은 작은 지점의 결함이 전체 시스템의 마비로 이어지는 '효율성의 역설'을 초래하고 있다.
3. 자연재해 (Natural catastrophes)
5년 연속 보험 손실액이 1,000억 달러를 상회하며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단순한 기상 이변을 넘어 지진, 홍수, 산불 등 예측 불가능한 대형 재난이 기업의 물리적 자산과 운영 기반을 위협하는 상시적 변수가 되었다.
4. 법률 및 규정의 변화 (Changes in legislation and regulation)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CSRD 등)와 인공지능 관련 규제 도입이 기업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관세 정책 변화는 글로벌 공급망 전략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한다.
5. 기후 변화 (Climate change)
조사 시작 이래 역대 최고 순위인 5위를 기록했다. 물리적 피해뿐만 아니라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환 리스크, 그리고 강화되는 환경 규제 준수 비용이 기업의 장기적인 수익 구조를 압박하고 있다.
6. 화재 및 폭발 (Fire, explosion)
전통적인 위험 요소이나, 설비의 대형화와 고밀도화로 인해 발생 시 피해 규모가 막대하다. 단순 사고를 넘어 사업 중단으로 이어지는 결정적 도화선이 된다는 점에서 여전히 경계의 대상이다.
7. 거시경제 발전 (Macroeconomic developments)
전 세계적인 선거 결과에 따른 정책 기조의 변화, 인플레이션의 변동성, 금리 정책의 불확실성이 포함된다. 이는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과 투자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저 리스크다.
8. 시장 동향 (Market developments)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 M&A 환경의 변화, 그리고 예상치 못한 시장의 변동성을 의미한다. 특히 보호무역 장벽에 따른 시장 접근성 저하가 새로운 우려 사항으로 부각되고 있다.
9. 정치적 위험 및 폭력 (Political risks and violence)
지정학적 갈등의 장기화와 사회적 불안정에 따른 시민 소요 사태가 포함된다. 글로벌 공급망을 운용하는 기업들에 있어 특정 지역의 정치적 불안은 즉각적인 물류 차질과 자산 손실로 이어진다.
10. 신기술 (New technologies)
인공지능(AI)의 급격한 확산이 가져올 불확실성이 핵심이다. AI는 생산성 향상의 도구인 동시에 사이버 공격의 도구로 악용될 수 있으며, 기술적 윤리와 보안상의 취약점을 증폭시키는 양면성을 지닌다.
시사점: 연결된 리스크의 시대
2025년 리스크 지형의 핵심 키워드는 **상호 연결성(Interconnectivity)**이다. 개별 리스크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사이버 사고가 사업 중단을 일으키고 기후 변화가 규제 변화를 견인하는 식의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따라서 특정 분야에 국한된 단편적인 방어 전략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기업은 리스크를 전사적 관점에서 조망하는 전체론적 접근(Holistic Approach)을 취해야 하며, 예상치 못한 충격에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확보를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
한국 중견·중소기업의 대응 전략
한국의 중견 및 중소기업은 자원과 인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러한 글로벌 파고에 맞서야 한다. 다음과 같은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
디지털 보안 체계의 실질적 강화: 대기업에 비해 보안 솔루션 도입이 늦은 경우가 많다. 클라우드 기반의 보안 서비스를 활용하고, 임직원 대상의 정기적인 보안 교육을 통해 휴먼 에러에 의한 사이버 사고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공급망 다변화 및 국산화: 특정 국가나 기업에 의존하는 공급망 구조는 지정학적 리스크나 사업 중단 사고에 취약하다. 핵심 원자재의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가능할 경우 국산 부품 채택 비중을 높여 외부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
규제 대응을 위한 선제적 정보 수립: 글로벌 ESG 공시 기준이나 수출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정부 및 유관 기관에서 제공하는 리스크 관리 컨설팅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여 규제 준수 비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연속성 계획(BCP) 수립: 화재, 홍수, 시스템 마비 등 비상 상황 발생 시 즉각 가동할 수 있는 표준 운영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매뉴얼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훈련을 통해 실효성을 검증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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