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6일 토요일

김대연 변호사 '안전보건 이슈의 관리방안으로서 위험성평가 실시의 주안점'

안전보건, ESG의 주변부에서 경영의 핵심 보루로: 위험성평가의 실효적 고찰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KCCI ESG Brief 제54호에서 법무법인(유한)화우의 김대연 변호사는 현대 기업 경영에서 '안전'이 차지하는 위상이 어떻게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를 날카롭게 통찰하였다. 과거의 안전보건이 사고 발생 후의 수습이나 단순한 규제 준수의 영역이었다면, 이제는 기업의 존립을 결정짓는 ESG 경영의 핵심 보루이자 사회(S) 영역의 정수라 할 수 있다.

1. 비용에서 투자로: 안전보건의 패러다임 전환
현대 경영 체제에서 일터의 안전보건은 더 이상 재무제표의 손실을 방어하는 방어 기제가 아니다. 국내외 주요 ESG 평가기관들은 산업안전 관련 지표를 필수적인 평가 항목으로 포함하고 있으며, 실제 산업재해 이슈는 기업 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 요소로 부상하였다. 2025년 7월 서스틴베스트가 발간한 보고서가 지적하듯, 산업재해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중요 이슈 중에서도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정부 역시 안전보건 관리가 ESG의 기본이며, 단순한 비용이 아닌 '투자'로서 경영의 일부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따라 중대재해 관련 사실이 투자 판단의 직접적인 근거가 되도록 ESG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이는 안전이 곧 자본의 흐름을 결정하는 경영의 본질적 요소임을 시사한다.

2. 위험성평가: 안전보건관리체계의 실질적 동력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의 자율적인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엔진은 바로 위험성평가다. 위험성평가는 사업주가 스스로 유해·위험요인을 파악하고 그 위험성 수준을 결정하여, 이를 낮추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마련하고 실행하는 능동적인 과정이다.

이는 단순히 법적 의무를 면하기 위한 요식행위가 아니다. 경영책임자가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 절차를 마련하고, 이를 반기 1회 이상 점검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이행하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따라서 중대·산업재해 사건의 조사 및 수사 실무에서도 위험성평가의 적절성 여부는 기업의 책임 범위를 가르는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 된다.

3. '서류 속의 안전'을 넘어 '현장의 안전'으로
많은 기업이 방대한 분량의 위험성평가 보고서를 작성하면서도 사고를 막지 못하는 비극은 '형식적 이행'의 함정에서 비롯된다. 실효성 있는 안전 관리를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주안점에 대한 깊은 사유가 필요하다.

정보의 정밀성에 기반한 위험요인 도출: 작업 내용, 사용 기계, 환경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 공유가 필수적이다. 안전 업무를 특정 부서의 전용 영역으로 치부하지 말고 인사, 재무 등 전사적 업무 데이터가 안전 영역으로 환류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WAI(Work As Imagined)와 WAD(Work As Done)의 결합: 관리자가 상상하는 작업 방식(WAI)과 현장에서 실제로 행해지는 방식(WAD) 사이의 괴리를 인정해야 한다. 실제 작업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실제 실행 내용을 분석할 때 비로소 예견 가능한 범위 내의 위험요인을 도출할 수 있다.

지속적 순환 구조 설계: 위험성평가는 결과물이 아닌 안전을 위한 도구여야 한다. 위험성 감소 대책이 일회성 이행에 그치지 않도록 표준운영절차(SOP)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작업안전분석(JSA)을 통해 근로자가 작업 단계별 위험을 스스로 인지하고 개선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결론: 경영의 일부로서의 안전
안전은 슬로건이 아니라 경영의 일부임을 하나의 사실 내지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선제적(Proactive)이고 지속적인 안전 관리는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제 위험성평가를 단순한 규제의 짐이 아닌, 기업의 내실을 다지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가장 본질적인 경영 전략으로 승화시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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