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재 산업의 안전보건 정보 공시 현황 분석: 실태 진단과 전략적 제언
정부의 노동안전 종합대책 발표와 함께 재해조사보고서, 안전보건공시제 도입이 예정됨에 따라 안전보건 정보 공개의 중요성이 한층 강화되었다. 이 연구는 국내외 안전보건 정보 공시 동향을 살펴보는 한편 이를 토대로 국내 기업의 정보 공개 현황을 조사했다.
- 보고서명: 국내 기업의 안전보건 정보 공시 현황 : 자본재 산업을 중심으로
- 연구자: 박수빈 선임연구원 (한국ESG기준원 ESG평가본부 사회파트)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최근 국내외적으로 기업의 안전보건 책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과 안전보건공시제 도입 예고는 기업에 보다 투명하고 구체적인 정보 공개를 압박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역시 ESRS(유럽 지속가능성 공시 표준) 등 강력한 공시 규제를 통해 기업의 실질적 리스크 관리 역량을 검증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산업재해 위험 노출도가 높은 국내 자본재 산업을 대상으로 안전보건 공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향후 기업이 직면할 규제 환경에 대한 대응 방향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2. 연구 방법 및 분석 지표
본 연구는 2025년 KCGS 사회평가 대상 기업 중 건축자재, 건설업, 기계, 조선업 등 자본재 업종 141개사를 전수 조사하였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사업보고서 등 공식 공시 채널을 전수 조사하였으며, 분석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ESRS 및 GRI 403 표준을 준용한 4가지 핵심 영역을 분석 지표로 설정하였다.
- 안전보건 관리체계: 경영방침 및 시스템의 구축 수준
- 위험관리 프로세스: 위험 식별 및 개선 조치의 실효성
- 안전보건 지표: 원청 및 협력사별 정량적 재해 데이터
- 협력업체 지원체계: 공급망 대상 안전보건 소통 및 지원 성과
3. 연구의 주요 내용 및 분석 결과
가. 관리체계의 형식화와 질적 수준의 괴리
조사 대상 기업의 84.4%가 안전보건 경영방침을 수립하고 있으나, 이를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 계획으로 연결하여 공시한 기업은 29.8%에 불과했다. 이는 대다수 기업이 정책 수립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전략적 목표 설정과 이행으로 이어지는 관리의 질적 고도화가 시급함을 시사한다.
나. 위험관리 프로세스의 단절: 식별과 조치의 불일치
위험 식별 절차를 공개한 기업 중 실제 식별된 위험에 대한 '구체적 조치 및 개선 실적'까지 공시한 비중은 17.0%로 급감했다. 이는 법적 의무에 따른 형식적 위험성 평가는 수행되고 있으나, 실질적인 위험 제거 활동과 그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데에는 소홀함을 보여준다.
다. 공급망 안전보건 관리의 취약성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협력업체 관련 정보의 부재다. 원청의 안전보건 지표 공시율(84.4%)에 비해 협력업체의 지표 공시율은 29.8%로 현저히 낮았다. 협력업체 지원 프로그램 역시 34.0% 수준에 그쳐, '위험의 외주화'를 차단할 수 있는 공급망 통합 관리 체계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4. 글로벌 선진 사례 분석
보고서는 국내 기업이 벤치마킹해야 할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통해 공시의 지향점을 제시한다.
Shell 및 Siemens: 재해 통계의 5개년 시계열 데이터를 자사와 협력사 구분 없이 상세히 공개하며, 특히 사고 발생의 근본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Apple: 공급망 내 안전보건 지원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참여 인원과 그에 따른 정량적 개선 성과를 공개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노력을 입증하고 있다.
5. 시사점 및 제언
분석 결과, 국내 자본재 기업들은 안전보건 관리의 '외형'은 갖추었으나 '내실' 있는 정보 공개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향후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요구된다.
첫째, 공시 범위의 전방위적 확대가 필요하다. 자사 중심의 관리를 넘어 협력업체를 아우르는 공급망 전체의 안전보건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이를 공개해야 한다.
둘째, 실적 중심의 투명성 강화가 요구된다. 단순한 시스템 구축 선언이 아닌, 위험 식별부터 조치 결과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정량적 데이터로 증명해야 한다.
셋째, 공급망 상생 모델 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 협력업체에 대한 단순 점검을 넘어, 실질적인 기술 지원과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그 성과를 공시함으로써 공급망 전반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상향 평준화해야 한다.
본 연구는 안전보건 정보 공시가 단순한 규제 대응을 넘어 기업의 리스크 관리 수준을 증명하는 핵심적인 척도가 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자본재 기업들은 보다 능동적이고 투명한 공시 체계 구축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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