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의 한계와 인류의 기후 비상사태, UNEP 배출량 격차 보고서가 던진 충격
인류가 직면한 기후 위기가 '통제 불가능'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는 엄중한 경고가 발표되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개한 '배출량 격차 보고서 2024(Emission Gap Report 2024)'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파리협정의 핵심 목표인 '1.5도 제한'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기술적 임계점에 도달했다. 현행 정책이 지속될 경우 이번 세기말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3.1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인류 문명의 존립을 위협하는 성서적 재앙의 서막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배출량과 1.5도 목표의 현실적 괴리
보고서의 수치는 참혹하다. 2023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57.1기가톤(GtCO2e)을 기록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57기가톤의 벽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수치로, 탄소 중립을 향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배출 정점은커녕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묶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배출량을 현재의 42% 수준으로, 2035년까지는 57%를 감축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각국이 제출한 국가기후목표(NDC) 이행만으로는 기온 상승을 2.6~2.8도로 제한하는 데 그칠 뿐이며, 정책과 실행 사이의 거대한 격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부문별 및 국가별 배출 현황: 전력과 항공, 그리고 G20의 책임
가장 비중이 큰 탄소 배출원은 전력 부문(26%)으로 나타났으며, 농업 및 토지 이용(18%)과 운송(15%)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항공 부문은 19.5%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가장 빠르게 온실가스를 늘리는 오염원으로 지목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6,000메가톤을 배출하며 세계 최대 배출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했고, 미국은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막대한 양을 배출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총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G20 국가들의 책임론이 대두되는 이유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주요 7개국은 아직 배출량 정점에조차 도달하지 못해, 향후 급격한 감축 경로를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재정적 전환과 COP29의 불투명한 전망
UNEP은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해 연간 9,000억 달러에서 2조 1,0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세계 총생산(GDP)의 약 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자본의 흐름은 여전히 화석 연료와 구체제에 머물러 있다.
다가오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는 기후 재원 마련과 새로운 국가기후목표(NDC) 강화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나, 그 전망은 밝지 않다. 산유국들의 화석 연료 퇴출 반대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기후 정책의 불확실성은 국제적 공조를 약화시키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결론: 마지막 남은 기회의 창, 2025 NDC 업데이트
유엔환경계획 수석 고문인 앤 올호프는 "우리는 여전히 동일한 배출 격차와 끔찍한 예측 앞에 서 있다"고 개탄했다. 2025년 2월로 예정된 NDC 업데이트는 인류가 기후 파국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최고의 기회'다. 1.5도 목표를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만들 엄청난 노력과 정치적 결단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3.1도의 지구는 우리가 아는 문명의 종말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