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다자주의의 중대 분기점: NDC 3.0 제출 압박과 글로벌 리더십의 위기
유엔이 세계 각국에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3.0) 제출을 강력히 촉구하며 기후 대응의 속도전을 예고했다. 이는 지구 온난화를 $1.5^\circ C$ 이내로 억제하기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을 사수하려는 국제사회의 절박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NDC 3.0 제출 촉구의 핵심 내용과 배경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시몬 스틸 사무총장은 196개 파리협정 당사국에 9월 말까지 강화된 감축 목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2015년 체결된 파리협정은 각국이 5년마다 이전보다 진전된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는 '진전의 원칙(Progression over time)'을 명시하고 있다.
이번 2035 NDC가 결정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은 배경 때문이다.
$1.5^\circ C$ 목표의 임계점: 현재 각국이 내놓은 정책이 유지될 경우 지구 기온은 약 $3^\circ C$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막기 위해 이번 NDC 3.0은 단순한 수정을 넘어 획기적인 감축 경로를 담아야 한다.
COP30의 성패 결정: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당사국총회(COP30)는 '행동' 중심의 총회를 표방한다. 주요 배출국들의 목표치가 사전 제출되어야 이를 토대로 한 전 지구적 이행 점검(GST)과 실질적인 합의가 가능하다.
경제적 기회로서의 기후 정책: 유엔은 기후 계획을 단순한 환경 규제가 아닌 '21세기 경제 성장 엔진'으로 규정했다. 재생에너지 전환과 탄소 감축 기술 투자가 곧 일자리 창출과 에너지 안보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주요 배출국들의 지연 사유와 내부 갈등
유엔의 강력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중국, 미국, EU 등 소위 '빅 이미터(Big Emitters)'들의 발걸음은 무겁다.
중국: 세계 최대 배출국으로서 가을 중 목표 상향 의사를 비쳤으나, 에너지 안보와 경제 성장률 유지 사이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고심하고 있다.
유럽연합(EU): 과거 기후 리더십을 주도했으나, 최근 프랑스와 폴란드 등 내부 회원국 간의 이해관계 충돌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40년 목표 설정 방식을 두고 국가 정상급 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다.
미국: 자국 우선주의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후 다자주의 협력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국제 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시사점
첫째, 기후 대응이 국가 경쟁력의 척도가 되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의 발언처럼, 강력한 NDC를 제시하는 국가는 글로벌 청정에너지 공급망에서 주도권을 잡고 투자 자본을 유치하는 '호황의 수혜자'가 될 것이다. 반면 목표 수립에 뒤처지는 국가는 탄소 국경세 등 무역 장벽에 직면할 위험이 크다.
둘째, '다자주의'에서 '실효적 행동'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브라질이 주도하는 COP30은 선언적 합의보다 구체적인 이행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국제법적 의무를 넘어 실제 산업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탄소중립형으로 재편하느냐가 국가 간 외교의 핵심 쟁점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셋째, 한국의 전략적 판단이 시급하다.
우리 정부 역시 2035 NDC 수립 계획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시점은 불투명하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탄소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과학적이고 도전적인 감축 목표를 선제적으로 제시하여 국제 사회의 신뢰를 확보하고 산업계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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