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대 기술 기업과 금융권을 막론하고 발생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우리 사회의 보안 의식이 여전히 사후약방문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통렬히 증명한다. 유출된 데이터는 어두운 경로를 통해 범죄의 수단으로 변질되고, 기업은 천문학적인 과징금과 브랜드 가치 하락이라는 치명상을 입는다. 이러한 파국적 상황이 반복되는 이유는 보안을 단순한 기술적 결함으로 치부하는 단편적 시각 때문이다. 김홍선의 저작 '어떻게 미래를 지킬 것인가'는 바로 이러한 시대적 비극을 관통하며, 정보보안이 기술의 영역을 넘어 경영의 본질이자 사회적 신뢰의 근간임을 역설하는 격조 높은 지침서로 그 가치를 새롭게 드러낸다.
대한민국 정보보안의 산증인, 김홍선은 누구인가
본 도서의 저자 김홍선은 대한민국 정보보안 역사의 태동과 성장을 몸소 이끌어온 독보적인 인물이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공학적 토대 위에 실무적 혜안을 겸비한 전문가다. 삼성전자 선임연구원을 거쳐 보안 벤처 시큐어소프트를 창업하며 보안 1세대의 주역으로 우뚝 섰으며, 2000년에는 한국 기업 최초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대한민국 벤처 신화의 상징이 되었다.
이후 안랩의 최고경영자(CEO)로서 7.7 디도스 대란과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의 최전선에서 사령관 역할을 수행했으며,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통해 안랩을 글로벌 종합보안기업으로 도약시켰다. 그의 이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글로벌 금융기관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부행장 및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로 이어졌다. 기술 중심의 IT와 프로세스 중심의 금융이라는 두 이질적인 세계를 모두 경영해 본 국내 유일의 전문가인 그는, 현재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서 기술과 법률, 경영을 아우르는 통합적 시각을 전파하고 있다.
본질을 꿰뚫는 정보보안의 정석과 미래 설계의 통찰
이 책은 파편화된 기술 지식을 나열하는 대신, 정보보안의 본질적 가치인 '신뢰'에 집중한다. 저자는 디지털 세계가 더 이상 가상의 공간이 아닌 우리 삶의 실체임을 강조하며, 일상에서 느끼는 최소한의 긴장감이 왜 사이버 공간에서는 실종되는지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현실에서는 대문을 걸어 잠그고 낯선 이를 경계하면서도, 왜 사이버 공간에서는 백신조차 설치하지 않은 채 무방비로 데이터를 노출하는가에 대한 지적은 오늘날 대규모 유출 사고를 겪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책의 구성은 위협의 특성부터 실행 전략, 변화하는 모바일 패러다임까지 입체적으로 다룬다. 특히 정보보안 사고를 단순히 '막느냐 뚫리느냐'의 이분법적 사고로 접근하지 않고, 모든 행위가 기록으로 남는 IT의 본성을 활용한 능동적 방어 체계를 제안한다. 또한 부록으로 수록된 '보안 전문가가 되는 법'은 미래의 인재들에게 구체적인 경로를 제시하며, 이 분야가 단순한 기술직이 아닌 사회 인프라를 설계하는 핵심 직무임을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저자는 보안이란 결국 '사람'의 문제이며, 현장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인재만이 진정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경영자들에게 이 책이 필독서여야만 하는 세 가지 이유
최근의 대규모 보안 사고들은 보안 실패가 곧 경영 실패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김홍선 저자는 보안을 경영 프로세스에 녹여내지 못하는 조직은 사상누각과 다름없음을 경고하며 경영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전략적 제언을 건넨다.
첫째, 신뢰는 기업 가치를 결정짓는 절대적 요소다. 정보 유출은 단순한 데이터 손실을 넘어 수십 년간 쌓아온 고객의 신뢰를 단번에 파괴한다. 이는 곧 브랜드의 종말과 시장 퇴출로 이어진다. 경영자는 보안을 기술 부서의 비용이 아닌, 기업의 영속성을 위한 핵심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
둘째, CISO(정보보호최고책임자)의 위상과 전략적 역할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 저자는 금융권과 IT 현장을 두루 섭렵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진이 보안 책임자와 어떻게 소통하고 협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전적 지침을 제공한다. 보안은 고립된 섬이 아니라 경영 전반에 흐르는 혈맥이어야 함을 설득한다.
셋째, 효율적인 조직 설계와 문화 정착의 기준을 제시한다. 무조건적인 통제는 조직의 창의성을 저해하지만, 원칙 없는 자율은 재앙을 초래한다. 저자는 통제와 자율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조직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철저한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법을 공유한다.
이 책은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반복되는 일시적 소란과 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 정보보안을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문화로 정착시키고자 하는 모든 리더에게 명확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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