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일 토요일

대한상의 SGI '글로벌 기업의 ESG 연결공시 우수사례와 전략적 함의'

한국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실질적 시사점 

국내 상장사들이 ESG 공시 의무화를 둘러싼 정부의 유예와 재검토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다른 게임이 시작되었다. 문제는 '공시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까지 공시할 것인가'로 이동했다.

유럽연합의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은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미국 SEC도 기후공시 규정을 확정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 규정이 요구하는 공시 범위다.

단순히 본사만의 ESG 성과가 아니라, 자회사와 관계사, 나아가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연결 기준'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발표한 IFRS S1, S2 기준 역시 연결 기준 보고를 전제로 한다. 가장 최근에는 EU 옴니버스 패키지에 따른 ESRS 간소화 개정안 공개초안에서는 IFRS 회계기준과의 상호운용성을 위하여 온실가스의 배출량의 조직경계를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조정하였다.

국내에서는 아직 ESG 공시 자체가 자율공시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해외 투자자를 유치하거나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연결공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대한상의 SGI 는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어떻게 ESG 연결공시 체계를 구축”했는지 살펴보고, 한국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실질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했다.

1. ESG 연결공시: 새로운 경영 인프라의 등장
글로벌 시장의 ESG 규제 패러다임이 단일 법인에서 '연결 기준'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은 약 5만 개 이상의 기업에 연결 기준 보고를 의무화했으며, 이는 EU 진출 역외 기업에도 적용된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IFRS S1, S2 기준 역시 연결 보고를 전제로 한다. 이제 ESG 공시는 단순한 보고 의무를 넘어, 자회사와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21세기 기업의 핵심 경영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2. 글로벌 선도기업의 대응 사례
네슬레(Nestlé): 기술 기반의 공급망 가시화

전 세계 30만 개 이상의 공급업체를 보유한 네슬레는 '단계적 확대'와 '블록체인 활용'을 통해 복잡성을 극복했다. 공급망을 3단계(Tier 1~3)로 구분하여 데이터 수집 범위를 넓혔으며, 특히 IBM과 협력한 'Food Trust'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원재료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기록한다.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네슬레의 Scope 3 배출량은 약 1억 톤으로, 직접 배출(Scope 1, 2)의 20배를 상회한다. 이는 연결 공시 없이는 기업의 실제 기후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시사한다.

유니레버(Unilever): 표준화와 시스템 통합

400여 개의 자회사를 둔 유니레버는 '표준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자체적인 '핵심 10대 지표'를 선정해 전 계열사가 동일한 정의와 계산법을 적용하도록 했다. 특히 SAP와 협력해 재무 ERP와 통합된 클라우드 기반 ESG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 AI가 이상치를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체계를 갖췄다. 이러한 통합 관리는 브랜드 간 벤치마킹을 가능케 하여, 특정 공장의 노후 설비를 교체해 탄소 배출량을 30% 감축하는 등 실질적인 경영 개선 성과로 이어졌다.

지멘스(Siemens): 협력사 역량 강화 생태계

지멘스는 8,000여 개 협력사의 탄소 중립을 위해 '공급망 탄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협력사를 성숙도에 따라 5단계로 분류하고 교육, 컨설팅, 재생에너지 공동구매 기회 등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그 결과 2023년 기준 상위 500개 핵심 협력사의 95%가 탄소 데이터를 제출하고 있다. 또한 'Product Carbon Footprint' 시스템을 통해 제품의 전 생애주기 탄소 발자국을 자동 산출하여 고객사에게 제공함으로써 강력한 저탄소 공급망 경쟁력을 확보했다.

3. ESG 연결공시 체계 수립을 위한 6단계 실행 가이드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취해야 할 전략적 단계는 다음과 같다.
  • 현 위치 파악: 자회사 관리 수준 및 공급망 복잡도 진단 (6개월)
  • 프레임워크 수립: 그룹 공통 지표 정의 및 보고 체계 명문화 (3개월)
  • 파일럿 프로젝트: 주요 자회사와 핵심 지표 중심의 테스트 (6개월)
  • IT 시스템 구축: 재무 ERP와 연동된 통합 플랫폼 도입 (12개월)
  • 공급망 확대: 협력사 성숙도 평가 및 맞춤형 지원 (지속)
  • 외부 공시 및 검증: 데이터 신뢰성 확보와 점진적 공시 범위 확대 (매년)

4. 시사점: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선제적 대응
ESG 연결공시는 기업에 가해지는 '부담'이 아니라 '경쟁력의 원천'이다. 분리 공시 후 연결로 전환하는 방식은 이중 작업을 초래하므로, 초기 설계 단계부터 연결 공시를 목표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인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국내 공시 의무화 논의가 지연되는 현재를 '준비의 골든타임'으로 활용해야 한다. 규제에 등 떠밀려 대응하기보다 전략적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기업만이 투명한 데이터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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