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정관과 위원회 규정을 갖추어도, 그것을 이행하는 '사람'의 자세가 성패를 결정
"좋은 지배구조의 핵심은 자격 있는 사람들이 올바른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규정집은 단지 그것을 도울 뿐이다."
- (인사이트 인용)
우리는 이전 논의를 통해 코스닥 상장 중소기업에 적합한 지배구조의 '설계도(안)'을 완성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정교한 정관과 위원회 규정을 갖추어도, 그것을 이행하는 '사람'의 자세가 갖춰지지 않으면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습니다.
특히 오너(대주주)의 영향력이 크고,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겸임하는 경우가 많은 중소기업일수록 각 임원의 **'태도'**와 **'책임 의식'**이 지배구조의 성패를 결정합니다.
귀하께서 요청하신 C-Level(최고 임원)별 역할을 기준으로, 합리적인 지배구조를 준수하기 위한 각 임원의 '바른 자세'와 '핵심 주의 사항'을 제시합니다.
1. 🏛️ 최고 리더십 (The Governance Core)
지배구조의 성패는 이 두 리더의 인식에 달려있습니다.
CEO (최고경영자) 및 이사회 의장
(코스닥 상장사에서는 겸임하는 경우가 많아 통합 설명합니다.)
바른 자세: '투명한 책임자' (The Transparent Leader)
CEO는 지배구조의 '대상'이자 '실행 주체'입니다. 이사회를 '통제'의 대상이 아닌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해야 합니다.
핵심 주의 사항:
공사(公私)의 엄격한 구분: 중소기업 최대 리스크인 '오너 리스크'의 시작점입니다. 법인 자산과 개인 자산을 명확히 분리하고, 특수관계자와의 모든 거래는 100% 이사회(또는 감사위원회)의 검토와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나쁜 소식'의 즉각 보고: 횡령, 사고, 법규 위반 등 부정적인 이슈일수록 숨기지 않고 이사회(특히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에 즉시 보고해야 합니다. 이것이 CEO의 '충실 의무'입니다.
정보 비대칭성 해소: 사외이사가 "회사를 잘 몰라서"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불평 대신, 그들이 '잘 알 수 있도록' 회의 전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고 현장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해야 합니다.
(의장 겸임 시) 두 개의 모자: 이사회를 주재할 때는 '경영자'의 모자가 아닌 '의장'의 모자를 써야 합니다. 즉, 안건을 통과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안건이 충분히 토의되도록 보장하는 '중재자'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2. 🛡️ 재무 및 리스크 관리 (The Shield)
회사의 신뢰와 직결되는 재무, 데이터, 위험을 관리하는 핵심 그룹입니다.
CFO (최고재무책임자)
바른 자세: '보수적인 원칙주의자' (The Prudent Guardian)
CFO는 CEO의 '금고지기'가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주주, 채권자, 직원)를 위해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지키는 **'원칙의 수호자'**입니다.
핵심 주의 사항:
CEO에 대한 'No': CEO나 대주주의 요구가 회계 원칙이나 법규에 어긋날 때(예: 무리한 비용 처리, 분식회계 압력) 명확히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CFO의 법적 의무입니다.
내부회계관리제도(K-SOX)의 실질적 운영: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내부통제가 아닌, 실제 자금 집행과 회계 처리가 시스템에 따라 이뤄지는지 상시 점검하고 취약점을 감사위원회에 보고해야 합니다.
적시 공시: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재무 정보를 '적시에, 정확하게, 공정하게' 공시하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CRO (위험관리책임자)
바른 자세: '객관적인 분석가' (The Objective Analyst)
(중소기업에서는 CFO 또는 전략 담당이 겸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핵심 주의 사항:
전사적 리스크 식별: 재무 리스크뿐만 아니라, 운영(COO), 기술(CTO), 법률, 평판, 그리고 ESG 리스크까지 전사적 관점에서 식별하고 계량화해야 합니다.
독립적 보고: 식별된 리스크는 경영진의 입맛에 맞게 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에 독립적으로 보고되어야 합니다.
CIO (최고정보책임자) / CSO (최고보안책임자) / CPO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
바른 자세: '데이터 방어자' (The Data Defender)
(이 역할들은 기술/관리 담당이 겸임할 수 있으나, 법적 책임(CPO)이 중요합니다.)
핵심 주의 사항:
데이터 거버넌스: 기업의 정보 자산과 고객 데이터는 'G'의 핵심 관리 대상입니다.
법규 준수: 개인정보보호법 등 데이터 관련 법규를 준수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데이터 유출 사고는 즉각적인 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보안 리스크 보고: 기술적 보안 취약점과 CPO로서의 법적 리스크를 정기적으로 CRO 및 감사위원회에 보고해야 합니다.
3. ⚙️ 운영 및 내부 관리 (The Backbone)
회사의 일상적인 운영과 실행을 책임지는 그룹입니다.
COO (최고운영책임자)
바른 자세: '윤리적 실행가' (The Ethical Executor)
COO는 이사회의 전략을 현장에서 실행하는 '사령관'입니다.
핵심 주의 사항:
'성과'와 '준법'의 균형: 단기적인 생산 목표나 매출 달성을 위해 안전, 환경, 노동 관련 법규를 무시하는 관행(Bypass)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S(사회) 리스크 관리: 현장의 안전보건(중대재해처벌법), 공정 경쟁, 하도급법 준수 등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ESG 리스크의 1차 책임자입니다.
현장 리스크의 상향 보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잠재적 리스크(예: 품질 결함, 공급망 차질)를 즉각 CEO와 CFO에게 공유하여 전사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CAO (최고관리책임자) / CKO (최고지식책임자)
바른 자세: '공정한 조직 관리자' (The Fair Administrator)
(통상 인사(HR) 및 총무를 총괄합니다.)
핵심 주의 사항:
공정한 HR: 채용, 평가, 보상에 있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S(사회)의 핵심이며, 내부 임직원의 신뢰(G)와 직결됩니다.
윤리 및 규정 전파: 이사회에서 결의된 윤리 강령, 내부통제 규정이 전 직원에게 교육되고 내재화되도록 관리해야 합니다(CKO의 역할).
내부 고발 채널 운영: 직장 내 괴롭힘, 비윤리 행위 등을 신고할 수 있는 실질적인 내부 고발(Whistle-blowing) 채널을 관리하고 감사위원회에 보고해야 합니다.
4. 🚀 성장 및 혁신 (The Engine)
회사의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그룹입니다.
CTO (최고기술책임자)
바른 자세: '책임 있는 혁신가' (The Responsible Innovator)
기술 기반 코스닥 기업의 핵심 임원입니다.
핵심 주의 사항:
R&D 윤리: 타사의 특허나 기술을 침해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진실된 보고: 주가 부양 등을 목적으로 R&D 성과를 과장하거나 허위로 발표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는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기술 리스크 관리: 기술 유출 방지(CSO와 협력) 및 핵심 기술의 종속성/대체 가능성 등 기술 리스크를 이사회에 보고해야 합니다.
CMO (최고마케팅책임자) / CCO (최고고객/창작책임자)
바른 자세: '정직한 소통가' (The Honest Communicator)
시장은 회사의 '말'을 신뢰합니다.
핵심 주의 사항:
허위/과장 광고 금지: 표시광고법 등 소비자 관련 법규를 준수해야 합니다. 단기적 매출을 위한 과장 광고는 기업 평판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힙니다.
공정거래: 마케팅 및 영업 활동 시 담합, 리베이트 등 불공정 거래 행위에 연루되지 않도록 내부 통제를 받아야 합니다.
고객 권리 보호(CCO): 고객 불만(VOC)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제품/서비스의 결함이나 고객 피해 발생 시 이를 은폐하지 않고 COO/CRO와 공유해야 합니다.
CSO (최고전략책임자)
바른 자세: '장기적 가치 창출자' (The Long-term Value Creator)
(CEO 또는 CFO가 겸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핵심 주의 사항:
합리적 M&A: 신사업 진출이나 M&A 추진 시, CEO의 독단적 결정이 아닌 합리적 근거(Due Diligence)와 재무적 타당성(CFO 협력)을 확보하여 이사회에 보고하고 승인받아야 합니다.
ESG 전략 연계: 회사의 모든 경영 전략이 ESG(지속가능성) 목표와 연계되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 결론: 지배구조는 '문화'이며 '책임'입니다
코스닥 상장 중소기업에서 합리적인 지배구조가 작동한다는 것은, CEO부터 모든 집행 임원이 **'서로를 견제하고 서로에게 책임을 다하는 문화'**를 갖추었다는 의미입니다.
각 임원이 자신의 전문 영역에서 법규와 원칙을 준수하고, 리스크를 투명하게 공유하며, 회사의 장기적 이익을 위해 행동할 때, 그 지배구조는 비로소 '살아있는 시스템'으로 작동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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