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30일 금요일

[판례 소개] 대법 "같은 현장, 같은 위험을 나눈 사람은 '제3자'가 아니다"

[판례 소개] 같은 현장, 같은 위험을 나눈 사람은 '제3자'가 아닙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2026. 1. 22. 선고 2022다214040 판결

법률신문은 2026년 1월 22일 「[판결] 같은 현장에서 일하다 산재… 보험금 반환 청구 대상 아냐」(안재명 기자) 기사를 통해, 산재보험 구상권의 범위에 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보도하였습니다. 건설현장의 장비 임대차 관계와 산재보험이 맞닿는 지점을 다룬 판결로, 현장 실무와 리스크 관리 양쪽에서 눈여겨볼 만한 내용이기에 소개해 드립니다.

건설현장에서 장비를 빌릴 때 운전기사까지 함께 제공받는 계약은 흔합니다. 그런데 그 기사가 사고를 내어 현장 근로자가 다치면,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보험급여를 지급한 뒤 기사와 장비 임대업체에 그 금액을 돌려달라고 청구해 왔습니다. 재해근로자와 '보험관계가 없는 사람'은 산재보험법상 제3자이므로 구상 대상이 된다는 것이 오랜 판례였기 때문입니다.

이번 판결은 바로 이 기준을 바꾸었습니다.

사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수급 업체가 임대업체로부터 지게차와 기사를 함께 빌렸고, 기사는 현장 업체의 지시에 따라 그 업체 근로자와 함께 철근을 옮기다 사고를 냈습니다. 1심과 항소심은 기사와 임대업체가 피해 근로자와 다른 회사 소속이라는 이유로 공단의 구상을 인정하였습니다.

전원합의체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누가 산재보험료를 내느냐가 아니라, 같은 사업장에서 업무상 재해에 관한 공동의 위험관계를 이루고 있었는지를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의 기사는 현장 업체의 지휘·명령 아래 피해 근로자와 공동으로 작업하고 있었으므로 동일한 위험을 공유한 사람이며, 따라서 '제3자'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공단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두 대법관은 결론에 동의하면서도 기준을 새로 세울 필요는 없다는 별개의견을 냈습니다. 장비 임대 계약을 하도급과 같이 보아 도급사업 산재보험 규정을 유추 적용하면, 임대업체 역시 보험관계 안에 들어오므로 같은 결론에 이른다는 취지입니다.

이 판결이 갖는 의미는 소속보다 현장을 본다는 데 있습니다. 하나의 건설현장에는 원청, 하수급인, 장비업체, 그 기사들이 함께 일하며 같은 위험을 나눕니다. 서류상 소속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중 일부에게 구상 책임을 지워 온 해석은 학계에서도 비판을 받아 왔고, 이번 판결로 그 기준이 재정립되었습니다.

리스크 관리의 관점에서도 살펴볼 지점이 있습니다. 장비 임대업체와 운전기사로서는 현장 사고로 공단의 구상 청구를 받을 위험이 줄어들 여지가 생겼습니다. 다만 '동일한 위험의 공유'는 사안마다 지휘·명령 관계와 작업 형태를 따져 판단될 것이므로, 장비 임대차 계약에서 지휘 관계와 책임 범위를 어떻게 정해 두었는지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배상책임보험의 담보 구조와 계약 조건도 이번 판결에 비추어 한 번쯤 점검해 볼 만합니다.

※ 본 글은 판결 소개를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기사 원문: https://www.law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5233



※ 본 글은 판결 소개를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보다 자세한 해석은 산업재해 전문 변호사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