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이 반드시 알아야 할 2024년 환경 주장 규제의 핵심
"친환경", "재활용 가능", "탄소중립"
이 세 단어가 이제 기업에게 **전 세계 매출의 10%**를 날릴 수 있는 폭탄이 됐다.
2026년, 영국 경쟁시장청(CMA, 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이 그린워싱(Greenwashing) 규제의 칼날을 대폭 강화했다. 변화의 핵심은 단 하나다. 책임의 범위가 브랜드에서 공급망 전체로 확대됐다.
한국 수출기업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영국 또는 EU 시장에 제품을 납품하거나 유통하는 순간, 이 규제의 사정권 안에 들어온다.
공급망 전체가 책임진다
기존에는 "우리는 제조사에서 받은 정보를 그대로 표기했을 뿐"이라는 해명이 어느 정도 통했다.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CMA 가이드라인은 환경 관련 주장에 대한 입증 책임을 원료 → 제조 → 유통 → 소매 → 브랜드로 이어지는 공급망 전 단계에 부과한다. 즉, 한국의 원료 공급사, 국내 제조사, 현지 유통업체, 그리고 최종 브랜드까지 모두 규제 대상이 된다.
규제 대상이 되는 표현도 단순한 문구에 그치지 않는다. 이미지, 로고, 색상, 심지어 소비자에게 친환경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정보의 '생략' 까지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녹색 잎사귀 이미지 하나, "자연에서 온" 같은 문구 하나가 입증 자료 없이는 법적 리스크가 된다.
"검증 못 하면 쓰지 마라" — 입증 의무의 핵심
이번 규제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명확하다.
모든 환경 주장은 기업 스스로 근거를 확보하고 문서화해야 한다.
공급업체가 "친환경 소재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해서, 혹은 제3자 인증서 하나를 받았다고 해서 의무가 끝나지 않는다. CMA는 이를 명시적으로 불충분하다고 규정한다.
기업이 스스로 다음을 해야 한다:
- 환경 주장에 대한 과학적·통계적 근거 확보
- 해당 근거의 문서화 및 내부 보관
- 근거가 없거나 부족할 경우 주장 수정 또는 철회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하면 제품 판매 자체가 법적 리스크가 된다. 규제 당국의 조사가 시작됐을 때 "몰랐다"는 변명은 더 이상 방어 논리가 되지 않는다.
과징금: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
숫자를 보면 이 규제가 얼마나 강력한지 실감할 수 있다.
2024년 제정된 법에 따라, 허위 또는 오해를 유발하는 환경 주장을 한 기업에는 다음 중 큰 금액이 과징금으로 부과된다:
-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10%
- 30만 파운드(약 5억 원)
그리고 치명적인 조항이 있다. 고의성이 없어도 위반으로 간주된다. 담당자가 몰랐다고, 실수였다고 해도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소비자와 직접 접점이 있는 유통업체와 브랜드 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구조다. 한국 기업이 OEM·ODM 방식으로 납품하더라도, 제품에 환경 관련 표기가 들어간 순간 리스크를 완전히 외면하기 어렵다.
유통사도, 브랜드도 모두 제재 대상
책임 소재를 두고 "우리 잘못이 아니라 거래처 잘못"이라며 서로 미루는 상황도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CMA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장 빨리 시정할 수 있는 주체를 중심으로 제재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다. 브랜드가 잘못된 환경 표시를 수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통업체가 판매를 계속했다면, 양측 모두 제재 대상이 된다.
거래 계약서에 환경 관련 책임 조항이 없다면, 지금 당장 검토가 필요하다.
글로벌 규제의 방향은 동일하다
영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 EU: 그린 클레임 지침(Green Claims Directive) 추진 중
- 미국 FTC: 친환경 마케팅 가이드라인 강화
- 호주, 싱가포르, 한국: 환경 주장 입증 책임 강화 흐름 합류
다국적 기업, 그리고 다국적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이라면 국가별 차이를 파악하되, 가장 엄격한 기준에 맞춘 통합 검증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다. 시장마다 다른 기준을 개별 대응하는 전략은 비용과 리스크 양쪽에서 비효율적이다.
수출기업이 지금 해야 할 것
이번 규제 강화는 마케팅 문구 몇 개를 고치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의 마케팅 전략과 공급망 관리 전반을 재설계하도록 압박하는 구조적 변화다.
지금 당장 점검해야 할 사항:
- 자사 제품에 환경 관련 표현이 포함되어 있는가? (문구, 이미지, 로고, 색상 포함)
- 해당 표현을 뒷받침하는 검증 자료가 문서화되어 있는가?
- 공급업체로부터 받은 환경 관련 주장을 자체 검증했는가?
- 유통·판매 계약서에 환경 표시 관련 책임 조항이 명시되어 있는가?
- 수출 대상국의 그린워싱 규제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가?
하나라도 "아니오"라면, 대응이 필요하다.
그린워싱 규제는 단순한 윤리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기업 생존과 직결된 법적 리스크다. 영국 CMA의 이번 가이드라인은 그 시작점에 불과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는 수출기업이라면, 환경 주장에 대한 검증 체계를 지금 구축해야 한다.
본 포스팅은 영국 CMA 그린워싱 가이드라인 및 관련 규제 동향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