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코퍼레이션의 유니콘 등극이 시사하는 엔터 산업의 패러다임 시프트
어떤 이름은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되고, 어떤 브랜드는 산업의 지형도를 바꾼다. 최근 들려온 지드래곤(G-DRAGON)과 그의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의 소식은 단순한 연예 뉴스를 넘어 비즈니스적 통찰을 요구한다. 한 아티스트의 존재감이 기업의 가치를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사실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이제 단순히 노래와 춤을 파는 것을 넘어, 기술과 결합한 거대한 IP 비즈니스로 진화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대체 불가능한 IP의 힘
지드래곤은 여전히 유효한가? 라는 질문에 그는 결과로 답했다. 2023년 갤럭시코퍼레이션과 전속 계약을 맺은 이후, 그는 보란 듯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7년 만의 신곡 POWER는 차트를 휩쓸었고, 2024 MAMA AWARDS에서의 대상 수상은 그가 여전히 K팝의 정점에 서 있음을 증명했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의 영향력이 무대 위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초빙교수 임명, 그리고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의 K팝 아티스트 최초 정규 강좌 개설 소식은 그를 단순한 대중가수가 아닌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자 탐구 대상으로 격상시켰다.
진정한 예술가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자, 미래를 비추는 등불이다.
지드래곤은 자신의 예술적 영감을 AI라는 새로운 그릇에 담으려 한다. 이는 아티스트가 자신의 유한한 시간을 기술을 통해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기술을 입다
지드래곤의 영입과 함께 갤럭시코퍼레이션의 기업가치는 수직 상승했다. 최근 1천억 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조 원을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1989년생인 최용호 대표가 이끄는 이 기업은 전형적인 연예 기획사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엔터테크(Enter-tech) 기업이라 정의한다.
기존 엔터사가 아티스트의 스케줄을 관리하고 앨범을 제작하는 매니지먼트에 집중했다면, 갤럭시코퍼레이션은 IP를 메타버스, AI, 아바타 등 첨단 기술과 융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주력한다. 넷플릭스 피지컬: 100과 같은 글로벌 콘텐츠 제작 능력에 AI 기술을 더해,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다.
카이스트와 협력하여 AI 기반 K-콘텐츠 신기술 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지드래곤이라는 슈퍼 IP와 AI 기술의 만남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수익 모델이 티켓 파워와 앨범 판매를 넘어, 무한히 복제되고 재생산되는 디지털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래의 엔터테인먼트: 사람과 기술의 공존
지드래곤의 선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왜 전통의 대형 기획사가 아닌, 메타버스와 AI를 외치는 기업을 선택했을까. 아마도 그는 직관적으로 알았을 것이다. 자신의 예술이 물리적 한계를 넘어 영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기술이라는 날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술이 인문학, 그리고 사람과 결혼할 때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과 지드래곤의 사례는 이 명언의 현대적 해석이다. 기술(AI)은 그릇이고, 인문학(아티스트의 철학)은 그 안에 담기는 물이다. 물 없는 그릇은 공허하고, 그릇 없는 물은 엎질러진다.
결론: 판이 바뀌고 있다
지드래곤 덕분에 1조 원이 되었다는 헤드라인은 자극적이지만, 그 이면을 봐야 한다. 이것은 한 스타의 힘인 동시에,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패러다임이 콘텐츠(Content)에서 플랫폼(Platform)과 테크(Tech)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탄이다.
이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경쟁력은 누가 더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를 보유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그 가수의 IP를 기술적으로 가장 잘 구현하고 확장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지드래곤과 갤럭시코퍼레이션이 보여줄 내년의 행보, 그리고 목표하고 있는 상장(IPO)은 그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서막이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K팝의 역사가 기술을 만나 어떻게 다시 쓰이는지 목격하고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