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 토요일

'2025년 세계축구 8대 기적’ 손흥민 유로파리그 우승


15년의 기다림, 마침내 별이 된 소년의 꿈

초록빛 그라운드 위로 쏟아지는 환호성보다 더 뜨거웠던 것은, 그의 눈가에 고인 15년의 세월이었다. 축구라는 비정한 세계에서 '영원한 낭만'을 믿었던 이들에게 2025년의 어느 봄날은 기적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트란스퍼마르크트가 선정한 ‘세계 축구 8대 기적’. 지도를 펼쳐야 겨우 찾을 수 있는 작은 섬나라의 분투와 하부 리그의 반란 사이에서, 유독 우리 마음을 흔드는 것은 손흥민이라는 이름의 여덟 번째 기적이다. 무수한 사건들 중 오직 그만이 한 개인으로서 그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단순히 데이터가 산출한 이변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한 영혼이 빚어낼 수 있는 최대치의 아름다움에 대한 경의일 것이다.

마침내, 런던의 하늘에 트로피를 수놓다

토트넘의 하얀 유니폼을 입고 보낸 수천 개의 낮과 밤. 그는 늘 웃고 있었으나 그 미소 뒤에는 트로피를 향한 갈증이 깊게 배어 있었다. 2025년 5월, 유로파리그 결승의 종료 휘슬이 울리던 순간, 그는 비로소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발걸음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15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찾아온 우승은, 마치 가장 늦게 피어난 꽃이 가장 향기로운 것처럼 전 세계 팬들의 가슴에 깊은 잔향을 남겼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거함을 꺾고 들어 올린 그 트로피는, 손흥민이 써 내려온 인내와 집념의 서사에 찍힌 완벽한 마침표였다.

대륙을 넘어 다시 쓰는 제2막, LA의 찬란한 노을 아래서

하지만 기적은 멈추지 않았다. 무대를 옮긴 로스앤젤레스에서 그는 또 다른 태양으로 떠올랐다. LAFC의 검은 유니폼을 입고 그가 보여준 13경기 12골의 기록은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축구를 향한 순수한 열정이 대륙의 경계를 넘어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는 증명이었다.

부앙가와의 마법 같은 호흡, 경기장을 가로지르는 특유의 질주. LAFC가 선정한 명장면 속에서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은, 이제 그가 성취를 넘어 축구 그 자체를 즐기는 경지에 올랐음을 말해준다.

기적이라는 이름의 보상

사람들은 흔히 기적을 하늘이 내린 우연이라 말하지만, 손흥민에게 허락된 이 기적은 **'성실함이 만든 필연'**에 가깝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겸손하게, 가장 힘든 순간에 가장 밝게 웃었던 그였기에 세상은 그에게 '세계 8대 기적'이라는 고귀한 칭호를 헌사했다.

우리는 지금 한 선수의 전성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의 삶이 어떻게 하나의 신화가 되어가는지를 목격하고 있다. 손흥민, 그의 발끝에서 시작된 기적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우리들의 마음속에 가장 서정적인 문장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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