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약이에서 기부 천사로.. 세모를 따뜻하게
스포츠 스타의 기부는 종종 ‘액수’로만 소비된다.
하지만 신유빈의 나눔을 들여다보면, 숫자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이 있다. 바로 태도다.
21살, 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선수.
코트 위에서는 세계를 상대로 싸우지만, 코트 밖에서는 늘 주변을 먼저 살핀다.
이번 당진시 이웃돕기 성금 1억 원 기부 역시 단순한 선행 뉴스가 아니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총 2억 원. 그리고 그 장소는 유소년 탁구축제 현장이었다.
이 장면이 상징적인 이유는 분명하다.
성공의 자리에서, 가장 처음 떠올린 대상이 ‘다음 세대’와 ‘이웃’이라는 점이다.
신유빈의 기부는 늘 이야기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
‘신유빈쌀’ 모델로 맺은 지역과의 인연,
유소년 탁구를 향한 지속적인 관심,
그리고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선수 개인의 의지.
이 모든 것이 끊기지 않고 이어져 하나의 서사가 된다.
더 인상적인 것은, 이 나눔이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첫 월급으로 보육원 아이들에게 운동화를 사주던 순간부터,
유소년 선수들의 전지훈련비를 걱정하고,
여성 탁구와 지역 탁구,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게까지 손을 내밀어 온 시간들.
여기에는 ‘스타의 의무’ 같은 거창한 명분보다
“내가 할 수 있을 때, 내가 받은 만큼 다시 나눈다”는 단순하고 정직한 마음이 보인다.
그래서 신유빈의 기부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동시에 안심하게 만든다.
“아, 저 자리에 서 있는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성공이 누군가를 멀어지게만 하지는 않는구나.”
스포츠 스타의 기부가 사회에 주는 가장 큰 힘은
돈 그 자체가 아니라 기준을 만드는 일이다.
성공 이후의 삶이 어떤 방향일 수 있는지,
유명해진 뒤에도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지를 조용히 보여준다.
신유빈의 나눔은 그래서 ‘미담’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오래 간직하고 싶어 하는 장면에 가깝다.
삐약이의 작은 손길이 모여, 세모난 세상을 조금 더 둥글게 만든다.
그리고 그 온기는,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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