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중대성 평가로 본 국내 기업 ESG 경영의 현주소
보고서명: KCGS Report 제15권 12호 - 2025 중대성 평가 사회 부분을 토대로 분석한 기업 ESG 경영 현황
연구자: 최두진 (한국ESG기준원 ESG평가본부 연구원)
1. 중대성 평가, 단순 공시를 넘어 기업의 ‘생존 레이더’가 되다
중대성 평가는 기업이 경영활동 중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ESG 리스크를 사전에 식별하고, 이해관계자에게 중요한 이슈를 선별하여 우선순위를 도출하는 핵심 프로세스이다. 최근 유럽재무보고자문그룹(EFRAG)이 제시한 '이중 중대성' 개념은 기업이 사회·환경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외부 요인이 기업의 재무 상태에 미치는 영향까지 동시에 고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 자본시장에서 중대성 평가는 단순한 보고서 작성용 도구가 아니라, 기업의 전략 수립과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전략적 기초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 데이터로 증명된 ESG 경영의 확산: 2년 만에 58.4% 급증
국내 상장사들의 중대성 평가 실시 현황은 최근 몇 년 사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실시 기업 수의 변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중대성 평가 결과를 공개한 기업은 2022년 190개사에서 2024년 301개사로 약 58.4% 증가했다.
이슈의 규모: 조사 대상 기업 1,024개사 중 결과를 공개한 301개사가 도출한 중대 이슈는 총 2,100개에 달하며, 이는 기업들이 ESG 이슈를 경영의 핵심 데이터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3. 사회(S) 부문 이슈 분석: 안전과 준법이 경영의 최전선에 서다
전체 중대 이슈 중 사회 부문은 55%의 비중을 차지하며 환경(31.7%)이나 지배구조(13.3%)보다 더 높은 빈도로 보고되었다. 특히 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관리하는 사회 부문 빈출 이슈는 다음과 같다.
안전보건 (180건): 산업재, 에너지 등 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중후장대 산업에서 특히 높게 나타난다.
준법 및 윤리경영 (172건): 기업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필수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고객 만족(안전) 및 품질 (149건): 건강관리 및 필수소비재 업종에서 높은 민감도를 보인다.
공급망 관리 (130건): 사회 부문 이슈 중 네 번째로 높은 선정 빈도를 기록하며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4. 리스크 발생 현황과 공시의 ‘정합성’ 진단
본 연구는 기업이 식별한 '중대 이슈'와 실제로 발생한 '사건' 사이의 상관관계를 면밀히 분석했다.
산업재의 비극, 안전보건: 2024년 발생한 사회 부문 중대 리스크 84건 중 안전보건 관련 사고가 3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특히 산업재 부문에 집중되었다. 산업재 기업의 88%가 안전보건을 중대 이슈로 선정했으나, 실제 사고 발생 빈도가 가장 높아 리스크 식별 이후의 실효적 관리 체계 보완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금융권의 숙명, 소비자 보호: 소비자 피해 리스크는 금융 부문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며, 이슈 선정 비율 역시 69.7%로 타 산업 대비 매우 높게 나타나 발생 빈도와 비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식의 사각지대, 공정거래: 공정거래 리스크는 총 15건으로 발생 빈도가 높았으나, 기업들의 중대 이슈 선정 비율은 최고 30%를 넘지 못해 우리 기업들의 리스크 인식이 실제 규제 환경 대비 저조함을 드러냈다.
5. 글로벌 우수 사례: 중대성 평가를 의사결정의 ‘심장’으로
중대성 평가가 공시 목적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경영 리스크 완화 수단으로 기능하기 위한 우수 사례는 다음과 같다.
반데모르텔 (Vandemoortele): 이중 중대성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주기적으로 리뷰하고, 이를 전사적 목표인 'Sustainable Organisation'으로 통합하여 관리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 (Novo Nordisk): 중대성 평가 결과에 대한 시계열 관리를 진행하며, 임원 보상 체계에 ESG 요소를 반영하여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했다.
CJ대한통운 (국내 사례): 중대성 평가 이후 개별 이슈에 대한 성과, 목표 및 달성도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여 이해관계자가 관리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6. 결론: ‘식별’에서 ‘관리’로의 패러다임 전환
국내 기업들은 중대성 평가를 통한 리스크 발견과 공시 면에서는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진정한 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평가 결과가 단순한 보고서의 한 페이지를 넘어 전사적 리스크 관리(ERM) 등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실질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
기업이 리스크를 사전에 식별하고도 이를 관리(PDCA 사이클)로 연결하지 못한다면 ESG 경영은 실효성을 잃게 된다. 중대성 평가를 경영 프로세스에 통합하려는 노력이 수반될 때, 비로소 기업은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고 경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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