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마디 말보다 작지만 실제로 운영되는 체계가 신뢰를 준다
2025년과 2026년의 ESG 지배구조(G)는 '형식적 선언'의 시대를 지나 '실질적 증빙'과 '기술적 거버넌스'의 시대로 진입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뉴스레터 제55호가 분석한 일반적인 글로벌 흐름과 중소기업이 직면한 현실적 과제를 상세히 정리한다.
I. 2025년 ESG 윤리·지배구조(G) 리뷰: '실행'이 평가를 결정하다
2025년은 이른바 '종이 위의 ESG'가 종말을 고한 해였다. 정책 문서의 존재 여부보다 실제 행동이 뒷받침되었는지가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 잣대가 되었다.
1. 일반적 ESG 흐름
증빙 중심의 실행: 정책 문서만 있고 실제 이사회 운영이나 윤리경영 실행 기록이 없는 기업은 평가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이사회의 실효성과 내부통제 증빙(Evidence)이 핵심 지표로 부상했다.
공급망 실사의 강제화: EU CSDDD(공급망 실사 지침) 등의 영향으로 대기업은 협력사에게 '협력사 행동규범' 준수를 넘어 교육, 노동시간 관리, 안전관리 등에 대한 구체적인 증빙을 강력히 요구하기 시작했다.
AI 및 내부통제: AI 도입 확대에 따른 알고리즘 편향과 데이터 유출 문제가 지배구조의 핵심 이슈가 되었으며, 비재무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통합 내부통제 체계가 강조되었다.
책임의 재분류: 과거 사회(S) 영역으로 치부되던 산업재해나 노동법 위반 이슈가 이제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관리 책임을 묻는 지배구조(G)의 영역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2. 중소기업의 현실적 고충
실행 기록의 부재: 많은 중소기업이 외부에서 다운로드한 규정은 보유하고 있으나, 실제 교육이나 점검을 수행한 회의록 등 '살아있는 기록'이 없어 실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대응 부담의 가중: 30~50쪽에 달하는 상세한 공급망 설문(SAQ)에 대응해야 하는 행정적 부담이 급증했다.
거버넌스 운영 미흡: 대표자 단독 의사결정 구조와 불명확한 보상 기준, 이해충돌 관리 체계 부재가 대기업 실사의 주요 감점 요인이 되었다.
II. 2026년 주목받을 ESG 지배구조(G) 핵심 현안
2026년은 AI 규제의 본격화와 공시의 법제화가 맞물리며 지배구조의 전문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될 전망이다.
1. AI 거버넌스(AI Governance)의 제도화
규제 시대의 개막: EU AI Act 및 미국의 알고리즘 책임법 시행으로 AI의 윤리성, 투명성, 보안에 대한 이사회의 감독 책임이 법적 리스크와 직결된다.
설명 책임(Accountability): 기업은 AI가 내린 결정의 근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데이터 편향을 제거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증명해야 한다.
중소기업 대응: 거창한 시스템보다는 AI 사용 목록을 정리하고, 민감 정보 입력 금지 등을 담은 2~3쪽 분량의 'AI 활용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문제 발생 시 대응할 'AI 설명 책임자'를 1명 지정하는 것이 긍정적인 평가를 이끈다.
2. 공시 및 감사(Assurance) 체계의 고도화
글로벌 표준 정착: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기준이 공시의 기본이 되며, ESG 정보도 재무제표처럼 엄격한 신뢰성을 요구받는다. 이에 따라 외부 감사의 범위도 확대된다.
지배구조 공시 비중 증가: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체계가 공시의 핵심 항목으로 다뤄진다.
중소기업 대응: 대기업 제출용으로 A4 10~15페이지 분량의 'ESG 데이터 북'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특히 "전기료는 고지서 기준, 교육은 서명부 기준"과 같이 데이터 산출 근거를 문서화해 두면 대응 효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3. 공급망 지배구조 및 이사회 의사결정
실사 범위의 확장: 실사 대상이 1차 협력사를 넘어 2차 협력사까지 확대되며, 공급망 내 사고는 곧 기업 전체의 평판 리스크로 간주된다.
이사회 전문성 강화: AI, 환경, 리스크 관리 전문가의 이사회 참여 요구가 늘어나며,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입증할 승인 절차와 회의록 관리가 필수적이다.
중소기업 대응: 대표와 부서장, 외부 자문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의 주기와 의사결정 방식을 명시한 운영 헌장(Operating Charter)을 기반으로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
4. ESG 성과 연계 보상 및 그린워싱 방지
KPI 반영 표준화: 글로벌 기업들은 임원 보수의 최대 40%까지 ESG 성과(안전사고 0, 탄소감축 등)에 연동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기업들로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그린워싱 단속: 단순히 규정만 있고 운영 증빙이 없는 기업은 지배구조 부실 기업으로 간주된다. 교육, 점검, 회의록, 내부고발 처리, 윤리 위반 조치라는 '핵심 실행 기록 5종'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III. 시사점 및 결론
2026년의 지배구조는 기업이 투자와 거래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자산'이다. 특히 자원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다음의 세 가지 원칙을 기억해야 한다.
실제 중심: 백 마디 말보다 작지만 실제로 운영되는 체계가 신뢰를 준다.
문서의 간결화: 방대한 매뉴얼보다 간결하지만 일관된 문서화가 실무에 도움이 된다.
기록의 힘: 교육, 점검, 회의라는 3대 실행 기록을 과장 없이 꾸준히 남기는 것이 ESG 평가에서 우위를 점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ESG는 이제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에너지와 산업 전환을 열기 위한 열쇠이며, 그 중심에는 이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지배구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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