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요시 셰피의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 10장을 소개하는 블로그 포스팅입니다.
[블로그 포스트]
[북 리뷰] "그 부품, 어디서 왔습니까?" ... "글쎄요?" (10장. 원자재 리스크와 보이지 않는 위협)
우리는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를 읽으며 수많은 위기를 목격했습니다. 지진으로 공장이 무너지고(1장), 파업으로 라인이 멈추고(3장), 구매팀의 '최저가' 집착이 재앙이 되고(7장), 화재(8장)와 해킹(9장)이 기업의 운명을 갈랐습니다.
이 모든 위기는 '공급업체' 혹은 '시스템'의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10장 **'품귀와 가격 충격에 대비하라 - 원자재 리스크'**는 우리를 훨씬 더 근원적이고 깊은 곳으로 끌고 갑니다.
"만약, 공급업체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그들이 쓰는 '재료' 자체가 사라진다면?"
이 챕터는 공장이나 협력사가 아니라, 이 모든 산업을 떠받치는 가장 기본적인 **'원자재(Raw Materials)'**가 어떻게 그 자체로 거대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 경고합니다.
1. 원자재 리스크의 두 얼굴: '품귀'와 '충격'
저자는 원자재 리스크가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고 말합니다.
1. 품귀 현상 (Scarcity): "재료가 아예 없습니다"
이것은 돈이 있어도 물건을 살 수 없는, 가장 무서운 시나리오입니다.
대표 사례: 희토류(Rare Earth Elements)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차 모터, 반도체, 미사일 등 21세기 모든 첨단 산업의 '필수 비타민'입니다.
문제점: 이 '비타민'의 90% 이상을 특정 국가(중국)가 독점 생산합니다.
리스크: 만약 이 국가가 정치적, 외교적 이유로 **"희토류 수출 금지"**를 선언한다면?
전 세계의 아이폰, 테슬라, F-35 전투기 공장은 '부품 공급사'와 상관없이 그 즉시 멈춰 섭니다. 원자재가 '지정학적 무기'가 되는 순간입니다.
2. 가격 충격 (Price Shocks): "재료비가 10배 올랐습니다"
재료가 있긴 있습니다. 하지만 어제 100원 하던 것이 오늘 1,000원이 됩니다.
이는 투기 세력, 전쟁(예: 유가 폭등), 물류 대란, 전염병 등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기업은 제품 원가 구조가 완전히 파괴됩니다. 1,000원에 재료를 사서 1,100원에 완제품을 팔아야 합니다. 수익은 사라지고, 제품을 만들수록 손해를 봅니다.
이는 5장의 '금융위기'처럼 기업의 '현금 흐름(화폐 공급망)'을 직접적으로 강타합니다.
2. 진짜 위험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Deep-Tier Risk)
"우리는 희토류 같은 거 안 쓰는데요? 우리는 그냥 '모터'를 살 뿐입니다."
바로 이 생각이 10장이 지적하는 가장 치명적인 함정입니다. 이른바 **'공급망 심층부 리스크(Deep-Tier Risk)'**입니다. 3장에서 배운 '화이트 스페이스'의 최종 진화형이죠.
당신의 공급망을 상상해 봅시다.
당신 (자동차 제조사): 1차 협력사 (A)로부터 '전기 모터'를 납품받습니다. (당신은 A사만 압니다.)
1차 협력사 (A): 2차 협력사 (B)로부터 '강력 자석'을 납품받습니다.
2차 협력사 (B): 3차 협력사 (C)로부터 '희토류 분말'을 납품받습니다.
3차 협력사 (C): 4차 협력사 (D)인 **'중국의 희토류 광산'**에서 원석을 가져옵니다.
당신은 1차 협력사(A)와 매일 통화하며 품질과 가격(7장 내용)을 관리합니다. A사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당신이 존재조차 몰랐던 4차 협력사(D, 광산)가 문을 닫습니다. (정부의 수출 금지)
그 결과 C가 멈추고, B가 멈추고, A가 멈춥니다. 그리고 당신의 자동차 공장도 멈춥니다.
당신은 아무 잘못도, 아무 신호(8장)도 감지하지 못했지만, 당신의 '화이트 스페이스' 저 너머에 있던 '원자재' 리스크가 회사 전체를 마비시킨 것입니다.
3. '분쟁 광물'이라는 윤리적 폭탄
원자재 리스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평판 리스크'**로 확장됩니다.
스마트폰에 필수적인 '탄탈룸'이나 '텅스텐' 같은 광물이 콩고민주공화국 같은 **'분쟁 지역'**에서 채굴될 수 있습니다.
이 광물들은 현지 반군의 자금줄이 되어 내전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의 스마트폰이 콩고 내전의 자금줄입니다"라는 뉴스가 터진다면?
이는 단순한 공급 중단이 아니라, 기업의 브랜드 가치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힙니다. (애플, 인텔 등은 이 '분쟁 광물' 추적에 막대한 비용을 쏟고 있습니다.)
블로그를 마치며: "광산"까지 관리할 수 있는가?
10장은 '회복탄력성'의 범위를 공장 담장(1장)과 협력사(7장)를 넘어, 지구 반대편의 **'광산'**과 '유전', 그리고 그곳의 **'지정학'**까지 확장시킵니다.
'최저가 공급업체'를 찾는 것(7장)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 공급업체가 의존하는 '원자재'가 사라지거나 10배가 되면 그 계약서는 휴지 조각이 되니까요.
최고의 기업은 1차 협력사만 보지 않습니다. 그들 제품의 **'성분표'**를 봅니다.
가시성 확보: 내 제품의 핵심 원자재가 *'어느 나라, 어느 광산'*에서 오는지 아는가?
R&D 투자 (6장과 연결): 이 위험한 원자재(희토류 등)를 '사용하지 않는' 대체 기술이나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는가?
당신의 회사는 원자재 가격이 2배 오르면 버틸 수 있습니까?
만약 내일 아침, 당신의 '핵심 비타민' 수출이 금지된다면, 당신의 '플랜 B'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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