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요시 셰피의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 8장을 소개하는 블로그 포스팅입니다.
[블로그 포스트]
Nokia vs. Ericsson: 10분의 화재가 어떻게 거대 기업의 운명을 갈랐나 (8장. 미사일보다 빠르게)
2000년 3월,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있는 필립스(Philips) 반도체 공장에 번개가 쳤습니다. 작은 화재가 발생했지만, 불은 단 10분 만에 진압되었습니다. 소방관들은 "경미한 피해"라고 보고했습니다.
당시 이 공장은 세계 휴대폰 시장을 양분하던 **노키아(Nokia)**와 에릭슨(Ericsson) 두 거인에게 핵심 칩을 공급하는 곳이었습니다.
"10분 만에 꺼진 불."
이 '사소한' 사건을 보고받고, 두 회사는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몇 달 뒤, 이들의 운명은 극과 극으로 갈렸습니다. 한쪽은 건재했고, 다른 한쪽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당했습니다.
요시 셰피의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 8장 **'미사일보다 빠르게 - 중단의 감지'**는 바로 이 전설적인 '노키아 vs. 에릭슨' 사례를 통해, 위기 대응의 승패가 '대응'이 아니라 '감지(Detection)' 속도에 달려있음을 증명합니다.
1. "기다린" 기업: 에릭슨(Ericsson)의 붕괴
에릭슨은 필립스 공장의 화재 소식을 듣고, 공식적인 통보를 기다렸습니다.
필립스의 1차 보고: "문제없습니다. 며칠 내로 정상화됩니다."
에릭슨의 반응: 안도했습니다. 공식 파트너의 말을 믿고 일상적인 업무를 계속했습니다.
뒤늦은 진실: 몇 주가 지나도 칩이 오지 않자, 에릭슨은 그제야 사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진실은 끔찍했습니다. '불'은 10분 만에 꺼졌지만, 그 '연기'가 초정밀 반도체 공장의 '클린룸(Clean Room)'을 전부 오염시켰던 것입니다. 공장 정상화에는 **며칠이 아니라 '몇 달'**이 걸리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과: 에릭슨이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 시장에 남아있는 대체 칩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핵심 칩을 구하지 못한 에릭슨의 신형 휴대폰 생산 라인은 완전히 멈춰 섰습니다.
2. "미사일보다 빠르게 움직인" 기업: 노키아(Nokia)의 완승
노키아의 대응은 교과서 그 자체였습니다.
'약한 신호(Weak Signal)' 감지: 노키아는 화재 '뉴스'가 아니라, 화재 직후 발생한 '사소한 납품 수량 부족'이라는 **데이터상의 '약한 신호'**를 포착했습니다.
즉각적인 의심과 파견: "10분짜리 화재인데 왜 납품이 밀리지?" 노키아는 필립스의 공식 보고("문제없다")를 믿지 않았습니다. 즉시 고위 임원을 공장으로 급파했습니다.
'진짜 문제' 파악: 현장에 도착한 노키아 팀은 불이 아니라 '클린룸 오염'이 진짜 문제임을 단 이틀 만에 파악했습니다. "이건 몇 달짜리 재앙이다."
'골든타임' 확보 및 총력 대응:
에릭슨이 "문제없다"는 보고를 믿고 기다리던 바로 그 '골든타임'에, 노키아는 전 세계를 뒤져 그 칩의 대체 물량을 모조리 싹쓸이했습니다.
필립스의 다른 공장 라인을 노키아 전용으로 돌리도록 압박했습니다.
심지어 물량이 부족한 칩은 아예 사용하지 않도록 휴대폰 회로 설계를 변경해버렸습니다.
3. 운명: 감지 속도가 운명을 갈랐다
결과는 처참할 정도로 명확했습니다.
에릭슨: 신형 휴대폰 생산이 중단되며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이 사건은 에릭슨이 결국 휴대폰 사업을 접고 소니(Sony)와 합작사(소니-에릭슨)를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노키아: 단 1대의 생산 차질도 없이 위기를 넘겼습니다. 심지어 에릭슨이 날아간 시장 점유율까지 흡수하며 '무적의 노키아 제국'을 완성했습니다.
4. 교훈: "미사일보다 빠르게 감지하라"
8장의 제목 "미사일보다 빠르게"는 이 사례를 완벽하게 요약합니다.
날아오는 미사일은 1초라도 빨리 '감지(Detection)'해야 요격할 '시간(Reaction Time)'을 벌 수 있습니다.
요격에 실패하는 이유는 미사일이 너무 빨라서가 아니라, '감지'가 너무 늦었기 때문입니다.
에릭슨은 미사일이 공장(자사 생산라인)에 떨어진 '이후'에야 사태를 파악했습니다.
노키아는 미사일이 발사된 '직후'(약한 신호)에 사태를 감지하고 요격(대체 물량 확보)에 성공했습니다.
이 챕터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조직은 '약한 신호'를 감지하는 레이더를 갖추고 있는가?
협력사의 "문제없습니다"라는 말을 그대로 믿고 있지는 않은가?
나쁜 소식을 가져온 직원을 처벌하는가, 아니면 '조기 경보'를 울린 영웅으로 대우하는가?
위기 관리의 90%는 '대응'이 아니라 '감지'에서 끝납니다. 노키아와 에릭슨의 운명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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