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1일 수요일

Nokia vs. Ericsson: 10분의 화재가 어떻게 거대 기업의 운명을 갈랐나 (8장. 미사일보다 빠르게)

다음은 요시 셰피의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 8장을 소개하는 블로그 포스팅입니다.


[블로그 포스트]

Nokia vs. Ericsson: 10분의 화재가 어떻게 거대 기업의 운명을 갈랐나 (8장. 미사일보다 빠르게)

2000년 3월,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있는 필립스(Philips) 반도체 공장에 번개가 쳤습니다. 작은 화재가 발생했지만, 불은 단 10분 만에 진압되었습니다. 소방관들은 "경미한 피해"라고 보고했습니다.

당시 이 공장은 세계 휴대폰 시장을 양분하던 **노키아(Nokia)**와 에릭슨(Ericsson) 두 거인에게 핵심 칩을 공급하는 곳이었습니다.

"10분 만에 꺼진 불."

이 '사소한' 사건을 보고받고, 두 회사는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몇 달 뒤, 이들의 운명은 극과 극으로 갈렸습니다. 한쪽은 건재했고, 다른 한쪽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당했습니다.

요시 셰피의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 8장 **'미사일보다 빠르게 - 중단의 감지'**는 바로 이 전설적인 '노키아 vs. 에릭슨' 사례를 통해, 위기 대응의 승패가 '대응'이 아니라 '감지(Detection)' 속도에 달려있음을 증명합니다.


1. "기다린" 기업: 에릭슨(Ericsson)의 붕괴

에릭슨은 필립스 공장의 화재 소식을 듣고, 공식적인 통보를 기다렸습니다.

  1. 필립스의 1차 보고: "문제없습니다. 며칠 내로 정상화됩니다."

  2. 에릭슨의 반응: 안도했습니다. 공식 파트너의 말을 믿고 일상적인 업무를 계속했습니다.

  3. 뒤늦은 진실: 몇 주가 지나도 칩이 오지 않자, 에릭슨은 그제야 사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진실은 끔찍했습니다. '불'은 10분 만에 꺼졌지만, 그 '연기'가 초정밀 반도체 공장의 '클린룸(Clean Room)'을 전부 오염시켰던 것입니다. 공장 정상화에는 **며칠이 아니라 '몇 달'**이 걸리는 상황이었습니다.

  4. 결과: 에릭슨이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 시장에 남아있는 대체 칩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핵심 칩을 구하지 못한 에릭슨의 신형 휴대폰 생산 라인은 완전히 멈춰 섰습니다.


2. "미사일보다 빠르게 움직인" 기업: 노키아(Nokia)의 완승

노키아의 대응은 교과서 그 자체였습니다.

  1. '약한 신호(Weak Signal)' 감지: 노키아는 화재 '뉴스'가 아니라, 화재 직후 발생한 '사소한 납품 수량 부족'이라는 **데이터상의 '약한 신호'**를 포착했습니다.

  2. 즉각적인 의심과 파견: "10분짜리 화재인데 왜 납품이 밀리지?" 노키아는 필립스의 공식 보고("문제없다")를 믿지 않았습니다. 즉시 고위 임원을 공장으로 급파했습니다.

  3. '진짜 문제' 파악: 현장에 도착한 노키아 팀은 불이 아니라 '클린룸 오염'이 진짜 문제임을 단 이틀 만에 파악했습니다. "이건 몇 달짜리 재앙이다."

  4. '골든타임' 확보 및 총력 대응:

    • 에릭슨이 "문제없다"는 보고를 믿고 기다리던 바로 그 '골든타임'에, 노키아는 전 세계를 뒤져 그 칩의 대체 물량을 모조리 싹쓸이했습니다.

    • 필립스의 다른 공장 라인을 노키아 전용으로 돌리도록 압박했습니다.

    • 심지어 물량이 부족한 칩은 아예 사용하지 않도록 휴대폰 회로 설계를 변경해버렸습니다.


3. 운명: 감지 속도가 운명을 갈랐다

결과는 처참할 정도로 명확했습니다.

  • 에릭슨: 신형 휴대폰 생산이 중단되며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이 사건은 에릭슨이 결국 휴대폰 사업을 접고 소니(Sony)와 합작사(소니-에릭슨)를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 노키아: 단 1대의 생산 차질도 없이 위기를 넘겼습니다. 심지어 에릭슨이 날아간 시장 점유율까지 흡수하며 '무적의 노키아 제국'을 완성했습니다.


4. 교훈: "미사일보다 빠르게 감지하라"

8장의 제목 "미사일보다 빠르게"는 이 사례를 완벽하게 요약합니다.

날아오는 미사일은 1초라도 빨리 '감지(Detection)'해야 요격할 '시간(Reaction Time)'을 벌 수 있습니다.

요격에 실패하는 이유는 미사일이 너무 빨라서가 아니라, '감지'가 너무 늦었기 때문입니다.

에릭슨은 미사일이 공장(자사 생산라인)에 떨어진 '이후'에야 사태를 파악했습니다.

노키아는 미사일이 발사된 '직후'(약한 신호)에 사태를 감지하고 요격(대체 물량 확보)에 성공했습니다.

이 챕터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 당신의 조직은 '약한 신호'를 감지하는 레이더를 갖추고 있는가?

  • 협력사의 "문제없습니다"라는 말을 그대로 믿고 있지는 않은가?

  • 나쁜 소식을 가져온 직원을 처벌하는가, 아니면 '조기 경보'를 울린 영웅으로 대우하는가?

위기 관리의 90%는 '대응'이 아니라 '감지'에서 끝납니다. 노키아와 에릭슨의 운명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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