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1일 수요일

[북 리뷰] 공장은 멈추지 않았는데, 회사가 멈췄다 (9장. 정보의 공급망을 보호하라)

다음은 요시 셰피의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 9장을 소개하는 블로그 포스팅입니다.


[블로그 포스트]

[북 리뷰] 공장은 멈추지 않았는데, 회사가 멈췄다 (9장. 정보의 공급망을 보호하라)

지금까지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를 읽으며, 우리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물리적 재앙'을 목격했습니다. 지진으로 공장이 무너지고(1장), 파업으로 라인이 멈추고(3장), 허리케인으로 도시가 사라지고(4장), 심지어 화재로 경쟁사의 운명이 갈렸습니다(8장).

이 모든 위기는 '물리적 공급망(Physical Supply Chain)'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눈에 보이는 부품, 제품, 트럭의 흐름이죠.

그런데 9장 **'정보의 공급망을 보호하라 - 디지털 보안'**은 우리를 완전히 새로운, 그리고 어쩌면 훨씬 더 무서운 전장으로 안내합니다.

"만약, 공장도 멀쩡하고, 트럭도 정상 운행하고, 부품도 가득한데... 회사가 완전히 멈춰 선다면?"

이 챕터는 지진이나 화재가 아니라, 단 한 줄의 '악성 코드'가 어떻게 이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 그리고 '디지털 보안'이 왜 단순한 IT 문제가 아니라 '핵심 공급망 전략'인지 선언합니다.


1. 두 개의 공급망: '몸'과 '뇌'

요시 셰피는 현대 기업이 두 개의 공급망으로 움직인다고 말합니다.

  1. 물리적 공급망 (몸):

    원자재, 부품, 완제품. 공장에서 트럭으로, 창고에서 고객으로 이동하는 '눈에 보이는' 흐름입니다.

  2. 정보 공급망 (뇌/신경계):

    고객 주문서, 제품 설계도(CAD), 생산 계획(ERP), 재고 데이터, 결제 정보. 이 '보이지 않는' 데이터의 흐름이 물리적 공급망을 지시하고 통제합니다.

아무리 '몸(공장)'이 튼튼해도, '뇌(서버)'가 마비되면 어떻게 될까요?

**"어떤 제품을, 몇 개나, 어디로 보내라"**는 명령을 내릴 수 없게 됩니다.

즉, 공장은 즉시 멈춰 섭니다.


2. '디지털 재난' = '물리적 재앙'

9장은 사이버 위협을 1장의 '지진'이나 3장의 '파업'과 동일한, 혹은 그 이상의 **'공급망 중단 사태'**로 규정합니다.

위협 1: 랜섬웨어 (디지털 인질극)

해커가 기업의 핵심 서버(ERP, 생산 시스템)를 암호화하고 돈을 요구합니다.

  • 이것은 3장의 'GM 파업'과 정확히 같습니다.

  • 3장에서 GM은 '데이턴 공장(브레이크 부품)'을 인질로 잡혀 26개 공장이 멈췄습니다.

  • '랜섬웨어'는 기업의 '핵심 데이터(뇌)'를 인질로 잡아 모든 공장을 멈춥니다.

  • 결과는 동일합니다. 전사적 셧다운.

위협 2: 공급망 침투 (디지털 '화이트 스페이스' 공격)

해커가 보안이 철저한 '우리 회사'를 직접 공격하지 않습니다. 대신, 7장에서 본 '위험한 구매'처럼, **보안이 허술한 '협력업체'**를 먼저 해킹합니다.

  • 그리고 그 협력업체가 우리에게 보내는 '정상적인' 이메일이나 업데이트 파일에 악성 코드를 숨겨 침투합니다.

  • 3장에서 우리가 몰랐던 '2, 3차 협력사(화이트 스페이스)'의 파산이 우리를 멈추게 하듯, 우리가 관리하지 못한 '협력사의 보안'이 우리를 멈추게 합니다.

위협 3: 지적 재산(IP) 절도

이것이 최악입니다. 랜섬웨어나 파업은 '복구'하면 되지만, IP 절도는 '미래'를 도둑맞는 것입니다.

  • 경쟁사가 당신의 신제품 설계도, 핵심 기술, 고객 리스트를 훔쳐 갔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 이는 단순한 '공급망 중단'이 아니라, 기업의 '존재 이유'가 파괴되는 것입니다.


3. '회복탄력성'의 관점으로 본 디지털 보안

이 책의 핵심 전제는 **"완벽한 방어(Prevention)는 불가능하다"**입니다.

지진을 100% 막을 수 없듯이, 사이버 공격을 100% 막을 수 있는 방화벽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뚫립니다.

그렇다면 '최고의 기업'은 무엇을 준비할까요? '뚫렸을 때'를 대비합니다.

1. 방어 (Prevention)

당연히 해야 합니다. 방화벽, 백신, 보안 교육 등 1차 방어벽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안 됩니다.

2. 탐지 (Detection)

8장의 '노키아' 원칙입니다. "미사일보다 빠르게!"

해커가 침입한 사실을 '얼마나 빨리' 알아채는가? 해커가 시스템에 침투해 데이터를 훔치거나 암호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이 '골든타임' 안에 침입을 탐지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복구 (Recovery) - 가장 중요한 핵심

이 챕터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만약 최악의 상황, 즉 랜섬웨어에 걸려 모든 데이터가 암호화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때 CEO가 던져야 할 질문:

"우리는 해커에게 1원도 주지 않고,

몇 시간 안에 모든 시스템을 정상으로 복구할 수 있는가?"

그 유일한 답은 '백업(Backup)'입니다.

하지만 그냥 백업이 아닙니다. 해커는 침투하면 '백업 데이터'부터 찾아내 같이 암호화합니다.

'회복탄력성'을 위한 백업이란, 해커가 절대 접근할 수 없도록 '네트워크에서 분리된(Isolated)' 백업, 혹은 '물리적으로 떨어진(Off-site)' 백업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디지털 시대의 '플랜 B' 공장입니다.


블로그를 마치며

9장은 '디지털 보안'을 IT팀의 골치 아픈 기술 문제가 아니라, **CEO가 직접 챙겨야 할 '핵심 생존 전략'**으로 격상시킵니다.

  • 물리적 공장에 이중 설비를 갖추고 안전 재고(Redundancy)를 두는 것처럼,

  • '정보 공급망'에도 **'분리된 백업(Redundancy)'**을 갖춰야 합니다.

지진으로 무너진 공장은 돈과 시간만 있으면 다시 지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뢰, 설계도, 고객 데이터를 잃어버린 기업은 다시 일어설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회사는 '물리적 공장'만큼, '디지털 공장'도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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