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요시 셰피의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 6장을 소개하는 블로그 포스팅입니다.
[블로그 포스트]
[북 리뷰] 재난은 거대하지만, 준비는 "작은 것"부터 시작된다 (6장. 작지만 매우 중요한 준비)
지금까지 우리는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를 통해 인텔의 완벽한 정보전, GM의 뼈아픈 붕괴, P&G의 감동적인 위기 극복, 그리고 금융위기라는 보이지 않는 공포까지, 거대하고 드라마틱한 재난과 대응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들을 듣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당장 우리 회사는 뭘 해야 하지?"
"인텔처럼 막대한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P&G처럼 구호 트럭을 운영할 여력은 없는데..."
바로 이 지점에서 6장 **'작지만 매우 중요한 준비'**가 빛을 발합니다. 이 챕터는 회복탄력성이란 거창한 '투자'가 아니라, 평상시에 실천하는 '습관'과 '기본기'에서 나온다고 말합니다.
"회복탄력성을 위한 1000억짜리 '플랜 B' 공장"을 짓기 전에, "단돈 10만 원으로 할 수 있는 준비"부터 챙기라는 현실적인 조언입니다.
1. 기본 중의 기본: 비용 '제로'에 가까운 준비
저자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간과하기 쉬운 '작은 준비'들을 강조합니다. 이것들은 돈이 거의 들지 않지만, 위기 발생 '첫 10분'을 좌우합니다.
📞 비상 연락망 (Phone Trees):
"위기 발생 시, 누가, 누구에게, 어떤 순서로, 무슨 내용을 알릴 것인가?"
이 간단한 연락 체계가 없으면, CEO는 현장 상황을 모르고 현장은 지시를 받지 못해 우왕좌왕합니다. 4장에서 P&G가 허리케인 속에서 직원들의 생사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기본기 덕분이었습니다.
🔥 소방 훈련 및 안전 설비:
가장 흔한 재난은 '화재'입니다. "우리 건물에 소화전이 어디 있는지", "대피 경보가 울리면 어디로 모여야 하는지"를 모른다면, 더 큰 재난은 논할 필요도 없습니다. 정기적인 훈련은 '매뉴얼'을 '본능'으로 바꿔줍니다.
💾 데이터 백업:
만약 지금 당장 랜섬웨어에 걸리거나, 서버실에 불이 난다면? 회사의 모든 핵심 데이터(고객 정보, 재무, 설계도)가 사라진다면?
물리적으로 분리된 장소에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백업'하는 것은, 기업의 '뇌'를 복제해두는 가장 저렴하고도 확실한 보험입니다.
2. '작은 여유'가 주는 거대한 힘 (Redundancy)
우리는 '효율성'이라는 이름 아래 모든 여유(Slack)를 '낭비'로 취급해 왔습니다. '린(Lean) 경영'과 '적시생산(JIT)'은 재고를 '제로(0)'로 만들라고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6장은 '작은 여유'가 위기 시대를 버티는 힘이라고 말합니다.
📦 전략적 재고 (Safety Stock):
모든 부품을 0으로 만들라는 것이 아닙니다. 수천 개 부품 중 **"이것 하나만 없으면 공장 전체가 멈춘다"**하는 **'핵심 병목 부품'**만큼은, 며칠 혹은 몇 주치의 '안전 재고'를 가져가는 전략입니다. 이는 낭비가 아니라 '보험료'입니다.
🧑🤝🧑 직원의 다기능화 (Cross-training):
만약 "이 업무는 오직 김 대리만 할 수 있다"면, 김 대리의 갑작스러운 휴가, 질병, 퇴사는 그 자체로 회사의 '재난'이 됩니다. 평소에 직원들이 서로의 업무를 배울 수 있도록 '다기능화' 교육을 하는 것은, 사람으로 인한 병목 현상을 막는 가장 확실한 '인적(人的) 여유'입니다.
3. 유연성을 설계하라 (Flexibility)
'작은 준비' 중 가장 강력하고 세련된 방식은, 아예 시스템 자체를 '유연하게' 설계하는 것입니다.
🔩 부품 표준화 (Standardization):
A, B, C 세 가지 제품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나사, 전원 장치, 칩이 모두 다르다면? A가 안 팔리고 C가 잘 팔릴 때 A의 부품은 그저 '악성 재고'가 됩니다.
반면, A, B, C에 모두 **'공통된 부품'**을 사용하도록 표준화하면, A의 부품을 C에 바로 투입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유연성입니다.
🧱 모듈식 설계 (Modular Design):
제품을 '통짜'로 만들지 않고, **'레고 블록'**처럼 쉽게 꼈다 뺐다 할 수 있는 '모듈(Module)'로 설계하는 것입니다.
특정 기능(모듈)에 문제가 생기면 그 블록만 교체하면 되고, 고객이 원하는 사양에 맞춰 블록을 조립해(맞춤화) 제공하기도 쉽습니다.
🎨 지연 전략 (Postponement):
'완제품' 상태로 재고를 쌓아두는 것은 위험합니다. 예를 들어 빨강, 파랑, 노랑 티셔츠 1000장씩을 만들어 뒀는데 초록색이 유행하면, 3000장은 재고가 됩니다.
**'지연 전략'**은, '염색 전 흰색 티셔츠(반제품)' 상태로 보관하다가, 고객의 '초록색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염색(최종 공정)해서 내보내는 방식입니다. 재고 부담은 줄이고,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는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를 마치며
6장은 우리에게 "회복탄력성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당장 오늘, 우리 팀 비상 연락망을 점검하는 것.
내일, 핵심 데이터가 백업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
다음 분기, 신제품 설계 시 '공용 부품'을 쓰도록 결정하는 것.
이런 **'작지만 매우 중요한 준비'**들이 모여 거대한 위기가 닥쳤을 때, '무너지는 기업'과 '버티는 기업'의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당신의 조직은 오늘 어떤 '작은 준비'를 시작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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