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1일 수요일

[북 리뷰] 20년 쌓은 명성을 5분 만에 무너뜨리는 힘 (11장. 평판 리스크)

다음은 요시 셰피의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 11장을 소개하는 블로그 포스팅입니다.


[블로그 포스트]

[북 리뷰] 20년 쌓은 명성을 5분 만에 무너뜨리는 힘 (11장. 평판 리스크)

지금까지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를 읽으며, 우리는 기업을 무너뜨리는 거대한 위협들을 봐왔습니다. 지진(1장), 파업(3장), 해킹(9장), 심지어 광산의 원자재(10장)까지, 대부분 '물리적'이거나 '시스템적'인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11장 **'윤리적인, 보다 윤리적인 - 평판 리스크'**는 이 모든 것을 뛰어넘는, 21세기 기업의 가장 무서운 리스크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바로 '평판(Reputation)'입니다.

이것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재무제표에 잡히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지진이나 화재보다 훨씬 더 빠르고, 더 완벽하게 기업을 파멸시킬 수 있습니다.


1. 전설의 사례: 1996년, 나이키(Nike)를 무너뜨린 '사진 한 장'

11장의 심장과도 같은 핵심 사례입니다. 1990년대 'Just Do It' 신드롬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하던 나이키는 1996년,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최악의 위기에 직면합니다.

  • 사건: 미국의 《라이프(Life)》 매거진에 충격적인 사진이 실렸습니다. 깡마른 파키스탄 소년이 '나이키(NIKE)' 로고가 선명한 축구공을 꿰매고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 진실 (보이지 않는 위험): 이 공장은 나이키의 직영 공장이 아니었습니다. 나이키가 계약한 1차 협력업체도 아니었습니다. 나이키조차 그 존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던 '하청의 하청' (3차, 4차) 공장이었습니다. (3장, 10장에서 다룬 '화이트 스페이스'이자 '심층부 리스크'입니다.)

  • 나이키의 최악의 대응 (실패): 나이키의 첫 반응은 '변명'과 '선 긋기'였습니다.

    "그 공장은 우리 공장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 아이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청업체의 문제입니다."

  • 결과 (재앙): 소비자들은 분노했습니다. 그들의 반응은 명확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건 '나이키'뿐이다. 그 공이 누구 소유든, 아이가 꿰매는 그 공엔 '나이키 로고'가 박혀있다!"

NGO와 학생 단체들은 "Just Do It" 슬로건을 비꼬며 대대적인 불매 운동을 벌였습니다. '혁신'과 '열정'의 아이콘이었던 나이키의 브랜드 이미지는 하루아침에 **'아동 노동 착취 기업'**으로 낙인찍혔고,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2. '평판 리스크'는 왜 가장 무서운가?

워런 버핏은 말했습니다.

"평판을 쌓는 데는 20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데는 단 5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이것이 평판 리스크의 본질입니다.

  • 증폭(Amplification): 1990년대에도 이 정도였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SNS, 유튜브, 커뮤니티는 이 '5분'을 '5초'로 단축시켰습니다. 당신의 '보이지 않는' 3차 협력사 공장에서 찍힌 영상 하나가 몇 시간 만에 전 세계로 퍼져나갑니다.

  • 책임의 전가(Accountability): 소비자는 1, 2, 3차 협력사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오직 최종 브랜드에만 책임을 묻습니다. "몰랐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10장에서 다룬 '분쟁 광물'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스마트폰에 들어간 탄탈룸이 콩고 내전의 자금줄인지 몰랐습니다"라는 말은 더 이상 면죄부가 될 수 없습니다.


3. 회복탄력성: 비난을 '기회'로 바꾼 나이키의 부활

이 재앙적인 스캔들 앞에서 나이키는 결국 전략을 180도 수정합니다.

'최고의 기업'은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바꾸는지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입니다.

  1. 변명 대신 '투명성'을 택하다 (Transparency):

    나이키는 숨기기를 포기했습니다. 대신, 업계 최초로 자신들과 거래하는 모든 하청 공장 리스트와 주소를 세상에 '공개'해버렸습니다. "우리가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만드는지 모두가 감시하라"는 충격적인 선언이었습니다.

  2. 문제를 '리더십'으로 전환하다 (Opportunity):

    나이키는 단순한 사과를 넘어, 아동 노동 근절 캠페인과 공급망 노동 환경 개선에 막대한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비윤리적 기업'이라는 오명을 벗고, 오히려 '윤리적 공급망(Ethical SCM)'을 선도하는 리더로 이미지를 탈바꿈시켰습니다.

4장에서 P&G가 '희망의 세탁물'로 재난 구호의 아이콘이 되었듯, 나이키는 이 스캔들을 통해 '윤리 경영'의 아이콘으로 부활했습니다.


블로그를 마치며

11장은 '회복탄력성'이 단순히 물류창고나 IT 시스템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합니다. 그것은 **'브랜드의 진정성'**에 있습니다.

  • 당신의 회사는 '보이지 않는' 공급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습니까?

  • 당신의 구매팀은 7장처럼 여전히 '최저가'만 보고 있습니까, 아니면 그들의 '윤리성'까지 보고 있습니까?

오늘날 기업의 가장 소중한 자산은 공장이 아니라 '평판'입니다.

그리고 그 평판은, 당신이 존재조차 모르는 지구 반대편의 작은 공장에서 5분 만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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