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요시 셰피의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 2장을 소개하는 블로그 포스팅입니다.
[블로그 포스트]
[북 리뷰] "안나 카레니나 법칙"과 기업의 1000가지 실패 이유 -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 2장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Happy families are all alike; every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톨스토이의 대작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입니다. 문학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이 문장이 21세기 최첨단 기업의 '공급망 관리'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요시 셰피(Yossi Sheffi)는 그의 저서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 2장에서 이 "안나 카레니나 법칙"이야말로 현대 기업이 반드시 피해야 할 함정이라고 역설합니다.
1장에서 동일본 대지진 속 인텔의 눈부신 대응을 통해 '회복탄력성'의 중요성을 봤다면, 2장 **'안나 카레니나 법칙 피하기 - 위기의 유형들'**은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줍니다.
1. 성공은 비슷하지만, 실패는 제각각이다
먼저 '안나 카레니나 법칙'을 비즈니스에 적용해 보겠습니다.
행복한 가정 (성공한 기업): 성공한 기업, 특히 공급망이 효율적인 기업들은 비슷해 보입니다. 비용 절감, 제로에 가까운 재고(JIT), 린(Lean) 생산 방식, 글로벌 소싱... '최적화'와 '효율성'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갑니다.
불행한 가정 (위기에 빠진 기업): 하지만 기업이 무너지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다양합니다. 즉, 성공하는 길은 하나처럼 보이지만, 실패하는 길은 무한대에 가깝습니다.
2. 우리가 마주할 '불행'의 무한한 목록 (위기의 유형)
2장에서 저자는 기업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기, 즉 '불행의 이유'들이 얼마나 다양한지 나열합니다. 1장에서 다룬 '지진'은 그저 수천 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일 뿐입니다.
🌪️ 자연재해: 지진, 쓰나미, 허리케인, 홍수, 화산 폭발, 그리고 우리가 경험한 팬데믹(Pandemic)
🔥 인적 재난: 핵심 공장의 화재, 폭발, 유독 물질 유출, 대규모 정전
📉 공급업체 리스크: 1차, 2차, 3차 협력업체 중 단 하나의 파산, 품질 불량 사태, 핵심 인력 이탈
🚚 물류/운송 마비: 항만 노동자 파업, 특정 항구의 폐쇄, 운하 사고(수에즈 운하 에버기븐호 사건처럼), 트럭 운전사 부족
⚔️ 정치/사회적 리스크: 전쟁, 테러, 특정 국가와의 무역 분쟁, 갑작스러운 정부 규제 변경
💻 IT/보안 리스크: 치명적인 랜섬웨어 공격, 전사적 시스템 다운, 해킹으로 인한 핵심 데이터 유출
📈 수요 변동: 갑작스러운 수요 폭증 (감당 불가능) 또는 수요 절벽
이 목록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3. '안나 카레니나의 함정'에 빠지다
여기서 대부분의 기업이 '안나 카레니나의 함정'에 빠집니다. 바로 이 모든 개별적인 위기의 '원인(Cause)'을 예측하고 각각의 대비책을 만들려고 시도하는 것입니다.
"지진 대비 매뉴얼 (A-1)"
"A 공장 화재 대비 매뉴얼 (B-7)"
"C 공급사 파산 시 매뉴얼 (F-3)"
"해커 침투 시 매뉴얼 (H-1)"
...
이런 식으로는 수천, 수만 페이지의 매뉴얼을 만들어도 절대 모든 위기를 대비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위기는 언제나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방식으로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마치 목록에 없던 '팬데믹'이 세상을 멈췄던 것처럼 말이죠.)
4. 함정에서 벗어나는 법: '원인'이 아닌 '결과'에 집중하라
요시 셰피가 2장에서 제시하는 해법은 혁신적일 만큼 간단합니다.
위기의 '원인(Cause)'을 예측하려 하지 말고,
위기의 '결과(Consequence)'에 대응하라.
이것이 핵심입니다.
잘못된 질문 (원인 집중):
"일본에 지진이 나면 어떡하지?"
"대만 공장에 불이 나면 어떡하지?"
"베트남 협력사가 파산하면 어떡하지?"
올바른 질문 (결과 집중):
"어떤 이유로든, '핵심 부품 X'의 공급이 끊기면 어떡하지?"
지진 때문이든, 화재 때문이든, 파산 때문이든, 전쟁 때문이든 상관없습니다. 기업이 마주하는 '결과'는 **"핵심 부품 X의 공급 중단"**으로 동일합니다.
'안나 카레니나 법칙'을 피한다는 것은, 저마다 다른 수천 가지의 '불행의 이유'에 매몰되는 대신, '공급 중단'이라는 **하나의 공통된 '결과'**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블로그를 마치며
2장은 우리에게 경고합니다. 만약 당신의 조직이 여전히 "우리가 예측 가능한 모든 위기 목록"을 만들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안나 카레니나의 함정'에 빠져있는 것입니다.
최고의 기업은 모든 종류의 폭풍을 예측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어떤 종류의 폭풍이 불어닥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하고 유연한 '방주'**를 만듭니다.
당신의 조직은 수천 개의 '불행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어떤 불행이 닥쳐도 버틸 수 있는 **'하나의 회복탄력성'**을 구축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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