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요시 셰피의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 5장을 소개하는 블로그 포스팅입니다.
[블로그 포스트]
[북 리뷰] 공장은 멀쩡한데 왜 모든 것이 멈췄을까? - 2008년 금융위기와 '채찍 효과'
지금까지 우리는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를 통해 지진(1장), 파업(3장), 허리케인(4장) 등 눈에 보이는 '물리적 재앙'이 어떻게 기업을 무너뜨리는지 보았습니다. 공장이 멈추고, 항구가 폐쇄되고, 도로가 끊기는 위기들이었죠.
그런데 만약, 공장도 멀쩡하고 항구도 정상인데... 모든 것이 멈춰 선다면?
5장 **'공급망, 채찍을 맞다 - 금융위기와 화폐 공급망'**은 바로 이 보이지 않는, 그래서 더 무서운 위기를 다룹니다.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챕터는 "왜 은행의 위기가 자동차 공장을 멈추게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완벽한 해설서입니다.
1. 제1의 공급망 vs 제2의 공급망
우리는 흔히 '공급망'이라고 하면 '물리적 공급망'만 생각합니다.
물리적 공급망 (눈에 보이는 흐름):
원자재 → 1차 협력사 → 2차 협력사 → 제조사 → 유통사 → 고객
(제품과 부품이 앞으로 나아가는 흐름)
하지만 요시 셰피는 이와 정반대로 흐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제2의 공급망'**이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화폐 공급망 (눈에 보이지 않는 흐름):
고객 → 유통사 → 제조사 → 1차 협력사 → 2차 협력사
(돈, 신용, 대출, 결제가 거슬러 올라가는 흐름)
제조사는 이 '화폐 공급망'에서 나온 돈(신용, 대출)으로 원자재를 사고, 협력사는 그 돈으로 부품을 만듭니다. 즉, '화폐 공급망'은 '물리적 공급망'을 움직이는 혈액이자 연료입니다.
2. 2008년, 혈액이 멈추다 (신용 경색)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했습니다. 위기는 공장이나 항구가 아닌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됐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은행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자, 기업에 대한 대출(신용)을 포함한 모든 돈줄을 틀어막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신용 경색'입니다.
'화폐 공급망'의 붕괴: '혈액'이 멈췄습니다.
결과: 공장은 멀쩡하고 주문서도 있지만, 당장 원자재를 사 올 현금이 없는 기업, 협력사에 대금을 지불할 돈을 구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속출했습니다.
아무리 건실한 기업이라도 '돈'이 돌지 않자, '물건'을 만들 수 없게 되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공급망'의 붕괴가 '보이는 공급망'을 즉시 마비시킨 것입니다.
3. 최악의 재앙: '채찍 효과'를 맞다
이 챕터의 제목이 '공급망, 채찍을 맞다'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채찍 효과(Bullwhip Effect)'**를 유발했습니다.
'채찍 효과'란?
채찍의 손잡이는 살짝만 움직여도 채찍의 끝은 격렬하게 휘둘립니다. 이처럼, 최종 고객의 작은 수요 변화(손잡이)가 공급망의 상류(제조사, 부품사)로 갈수록 거대하게 증폭(채찍 끝)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새 창에서 열기Shutterstock
2008년에는 두 개의 채찍이 동시에 공급망을 강타했습니다.
채찍 1: 수요 감소
고객 (수요 10% 감소): "경기가 안 좋네, 올해 자동차 사지 말자."
소매상 (주문 20% 감소): "재고 남으면 큰일 나. 주문 줄이자."
제조사 (생산 40% 감소): "주문이 줄었으니 공장 가동률 낮춰!"
부품사 (주문 80% 감소): "완성차 업체가 주문을 대폭 줄였어!"
원자재사 (주문 100% 중단): "부품사가 파산했다. 모든 게 멈췄다."
채찍 2: 신용 경색 (더 치명적인)
평소라면 4번 부품사는 수요가 줄어도 은행 대출로 버티며 다음 기회를 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08년에는? '화폐 공급망'이 끊겨 대출이 막혔습니다.
수요 감소(채찍 1)로 매출이 줄어든 기업이, 신용 경색(채찍 2)으로 자금줄까지 막히자 버틸 재간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버틴 게 아니라 그냥 **'파산'**해버렸습니다.
블로그를 마치며: 당신의 '재무 회복탄력성'은?
5장은 '회복탄력성'의 범위를 공장 담벼락 너머, 은행과 금융 시스템까지 확장시킵니다.
우리 회사의 현금 유동성은 넉넉한가?
우리의 핵심 1차 협력사는 재무적으로 건강한가?
만약 그 협력사가 돈이 없어 무너지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결제 대금 조기 지급? 금융 지원?)
최고의 기업은 '물리적 공급망'의 위험(지진, 화재)뿐만 아니라, '화폐 공급망'의 위험(신용, 환율, 파트너의 재무 상태)까지 관리합니다.
당신의 회사는 "보이는 위험"만 관리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보이지 않는 돈의 흐름"까지 관리하고 있습니까? 2008년의 교훈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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