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제3의 나를 복제하는 위대한 전승(傳承)
기업이 성장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리더의 고갈을 의미한다. 창업자 한 명의 카리스마로 만 명을 이끌 수는 없다. 많은 경영자가 이 지점에서 좌절한다. "내 맘 같은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면서. 그러나 이나모리 가즈오에게 아메바 경영은 단순한 관리 시스템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과 똑같은 유전자(DNA)를 가진 '경영자'를 대량으로 복제해내는 거대한 인큐베이터였다.
'리더를 육성하다' 챕터는 아메바 경영의 최종 목적지가 결국 '사람'임을 천명한다. 조직을 쪼갠 진짜 이유는 계산을 편하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에게 '사장'이라는 직함을 달아주기 위함이었다. 리더는 교실에서 길러지지 않는다. 책임을 짊어지고,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는 그 고통의 시간만이 평범한 직원을 비범한 리더로 단련시킨다.
이것은 기술 전수가 아니다. 혼(魂)의 이식이다. 경영자의 분신(Avatar)들을 길러내어, 그들이 각자의 전선에서 대장군처럼 싸우게 만드는 것. 이것이 교세라가 멈추지 않고 성장한 비결이다.
[핵심 요약] 온실 밖으로 내던져라, 그래야 거목이 된다
저자의 리더 육성론은 서구의 체계적인 MBA 교육과는 궤를 달리한다. 그는 철저히 도제식(Apprenticeship)이자 실전주의적이다.
1.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Position makes the Man)
준비된 뒤에 맡기는 것이 아니다. 맡겨야 준비가 된다. 저자는 평범해 보이는 직원이라도 열의가 있다면 과감하게 아메바 리더로 임명한다. 작은 조직이라도 그 안에서는 그가 '전권'을 쥔 사장이다. 자금, 인력, 기술을 스스로 운용하며 겪는 시행착오가 최고의 스승이 된다.
2. 부모의 마음으로 엄하게 가르친다 (Tough Love)
방임이 아니다. 상위 경영자는 아메바 리더를 끊임없이 지도한다. 이때의 지도는 기술적인 코칭을 넘어선다. 실적이 나쁠 때 단순히 질책하는 것이 아니라, "자네는 정말 최선을 다했는가?", "인간으로서 부끄럽지 않은가?"라며 영혼을 흔들어 깨운다. 이것은 자식을 강하게 키우려는 부모의 '대애(大愛, 큰 사랑)'와 같다.
3. 필로소피의 동기화 (Synchronization)
리더 육성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맞추는 것이다.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회사의 철학(이타심, 공명정대)과 어긋난 리더는 가차 없이 배제한다. 경영자의 분신이 되려면, 경영자와 같은 판단 기준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주요 항목별 특징] 리더를 빚어내는 용광로
이 챕터는 리더가 탄생하는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묘사한다.
회의실은 도장(道場)이다: 매월 열리는 아메바 회의는 단순한 실적 보고 자리가 아니다. 총수와 아메바 리더 간의 문답(Socratic Method)이 오가는 치열한 수련장이다. 리더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자신의 논리를 검증받고, 경영자의 시야를 배운다.
공유된 체험의 힘: 리더들은 서로의 성공과 실패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옆 아메바의 실패는 타산지석이 되고, 성공은 자극제가 된다. 고독한 독학이 아니라, 서로 경쟁하며 성장하는 집단 학습 체제다.
인격의 도야: 이나모리 가즈오는 리더의 자질로 재능보다 인격을 우위에 둔다. 겸손, 성실, 용기. 아메바 경영은 리더들에게 숫자를 만드는 기계가 아니라, 부하 직원들이 마음으로 따를 수 있는 덕장(德將)이 되기를 요구한다.
[전문가적 분석] 암묵지(Tacit Knowledge)의 형식지화
이 챕터는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의 정수다.
경영자 마인드의 민주화: 대부분의 기업에서 경영 전략은 소수 임원의 전유물이다. 그러나 아메바 경영은 말단 조장(Team Leader)급에게도 손익계산서(P/L)를 쥐어준다. 이는 경영이라는 고도의 지적 활동을 대중화시킨 혁명이다.
마이크로 경영자(Micro-Entrepreneur)의 양산: 거대 기업이 관료주의에 빠지지 않는 이유는 내부에 수천 명의 야생적인 '소사장'들이 살아 숨 쉬기 때문이다. 이들은 월급쟁이 마인드가 아닌, 자본가적 마인드로 무장되어 있다.
승계의 리스크 분산: 단 한 명의 후계자를 키우는 것은 위험하다. 아메바 경영은 수많은 후보군을 실전에서 검증하며 키운다. 자연스럽게 옥석이 가려지고, 조직은 리더십 공백 없이 영속한다.
[명구 인용] 스승이 제자에게 전하는 비기(祕記)
저자는 리더가 된다는 것은 권력을 갖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지는 것임을 강조한다.
"리더를 키우는 것은 교과서가 아니다. '어떻게든 조직을 살려내겠다'는 절박한 현장의 경험, 그 불속을 통과한 자만이 진정한 리더로 거듭난다."
"부하를 사랑한다면 엄하게 대하라. 작은 실수에 눈감아주는 것은 '소선(小善)'이며, 이는 결국 그를 망치는 '대악(大惡)'이 된다. 진정한 사랑은 그가 훌륭한 리더가 되도록 엄격하게 단련시키는 것이다."
"나와 똑같은 마음을 가진 동지(同志)를 만들어라.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쉽다. 하지만 마음을 전달하는 것은 영혼을 나누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