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30일 화요일

아메바 경영 2-1 하나의 사업으로 성립되도록 세분화하라

쪼갬의 미학, 생존 가능한 '최소 단위'의 탐색

조직을 나눈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케이크를 칼로 자르는 행위와 다르다. 무생물은 잘리면 그저 조각나지만, 생물은 잘린 자리에서 새로운 생명을 잉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경영의 메스를 든 외과의사와 같다. 그는 비대해진 조직의 환부에 칼을 대지만, 그것은 죽이기 위함이 아니라 살리기 위함이다.

'하나의 사업으로 성립되도록 세분화하라'는 그의 주문은 아메바 경영의 가장 기술적(Technical)이면서도 본질적인 전제 조건을 다룬다. 아무렇게나 찢어놓는다고 아메바가 아니다. 스스로 먹이를 구하고 소화하여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즉 '완결된 생명체'로서의 조건을 갖춰야만 비로소 독립된 아메바로서 자격을 얻는다.

이 챕터는 추상적인 철학을 넘어, 실제로 조직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교한 공학적 해답을 제시한다.


[핵심 요약] 독립을 위한 세 가지 불문율(不文律)

저자는 조직을 세분화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세 가지 철칙을 제시한다.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분할은 조직을 혼란에 빠뜨릴 뿐이다.

1. 수입과 지출의 명확한 경계 (Independence)

아메바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회사여야 한다. 즉, 명확한 수입(매출)이 있어야 하고, 그 수입을 얻기 위해 쓴 비용(경비)을 산출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공정의 일부만을 담당하여 "나는 열심히 했지만 돈은 모른다"는 식의 구조로는 독립 채산이 불가능하다. 명확한 수입원을 갖는 것, 그것이 첫 번째 조건이다.

2. 완결된 사업 단위로서의 기능 (Completeness)

최소한의 기능을 갖춰야 한다. 독립된 비즈니스인 만큼, 리더가 독자적으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는 단위여야 한다.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판단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자기 완결성'이 필요하다.

3. 회사 전체 목적과의 부합 (Alignment)

이것이 가장 어렵다. 각 아메바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다 회사 전체의 흐름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부분의 합이 전체의 합보다 커야지, 부분의 이기심으로 인해 전체가 훼손된다면 그것은 암세포나 다름없다. 아메바의 독립성은 전체 회사의 사명과 조화를 이룰 때만 유효하다.


[전문가적 분석] 시스템 설계를 위한 디테일

이 대목에서 이나모리 가즈오의 치밀함이 드러난다. 그는 단순히 정신론을 설파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작동하기 위한 기계적 정합성을 요구한다.

  • 경계의 설정 (Boundary Definition):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하나의 아메바로 볼 것인가? 원재료가 들어와서 가공되고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거나 시장에 팔리는 시점, 즉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지점을 정확히 포착하여 경계를 긋는다.

  • 사내 매매의 논리적 근거: 공정과 공정 사이에 '매매'가 성립하려면, 그 사이에 '시장 가격'에 준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존재해야 한다. 억지로 가격을 매기면 불만이 생긴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세분화의 기준이 '납득 가능한 거래'가 가능한 지점이어야 함을 역설한다.

  • 리더의 권한 범위: 세분화된 조직은 리더의 그릇 크기와도 직결된다. 너무 크게 나누면 관리가 안 되고, 너무 잘게 나누면 리더가 할 일이 없다. 아메바의 크기는 리더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범위 내여야 한다.


[명구 인용] 본질을 찌르는 통찰

저자는 아메바 조직도(Organization Chart)를 그리는 것이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경영의 의지를 담는 작업임을 강조한다.

"조직을 세분화할 때는 반드시 수입과 지출이 명확히 산출되고, 하나의 독립된 사업으로서 성립되어야 한다.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억지로 나누지 마라."

"아메바를 나누는 기준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사업의 내용이나 시장 환경이 바뀌면, 아메바의 형태도 그에 맞춰 유연하게 변해야 한다. 조직은 살아있는 생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체의 이익을 해치는 부분의 최적화는 악(惡)이다. 아메바의 자유는 회사의 발전이라는 대의명분 안에서만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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