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30일 화요일

아메바 경영 4-5 수입을 파악하는 방법

가치의 실현: 무엇을 '벌었다'고 할 것인가

'매출(Sales)'이라는 단어에는 거품이 끼기 쉽다. 장부상으로는 물건이 팔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창고에 악성 재고로 쌓여 있거나, 외상값으로 남아 현금이 돌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이 허상(虛像)을 걷어내고, 손에 잡히는 '실질적인 수입'만을 인정하려 했다.

'수입을 파악하는 방법' 챕터는 아메바 경영의 가장 독특한 메커니즘인 '사내 매매'의 구체적인 작동 원리를 다룬다. 여기서 제조 부문은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곳이 아니다. 그들은 영업 부문에 물건을 '파는' 상인이다. 영업 부문 또한 단순히 주문을 따오는 곳이 아니다. 그들은 제조 부문에서 물건을 사 와서 고객에게 파는 '중개 무역상'이다.

이 명쾌한 역할 정의를 통해, 모호했던 회사의 수입은 각 아메바의 구체적인 '벌이'로 쪼개진다. "누가 얼마를 벌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그것은 경영이 아니라 혼란이다.


[핵심 요약] 내부 시장의 거래 법칙

저자는 부문별로 수입을 인식하는 방법을 엄격하게 구분한다. 핵심은 '시장의 가격'을 기준으로 역산(Back-calculation)하는 것이다.

1. 수주 생산형(Order-made) 아메바의 수입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경우다. 이때 제조 아메바의 수입은 **'고객 판매 가격 - 영업 부문의 수수료(Commission)'**로 결정된다. 즉, 제조 부문은 영업 부문이 가져갈 몫을 떼어주고 난 나머지를 자신의 매출로 잡는다. 이는 제조 현장이 "영업 사원이 비싸게 팔아와야 우리 몫도 커진다"는 운명 공동체 의식을 갖게 만든다.

2. 재고 판매형(Stock-sales) 아메바의 수입

미리 만들어 놓고 파는 경우다. 이때 제조 아메바의 수입은 물건을 만들어 창고에 넣을 때가 아니라, 영업 아메바에게 '인계(출고)할 때' 발생한다. 팔리지 않고 창고에 쌓인 물건은 수입이 아니다. 이는 무분별한 과잉 생산을 막는 안전장치다.

3. 영업 아메바의 수입

영업 부문의 매출은 고객에게 받은 돈 전체가 아니다. '판매 가격 x 수수료율', 즉 **마진(Margin)**만이 그들의 수입이다. 1억 원짜리 물건을 팔아도 수수료가 10%라면, 영업 아메바의 수입은 1천만 원이다. 그들은 이 1천만 원으로 자신의 인건비와 접대비, 출장비를 충당하고 이익을 남겨야 한다.


[전문가적 분석] 제로섬(Zero-Sum)이 아닌 윈윈(Win-Win)의 설계

이 챕터는 내부 거래 가격 결정이 어떻게 조직의 행동을 통제하는지 보여주는 행동경제학적 설계도다.

  • 영업의 긴장감 유지: 영업 사원이 자신의 실적(매출 총액)만 신경 쓰면, 쉽게 팔기 위해 가격을 깎아주려 한다. 하지만 아메바 경영에서는 가격을 깎으면 자신의 수입(수수료 총액)도 줄어든다. 따라서 영업 사원은 필사적으로 제값을 받으려 노력하게 된다.

  • 제조의 시장화: 제조 부문은 "원가가 얼마 들었으니 얼마를 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 시장 가격에서 영업 몫을 뺀 나머지가 자신의 수입이 되므로, 이익을 내려면 스스로 원가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 시장의 압력이 제조 라인 직격탄으로 떨어진다.

  • 재고의 책임 소재: '만든 자'가 아니라 '파는 자'에게 물건이 넘어가는 순간 소유권이 이전된다. 제조 아메바는 악성 재고를 만들지 않으려 하고, 영업 아메바는 팔릴 물건만 가져가려 한다. 이 과정에서 재고는 최소화된다.


[명구 인용] 땀의 대가를 정의하다

저자는 수입이란 단순히 들어온 돈이 아니라, 가치를 창출한 대가여야 함을 강조한다.

"제조 부문은 비용만 쓰는 곳이 아니다. 그들도 물건을 만들어 영업 부문에 팖으로써 이익을 창출하는 '장사꾼'이 되어야 한다."

"수입은 고객이 인정해 준 가치의 증거다. 시장 가격을 무시하고 사내에서 제멋대로 정한 가격으로 매매하는 것은 소꿉장난에 불과하다."

"창고에 쌓인 물건은 수입이 아니다. 그것은 언젠가 쓰레기가 될지도 모르는 위험 자산일 뿐이다. 고객의 손에 넘어가 돈으로 바뀔 때 비로소 수입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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