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및 기술 서비스 산업은 초연결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동시에 방대한 데이터 처리와 전력 소비를 수반하는 이중적 위치에 놓여 있다. 2026년은 디지털 심화 시대의 가속화와 함께,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가 재무적 생존을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특히 2025년의 혼란을 거치며 정립된 규제 환경은 이제 기업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이행 성과를 요구하고 있다.
2025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의 연쇄적 파장과 규제의 변곡점
2025년은 정보보안 체계의 취약성이 기업 가치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여실히 증명한 해였다. 연초 발생한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침해 사고'는 단일 사고로 전 세계 3,000여 개 기업의 고객 정보가 동시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를 야기했다. 국내에서도 초대형 포털과 커머스 플랫폼을 겨냥한 지능형 지속 위협(APT) 공격으로 인해 누적 5,000만 건 이상의 개인식별정보가 암시장에 유통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러한 사태를 기점으로 정부와 규제 당국은 제재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환했다. 2025년 하반기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 및 관련 시행령은 유출 사고 발생 시 부과되는 과징금 기준을 '위반 행위 관련 매출액'에서 '전체 매출액의 최대 3%'로 상향 조정하며 징벌적 성격을 강화했다. 또한, 사고 발생 시 기업의 '안전성 확보 조치' 이행 여부를 입증 책임의 핵심으로 두어, 형식적인 보안 설루션 도입만으로는 법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CEO와 이사회가 보안 리스크를 직접 관리하지 않았을 경우 '주의 의무 태만'에 따른 형사처벌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거버넌스의 실질적 변화를 압박하고 있다.
2026년 예상되는 핵심 ESG 리스크와 글로벌 규제 지형
2026년 기술 서비스 산업이 마주할 ESG 리스크는 더욱 다각화되고 정교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환경(E) 측면에서는 'AI의 역설'이 본격화된다. 생성형 AI 모델 고도화에 따른 GPU 가동률 폭증은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모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있다. 2026년부터 시행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확장과 KSSB(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공시 의무화에 따라, 기술 기업들은 자사 데이터 센터뿐 아니라 임차 중인 클라우드 서비스의 탄소 배출량까지 포함한 Scope 3 배출량을 투명하게 소명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탄소 배출권 구매를 넘어 재생에너지 직접 조달(PPA)이나 액침 냉각 등 혁신적 저전력 기술 도입에 대한 강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사회(S) 측면에서는 AI 윤리와 알고리즘의 공정성이 화두다. 유럽연합(EU) AI 법의 전면 시행에 따라 고위험 AI를 활용하는 기술 서비스는 인적 개입의 수준과 의사결정 과정을 문서화하여 보고해야 한다. 알고리즘에 의한 고용 차별, 편향된 정보 제공, 딥페이크를 활용한 사회적 교란 행위에 대해 플랫폼 사업자의 관리 책임을 묻는 규제가 강화될 것이다. 또한, 기술 인력의 부족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지표가 인재 확보와 유지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지배구조(G) 측면에서는 '디지털 공시의 투명성'이 강조된다. 2026년은 비재무 보고서의 외부 인증이 의무화되는 시점으로, ESG 경영 성과를 부풀리는 '그린워싱' 행위에 대한 엄격한 사법적 판단이 내려질 것이다. 기업 내 ESG 위원회의 실질적 운영 여부와 데이터 보호를 위한 내부 통제 시스템의 작동 여부가 투자자들의 주요 평가 지표가 될 것이다.
시사점 및 전략적 대응 방안
2026년의 기술 서비스 시장은 '기술력'만으로 승부하는 시대의 종언을 고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사회 시스템의 근간이 된 만큼, 기술 기업에 요구되는 윤리적 책임과 사회적 신뢰는 기업 가치를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자산이 될 것이다. ESG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통제하고 이를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회로 치환하는 기업만이 글로벌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기업은 이제 리스크 관리를 방어적 수단에서 공세적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Security by Design'과 'Privacy by Design' 원칙을 서비스 기획 초기 단계부터 내재화하여 보안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AI 기반의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여 위협 탐지 및 복구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사이버 복원력(Cyber Resilience)'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환경적 가치 실현을 위해서는 데이터 효율화를 통한 'Green IT'를 실천해야 한다. 불필요한 데이터 저장을 최소화하고 알고리즘 최적화를 통해 연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공급망 전체의 ESG 수준을 상향 평준화하기 위해 협력사 보안 점검 및 탄소 배출 저감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상생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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